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와 살아남는 자

입력 2010-01-29 13:58 수정 2010-01-29 17:23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습니다.어떻게든 죽지 말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강조할 때 쓰이는 말이지요. 영화 '황산벌' 덕에 유명해졌지만 실은 독일 작가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서 비롯됐다고들 합니다.

  흔히 부러지지 말고 휘어지라고 합니다.살다 보면 풀잎처럼 누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바람이 불면 누웠다가 바람이 잦으면 다시 일어서는 것이지요. 부러지면 그걸로 끝이지만 휘어졌다 일어섰다 하노라면 자기도 모르는 새 키도 크고 줄기도 굵어집니다.그러고 나면 어지간한 바람에 부러지지도,웬만한 가뭄에 말라죽지도 않게 되지요.

 일찍이 입시와 취업,승진 등에서 무릎도 꿇고 꺾어져 보기도 한 사람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휘어지고 눕는 법을 배우지만 그런 경험 없이 승승장구하며 살아온 사람은 어느 날 닥친 비바람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듯합니다. 오히려 그런 지경에 부딪친 자기자신을 스스로 용서하기 힘들어 실제 상황보다 몇 배 심한 고통을 겪는 것처럼 보입니다.

  천하 없는 사람도 살면서 계속 위로 올라가기만 할 순 없습니다. 언젠간 내려와야지요.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사람 내지 추격자가 나타나고,그렇지 앟다고 해도 세월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까요. 살다 보면 억울하고 분하고 서글픈 일 많습니다.조금 더 겪느냐 덜 겪느냐의 차이는 있겠지요.

  그러나 누군가 말한 것처럼 모든 건 지나갑니다. 좋은 것도 그렇고 나쁜 것도 마찬가지지요.세월이 약인 건 모든 사람에게 같습니다. 그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같은 실연의 상처도 시간이 흐르면 내가 정말 사랑한 건 맞나 싶어지지 않던가요. 다른 일도 그렇습니다. 두엄밭에 뒹굴어도 사는 게 낫다고들 합니다. 살아있다는 것, 그거 괜찮습니다.살아 있어야 언젠가 역전도 노려볼 수 있을 테니까요. 목숨도 그렇고, 일자리도 그렇고!

 <왜냐하면>



누가 말했다.
“그거 아세요.
선배가 왜냐하면이란 말을 자주 쓴다는 거“

그렇구나
뭐든 설명해야 할 것같은 강박관념에 평생 시달려온 증거구나
같은 말이라도
힘 있는 자가 하면 귀 기울이고
힘 없다 싶은 자가 하면
못들은 체,
'뭘 그런 걸 갖고' 하는 바람에

한마디 할라치면
그게 왜 그런지,왜 중요한지,왜 주목할 필요가 있는지
일일이 설명하려 들던 버릇,
나이들도록 못고치고,

그러고 보니
택시를 타고도
그냥 어디로 가자고 하면 될 걸
어디로 가면 이 시간에 길이 막히는데
고가도로로 올라가는 차선이 좁아서 운운,
장황하게 설명한다.

아, 제 주장 못펴며 살아온 인생
그런들 어떠랴
아직 살아있는데
사랑하는 이들 곁에 있고.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82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534명 41%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