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정반대로 가는 것이 답이다.

입력 2011-05-22 10:24 수정 2011-05-22 10:29
3,300원짜리 립스틱을 사시겠습니까? 초저가 화장품 시장을 개척하여 돌풍을 일으킨 미샤 (Missha)가 나오기 전에 소비자에게 이런 질문을 했으면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아마도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아니오’ 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생활수준이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은 화장품하면 ‘싼 게 비지떡이야!”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었고, 비싸면 비쌀수록 잘 팔리는 것이 화장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는 할인 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오면 백화점에서 팔리는 고가 브랜드로 둔갑하는 이유가 이런 인식 때문이 아닐까요! 이처럼 기존 화장품 업계에서는 고가 브랜드 이미지가 경쟁의 핵심요소였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경쟁 브랜드들은 멋진 제품 패키지, 세련된 외국 광고 모델, 눈부신 매장 인테리어 등의 영역에서 우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싸움을 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누가 더 ‘Luxury’하게 보이느냐가 아주 중요한 요소이었습니다.

 

그러나 업계의 모든 브랜드가 ‘고가 화장품’ 이란 한 방향으로 갈 때, 미샤는 2002년 4월 이대 앞에 1호점을 열면서 ‘초저가 화장품’ 이란 정반대 방향으로 갔습니다. 그 결과가 어떠하였을까요? 미샤는 이대 1호점을 오픈한지 2년만에 약 100개의 매장을 열면서 전국 주요 유통 거점을 장악하고 매출 1,000억을 돌파하게 됩니다. 100,000원짜리도 아니고 3,300원짜리 화장품으로 1,000억이란 매출을 올렸으니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미샤 화장품을 써봤을까요! 정말 대단한 성과입니다. 미샤가 있는 상권에 위치한 기존 화장품 전문점들이 장사가 안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미샤는 어떻게 품질 좋은 화장품을 3,300원이라는 초저가에 팔면서 돈을 벌 수 있었을까요? 마케팅 용어에 ‘no-frills’ 전략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핵심 품질을 유지하되, 원가를 올리는 불필요한 거품을 모두 제거하여 초저가로 판매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Southwest Airline이란 항공사는 기내식사를 제공하지 않으며, 예약은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하지만 고객에게 비행기 티켓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객이 좀 불편해도 활주로 이용료가 저렴한 소형공항을 이용합니다. 이 항공사는 그야말로 ‘luxury’에 해당하는 거품을 모두 빼고 ‘초저가 운송’이라는 실속만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성공한 신화적인 기업입니다.

 


미샤는 Southwest Airline의 ‘no frills’ 전략을 화장품에 적용하여 품질 좋은 화장품을 초저가에 팔 수 있었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화장품 가격은 광고비, 용기개발비, 포장비, 유통마진에 좌우된다고 알고 있는데 미샤는 이 부분의 거품을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미샤는 비싼 유리용기 대신 단순한 모양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고, 수작업을 해야 하는 종이 포장박스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또 화장품 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등 비용도 최대한 줄이고, 공장에서 매장으로 상품을 직접 공급하는 식으로 유통경로도 단축 시켰습니다. 이러한 ‘no frills’ 활동들을 통해 미샤는 ‘싸구려’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값 싸고 품질 좋은 화장품을 판매할 수 있어 기존 화장품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것입니다.


* 이종진 대표는 현재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브랜드커리어닷컴을 (www.brandcareer.com) 운영하며, 브랜드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 드립니다.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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