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웅진코웨이에게 배우는 마케팅 교훈

입력 2011-06-25 10:29 수정 2011-06-25 10:30
1998년 IMF 경제위기로 인해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자 많은 국내 기업들이 도산을 하거나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정수기와 같은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더욱 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급격한 판매저하, 투자를 위해 은행에서 빌린 부채 상환과 높은 이자의 압박,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 삼중고를 견디지 못한 많은 정수기 회사들이 정수기 사업에서 손을 떼었습니다. 어찌 보면 IMF로 인해 국내 정수기 시장은 2차 구조조정을 자동적으로 겪게 된 것입니다.

 



웅진 코웨이 입장에서 보면 많은 경쟁사가 자동으로 시장에서 사라져 좋기나 하나, 본인들도 버티기가 만만치 않은 경제 위기였습니다. 당시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아래는 당시를 회상하며 어느 신문과 진행된 인터뷰 내용입니다. 한번 읽어 보세요.

 

“당시나 지금이나 위기의 순간에는 늘 기회가 존재한다는 말을 나는 굳게 믿고 있다.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정수기 사업을 계속하려면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 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경제 환경의 개선을 기다리기에는 모든 것이 너 무 불투명했다. 금리는 30%까지 치솟고, 소비는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난관을 헤쳐나갈 새로운 시도를 계속 생각하고 찾았다.”

 



이런 고민을 하다가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것은 바로 정수기의 렌탈 (Rental) 사업 입니다. 어차피 팔리지 않을 것이라면 “빌려 주자” 라는 발상의 전환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100만원이 넘는 정수기의 높은 가격이 여전히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웅진 코웨이는 제품 원가에 이윤을 붙여 제품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 아닌 소비자가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을 먼저 설정하고, 제품의 원가를 줄여나가 이윤을 확보하는 방법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벤츠, BMW와 경쟁하기 위해 도요타가 Lexus라는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 출시하면서 취했던 동일한 가격 설정 방법입니다.

 

웅진 코웨이는 가정용 정수기 렌탈비를 월 26,000원으로 정한 후, 애프터 서비스, 필터 교환, 정수기 청소 등을 소비자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부각하며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웅진 코웨이에게 배워야 할 한 가지 중요한 관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소비자의 욕구에 관한 것입니다.

 

IMF 경제 위기가 일어나기 전에 정수기가 불티나게 팔렸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것은 건강을 위해 깨끗한 물을 마시기를 원했던 소비자의 욕구 때문입니다. 그런데 IMF가 일어났다고 이러한 욕구가 사라진 것인가요? 아닙니다. 여전히 소비자들은 깨끗한 물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IMF로 인한 경제 불안으로 가정의 수입이 줄어서 정수기 구입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정수기에 대한 소비자 욕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이 정수기라는 제품을 싫어하거나 원하지 안았던 것은 아닙니다.

 

마케팅 업계에 소비자 욕구에 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개인적으로 모르지만 소비자의 욕구에 대해 설명하기에 딱 좋습니다. 한번 보십시오. 미국 NASA에서 인공위성을 쏘면서 우주인들에게 대기권 밖에서 메모할 때를 위해 볼펜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볼펜이 대기권 밖에서 써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NASA에서는 대기권 밖에서 쓸 수 있는 볼펜을 열심히 연구 개발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러시아에서 “그럼, 연필로 써봐!”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연필은 잘 써 졌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소비자의 욕구는 대기권 밖에서 메모를 하는 것이지 잘 써지는 볼펜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이처럼 우리가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은 소비자의 진정한 욕구가 무엇이고, 이를 충족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 하는 점입니다. 시장, 경쟁 상황 등에 따라 방법은 달리 할 수 있는 것이고, 조직은 이러한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 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 이종진 대표는 현재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브랜드커리어닷컴을 (www.brandcareer.com) 운영하며, 브랜드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 드립니다.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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