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 여성 택시드라이버의 30년

입력 2013-02-18 00:06 수정 2013-02-18 22:51


택시를 탔다.
자그마한 체구의 나이가 들어보이는 여자분이었다.
'경기가 안 좋은니 이런 분들도 택시 운전을 하나' 싶었다.
지금부터 이 시대 어머니의 이야기다.

"운전을 얼마나 하셨어요?"
"올해로 31년 째에요. 93년부터에 개인택시를 받아서 20년째하고 있어요."
"예에~"

3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하신 올해 61살 환갑을 맞는 분이었다.
18살 때 시집을 왔는데, 열 살 많은 남편은 한량이었단다.

"시집와서 10년 동안 애들 셋 낳고 택시를 시작했어요. 애들은 크는데 먹고는 살아야쟎아요."
"가장 노릇을 하셨겠네요?"

애들 셋 모두 결혼시키고 집도 두 채나 마련했다고 한다.
굳이 작은 집이라고 강조한다.

"돈 버시고 애들 키우려면 힘드셨겠어요?"
"남자애만 셋인데 애들이 착해서 엄마를 잘 도와줬어요."
"효자들 이네요"
..............
"막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3개월을 학교에 가지 않았데요.
충격을 받았어요.
일을 하다보니 애들 챙길 여유가 없었어요.
친구들에게 수소문해서 오락실에 있는 애를 잡아 왔어요.
엄마가 일을 하다보니 한글도 못 깨친거예요.
동네 수학학원에 보내서 선생님한테 한글 읽고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1년 만에 한글을 깨우쳤어요.
당장이라도 일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개인택시 받으면 의무적으로 5년을 해야해요.
그래서 앞으로 딱 5년만 하려고 했는데, 5년이 지나니까 애들이 다 커버렸어요"

올해 37살 되는 막내는 고등학교 마치고 군대 다녀와서 지금은 운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결혼해서 애도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큰 아드님은 몇살인가요?"
"43살이에요. 회사 잘 다니고 있어요"

큰 아들은 엄마 생각을 많이 하는 효자라고 한다.
그런데 사춘기 때 속을 많이 썩혔다고 한다.

"엄마가 일을 하니까 챙겨주질 못하쟎아요.
하루는 동네 사람이 큰 아들이 오토바이에 여학생을 태워 다닌다는 거예요.
모른척하고 엄마가 너 오토바이 타는 것 봤는데 오토바이 어디서 났냐고 물었어요.
애가 솔직해서 길에 세워 놓은 거 그냥 탔다는 거예요.
안타면 안되겠냐고 하니까 오토바이를 안타면 폭발할거라는 거예요.
그래서 사주면 안되는지 알면서도 오토바이를 사줬어요.
조금 타더니 싫증이 났는지 그만 타터라구요.
고등학교 마치고 전문대학 나와 직장 취직했어요."

큰 아들은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둘째 아들도 시장에서 가게를 내서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엄마가 고생하는 거 보고 자라서 애들이 엇나가지 않고 반듯하게 컸다고 자랑하신다.
남편은 가정 살림에 큰 보탬이 안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용돈을 주면 낭비하지 않고 아껴서 쓴다고 한다.
왜냐하면, 마누라 고생하는거 알기 때문에.

열심히 살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분을 만났다.
이 분의 인생은 해피엔딩이 될 것 같다.
긍정적인 믿음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든다.

정진호_나를 찾아 떠나는 3일간의 가치 여행 <왜그렇게살았을까> 저자
현대차,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연구위원(2001~2010년)를 역임, 아시아경제 '충무로에서' 고정 칼럼(2013년), KBS1라디오 생방송 글로벌대한민국 '힐링이필요해' 고정 출연(2013년)
現,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가치관경영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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