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코웨이에게 배워야 할 마케팅 교훈 (1편)

입력 2011-06-11 15:31 수정 2011-06-19 20:18
깐깐한 물, 웅진 코웨이 연 매출 1조 5천억원, 당기 순이익 2천억원, 시가총액 3조 3천억원. 2010년 12월 현재 웅진 코웨이의 성적표입니다. 브랜드 자산 측면에서 보면 정수기 시장 내 브랜드 선호도 1등, 브랜드 충성도 1등입니다. 왕 중에 왕이란 말이 있는데 웅진 코웨이는 정말 Specialist Brand 중에 Specialist Brand 입니다. 과연 국내 정수기 시장에 새로 진입하여 웅진 코웨이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브랜드가 있을까요?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지만 웅진 코웨이와 싸우기 위해 투여되는 열정, 시간, 예산 등을 가지고 다른 산업에 뛰어 드는 것이 훨씬 얻을 것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왜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리는지 지금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산 좋고, 물 좋다는 우리나라. 이는 정말 옛 말인가? 적어도 1980년대에는 많은 분들이 그런 의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빠른 경제 발전의 후유증으로 우리나라 전 국토가 몸살을 앓았습니다. 특히 별 처리과정 없이 강으로 흘러 들어간 공장폐수, 생활하수 등으로 ‘죽음의 강’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오염도가 심한 만큼 수돗물의 생산과정에서는 사용되는 약품양은 많을 수 밖에 없겠죠? 이렇다 보니 1980년대 주부들은 수돗물에서 약품냄새가 심하게 난다, 때로는 찌거기가 나온다 등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마시는 것은 둘째치고 그릇을 씻기에도 찝찝한 상황이었습니다. 못살 때는 ‘다 그렇지, 뭐~’하고 넘기던 것이 1980년대 들어 국민 경제가 조금 나아지니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깨끗한 수돗물에 대한 요구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었습니다. ‘불신 받는 수돗물’이란 헤드라인으로 오르는 신문기사들을 읽으면서 보통 사람들은 ‘참, 걱정이네’ 하고 분통을 터트리는 것으로 그치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바로 신규 사업 아이템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더욱이 언론에서 소득수준과 생활여건 향상으로 정수기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예상하자 여기 저기서 정수기 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에 ‘이제 수돗물도 끓이지 않고 생수로 마신다’라는 광고와 함께 1987년 금성사 (현 LG전자)가 출시한 금성정수기를 포함하여 약 250여의 정수기가 시장에 와글와글 있었습니다.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등에서 수입된 제품까지 가세하여 정수기의 종류와 참여 업체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야말로 누가 1등이고 꼴지 인지 알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웅진 코웨이는 후발주자이지만 자체적으로 개발한 역삼투합방식의 정수기를 1991년에 처음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많으면 좋은데, 당시 정수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시중에 250여종의 정수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정작 어떤 회사의 정수기를 사야 할지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 이유는 정수기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정수방식도 회사마다 달랐고, 정부가 제시하는 정수기의 품질기준이나 보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가정용 정수기라는 제품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품질규격기준을 만들어 시행하면 수돗물의 수질문제를 인정하는 꼴이 되니 차일피일 미룰 수 밖에요! 아무튼 소비자들은 어떤 회사의 정수기가 오염된 수돗물을 제대로 정수하는지 확신을 가지고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언론에서 정수기는 ‘세균 배양기’라는 헤드라인으로 보도까지 하였으니 그때 소비자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물 쇼크에 이어 정수기 쇼크로 소비자들이 시달리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즉 수백 개에 이르는 경쟁 제품이 있고, 마음 놓고 살수 있는 정수기가 없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팽배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믿을 수 있는 정수기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요? 아마도 웅진 코웨이를 포함하여 당시 정수기 업체들은 모두 이런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마케팅 용어 중에 ‘Third-party Endorsement’ 란 말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제 3자의 보증’ 이란 뜻입니다. 이는 내가 내 제품에 대해 우수하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 언론, 유명인사 등의 입을 통해 내 제품이 우수하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활동 중에 TV, 지면 광고는 내가 내 제품에 대해 우수하다고 얘기하는 것이고, PR (언론홍보)은 ‘Third-party Endorsement’ 활동에 속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소비자의 신뢰도 구축에 더 도움이 될까요? 당연히 후자에 해당하는 마케팅 활동입니다.





* 이종진 대표는 현재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브랜드커리어닷컴을 (www.brandcareer.com) 운영하며, 브랜드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 드립니다.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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