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입력 2010-01-11 17:28 수정 2010-01-12 08:15

  사회생활 30여년에 술도 적잖이 마셨습니다.기자 사회란 게 남녀가 따로 없으니 도리 없이 마신 적도 있고,강하게 보이려고 다소 무리해서 마신 적도 있습니다.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평기자 시절엔 부장에게 야단맞은 다음 서럽고 속상해서 마시고,취재하다 물 먹곤 울화가 치밀어서도 마셨지요.

  부장이 된 다음엔 여자 상사라고 얕보일까봐 폭탄을 마다않고,후배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 주종을 안가리고...핑계가 없었겠습니까.아무튼 식구들에게 눈치 보이고 혼 나면서도 끊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주류(酒流)에서 비주류로 물러났습니다.언론단체 모임 등에선 여전히 센 척 하느라 마시지만 다른 곳에선 잔에 입만 대는 정도입니다. 위궤양이 생겨 속도 아프고 조금만 마셔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등 몸이 감당하지 못하니 하는 수 없이 끊게 됐지요.

  술이란 게 이상해서 '딱 한잔만' 하다 그만 수위를 넘는 수가 많습니다.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비가 올 때도) 술을 마시면 실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되도록 피했는데 그러지를 못해 두고두고 후회한 적도 꽤 있습니다. 참자 참자 하다 술김에 마음 속에 묻었던 말 뱉어버리곤 수습을 못해 쩔쩔 맸던 것이지요.

  말이란 일단 입밖으로 나오면 주워 담을 수가 없는 것이어서 실수했다 싶은 순간 그렇게 난감할 수가 없습니다. 제 경험입니다만 여러분께도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술김에>


조금만 모른체 할 걸,
하고 싶은 말 산더미같아도
한 번만 더,
꾹 참고 그냥 가슴에 묻을 걸.

여기저기서 말릴 때
못이기는 체 주저앉아
눈물이나 좀 비치고 말 걸.



오래 쌓은 공 무너뜨리고,
왕창 망가졌다.

어쩐다,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도 없고
좌불안석이다
에라, 한잔 더할까!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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