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봉사'까지 못하게 한다?

입력 2012-11-26 14:41 수정 2012-11-28 08:06


담배회사의 순수 사회공헌활동 막으려는 복지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것인가, 근로자의 복지에 사용할 것인가?
   주식 배당금을 늘릴 것인가, 임금을 인상할 것인가?’



상기 설문은 한국경제신문이 시행하는 공인 경제시험 ‘한경TESAT’ 문제중 하나이다. 근래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공헌활동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지금, 위와 같은 질문이 주어진다면 당연히 사회환원이라는 답이 먼저 나오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이익이 많이 나는 회사에 사회공헌을 하지 못하게 강제한다면 회사에서는 그 돈을 어디에 쓸까? 아마도 소비자보다는 배당금이나 직원들의 임금인상 또는 사내복지향상에 더 쓰게 되지 않을까? 이것이 기업의 주주 또는 내부구성원에게는 좋을지 모르나 소비자나 사회복지에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담배회사의 순수 사회공헌활동까지 전면 금지시키는 법안을
 
입법예고하자 각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복지부는 건강에 해로운 담배가

간접적으로 국민에게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담배회사가 실시하는 사회

행사나 후원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추진

하고 있어서다. 



물론 건강에 결코 이롭지 않은 담배의 노출을 억제시켜 국민들의 건강을 보

호하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이른바 ‘병주고 약준다’는 담배회사지

만 소외계층을 돕고 사회복지를 지원하겠다는 조건없는 사회공헌활동을

규제하는 것이 마땅한지는 충분한 고려를 한 후에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 



기업들이 2010년에 사회공헌에 쓴 돈이 2조8천735억원(전경련, 사회공헌백

서)에 달해 복지를 지탱하는 한 축으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

번 사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담배회사 중 KT&G가 운영하는 상상마당에

서는 담배를 진열하거나 홍보 및 판촉물을 전시하는 일은 보지 못했다. 초

기에는 KT&G란 로고조차 보지 못했다. 일본 회사인 JTI 역시 부산국제영화

제에 흡연실을 운영하면서 부스 맨 위에 로고 하나 달아놓았을 뿐 제품이나

홍보물을 전혀 비치하지 않았다.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 역시 지

역문화 발전을 위해 경남예총을 후원하는 사업도 중단될 것이다.



물론 담배업체들이 일반 기업들처럼 자유롭게 제품 이미지가 연상되는 사

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은 아니다. 도가 지나치다는 이야기다.

또한 지금 운영하고 있는 체육, 문화, 복지, 장학분야에 출연도 못하게 될

경우 체육․문화계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비 전가 등 많은 문제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담배회사의 사회공헌활동 그 자체가 기업의 이익이나 이윤추

구를 위한 행위로 보지 않고 자선적인 활동으로 주로 평가한다는 결론을 내

놓고 있다.(문철수 2004; Folkes 1988.)

특히 건강에 해로운 제품을 생산한다는 논란이 있는 담배회사의 사회공헌

활동과 구매력과의 관계에 주목한 점문가가 대학생 288명을 대상으로 실시

한 연구결과(이철한・권선희 2011)를 보면, 담배회사의 사회공헌활동과 담

배 구매의사결정과의 상관성이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담배회사의 상호나 상징물을 본다고 해서 흡연유혹을 더 받아 담배를 더 많

이 살 수 있다는 관계자의 생각과 실증연구를 통해 본 대학생들의 의식과는
 
차이가 있다. 



물론 몸에 이로울 것 없는 담배를 직・간접적으로 홍보하거나 흡연을 조장

하는 마케팅 활동에 대해서는 관계당국에서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철저하

게 감시해야 하며, 해당 활동이 적발될 시에는 엄격하게 행정적, 사법적조

치를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담배회사들 또한 사회공헌

을 가장하여 제품 판촉을 하는 행위는 기업시민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담배제품 판촉과 무관하게 진행하는 순수한 사회공헌의 경우는 다

르다. 이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함이고 순기능적 활동으로

봐주어야 한다. 담배회사가 각종 사회복지단체나 문화예술 분야에서 펼치

고 있는 공헌활동이 중단될 경우, 그 피해는 수혜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고 이로 인한 사회적 후생 감소도 우려된다.



또한 담배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제품판촉과 무관한 순수한 후원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너무 심한 것 같다. 순수 사회공헌활동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좀 더 검토해본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통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
경영학박사(인사조직,HRD전공)
커리어코치 자격
경영지도사, 7Habits리더십FT자격, 브라이언트레시 리더십FT자격, 크리스토퍼FT자격, 직장교육과정운영 및 체계수립 활동 중, 주요경력으로는 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학장, 한국폴리텍대학 남원연수원 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원격훈련부장, 강원직업전문학교 원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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