모시는 강사와 불러다 쓰는 강사

입력 2009-11-08 18:26 수정 2009-11-08 18:30
   컬럼 커뮤니티를 오픈한지 이제 보름 정도 지났습니다. 세번째 글을 올린지 얼마 안되서 평소에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 선배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분 말씀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올린 글들이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고객을 끌어당기는 스타일은 아니라고...그 말씀을 듣고 제가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실제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제가 독자라고 해도 그렇게까지 읽고 싶은 욕망이 강하게 일어난다거나 다음 컬럼을 기대하는 마음이 생길 것 같지는 않았고요.. 왜냐하면 내용도 길고 주제나 문체도 딱딱하고.....요즘 흔히 말하는 '엣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좀 더 독자 입장에서 가볍게 읽으면서도 엣지있는 형태로 컬럼을 써볼까 합니다. 물론 필력이 대단치는 않아서 얼마나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볼려고 합니다.

   이왕 고객 이야기를 꺼냈으니 이번 컬럼에서는 고객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흔히 우리는 중요한 고객인데도 그들이 고객임을 잊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10년 쯤 전에 국내 굴지의 어떤 회사에 경력사원 면접을 간적이 있었습니다. 신문에 났던 경력사원 모집공고에는 어떠어떠한 능력있는 분을 모신다고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면접을 갔을 때 실제로 담당자들이 지원자들을 모시는 분위기는 없었습니다. 면접위원들의 사정으로 면접시간도 1시간 이상 지연되었으나 특별히 미안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고, 실제 면접장에 들어가서도 면접위원들은 다소 고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3년쯤 지나 IT교육센터의 센터장일을 할 때의 일입니다. 다른 지역 센터에 회의때문에 갔는데. 거기 센터의 담당자들이 취업과정 교육생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소 생소했던 장면은 지원자가 들어오면 면접위원들이 일어나서 함께 인사를 하고 존중하는 멘트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하면서 어차피 그들이 더 아쉬운 마음으로 교육센터에 취업을 위해서 문을 두드린건데... 그러자 그 직원은 정부지원으로 교육은 이루어지나, 그들이 오지 않으면 교육센터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마음때문이라고 대답을 했었습니다. 뭔가 중요한 깨달음을 받았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HRD담당자들의 고객은 누구일까요?

   누구나 공감하는 첫번째 고객은 내부직원들이고, 좀 좁게 보자면, 교육과정에 들어오는 직원들일 것입니다.  두번째 고객은 그 교육을 승인해주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일 것입니다. 내가 담당자라면 위의 팀장, 임원, 대표이사들이 그들이고, 현업의 부서장들도 자기의 부하직원들을 교육에 보내야하기 때문에 그들도 고객이고, 그들을 만족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HRD담당자들도 대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입니다..그런데 사실 세번째 고객이 있습니다. 그 고객들은 교육과정을 실제로 진행해주시는 강사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은 강사분들을 섭외할 때 내부직원들과 얘기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얘기를 하십니까?

    5~6년전에 교육파트 부서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 회의시간에 무심코 "'OOO' 강사를 써보는 것이 어떨까?" 하고 직원들에게 얘기를 했더니 한 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저에게 얘기했습니다. 강사는 쓰는 것이 아니고 모시는 것이라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고객에게 중요한 교육을 해주시는 분들인데.. 그들을 강사료 주고 불러다 쓰는 사람으로 전락시키면 모순이지 않겠느냐고.. 그러니 마음속으로도 존경을 표하면서 모신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맞다고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다소 부끄러웠지만,  내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었는데 정말 좋은 얘기를 해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강사분들 앞에서는 존칭을 하고, 공손하게 대하다가도, 내부 회의시간 등에서나 그 분들을 다시 언급할 때는 그렇지 못한 이중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부터 저도 강사분들께는 모신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저보다 어린 강사들도 모신다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강사분은 우리가 기획한 교육을 책임지는 중요한 파트너이자 고객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강사는 돈 주고 불러다 쓰는 사람이 아니라 어렵게 모시는 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부터 여러분들도 모시는 강사들로 교육과정을 운영해봄이 어떨까요?
현재 HRD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하였으며, 쌍용그룹 중앙연수원, 쌍용정보통신㈜잠실교육센터장, 삼성SNS㈜ 인력개발파트장 등을 거쳐 현재는 HRD 전문컨설팅기관인 ㈜하나기업컨설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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