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딤채에게 배워야 할 마케팅 교훈

입력 2011-05-04 07:07 수정 2011-05-15 16:32
시장의 크기가 얼마나 될까? 새로운 제품이나 브랜드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들 중에 하나 입니다. 시장이 커야 먹을 떡이 커서 투자를 하겠다는 속셈이지요. 당연한 논리이나 지극히 잘못된 질문입니다. 시장은 원래 없습니다. 그러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장을 찾고, 키워서, 장악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마케팅입니다. 아래 세 개의 브랜드를 보십시오.

                    

김치냉장고 – 딤채

                                3,300원 화장품 – 미샤

                                마시는 비타민 – 비타 500

 

딤채가 나오기 전에 김치냉장고 시장의 크기는? 시장은 없었습니다. 미샤가 나오기 전에 3,300원짜리 화장품 시장의 크기는? 역시 시장은 없었습니다. 비타 500이 나오기 전에 마시는 비타민 음료 시장의 크기는? 알약으로 된 비타민은 있었지만 마시는 비타민 시장은 없었습니다. 딤채, 설화수, 비타 500 모두 ‘시장이 없는’ 시장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몇 천 억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강력한 브랜드입니다.

 

어떻게 딤채, 미샤, 비타 500은 지금과 같은 강력한 브랜드가 되었을까요? 각 제품의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광고 때문일까요? 전국에 펼쳐있는 강력한 유통망 때문인가요? 아니면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서 그런가요? 모두 아닙니다. 물론 광고, 유통망, 기술력 등은 브랜드를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경쟁 측면을 보면서 다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만도보다 기술력이 약해서 김치냉장고를 먼저 만들 수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LG생활건강이나 태평양이 투자 예산이 없어서 3,300원자리 화장품을 먼저 만들 수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박카스, 가그린 같은 힘 센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동아제약이 광동제약보다 유통력이 약해서 마시는 비타민을 못 만들었을까요? 아닙니다.

 

지금부터 딤채, 미샤, 비타 500 등의 사례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성공 확률이 높은 시장을 찾고, 키워서, 장악할 수 있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발효과학, 딤채”

 

1960년 초반, 냉장고라는 제품은 우리에게 낮 설은 제품이었습니다. 당시 냉장고를 많이 갖고 있지 못해 조금만 부주의하면 음식이 상하기 쉽고 파리 등의 불결한 습격을 받기 쉬웠습니다. 특히 여름이 되면 전염병, 식중독 등 각종의 질병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므로 주부들은 특별히 여름철의 식생활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주부들의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1966년 국내 최초로 금성사 (현재 LG전자)에서 냉장고를 출시하였습니다. 지금부터 50여년전, 냉장고는 언론에서 ‘현대가구의 왕자’라고 표현까지 하였고, 부유층과 서민층을 구별 짓게 할 만큼 생활의 고급화를 뜻하였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극소수의 가정에만 전기냉장고가 있었는데, 이 것들의 대부분은 미군에서 유출되거나 외국 유학생 혹은 외교관이 가지고 들어 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냉장고는 그야 말로 부의 상징으로 여기진 것입니다. 이제는 일반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냉장고 볼 때,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습니까?

                                                                                           

1970년 이후 냉장고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냉장고 시장이 형성되었고 대기업인 삼성, LG, 대우 등이 이 시장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치고 받고 싸워 왔습니다. 이런 와중에 1995년 냉장고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 납니다. 그 것은 바로 딤채라는 김치 냉장고의 등장 입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 딤채의 등장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딤채가 나오면서 기존 냉장고 시장에서 최초의 세분화가 일어 났기 때문입니다. 즉, 기존에 1개였던 냉장고 시장이 일반 냉장고 시장과 김치 냉장고 시장으로 세분화 되면서 2개의 세분 시장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 후, 냉장고 시장은 1997년 프리미엄 냉장고인 지펠 (Zipel)이 나오면서 또 한번의 세분화 과정을 거치되어 프리미엄 냉장고 (지펠), 일반 냉장고 (삼성, LG, 대우), 김치 냉장고 (딤채) 등 3개의 세분 시장으로 진화됩니다. 냉장고 시장의 세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와인 냉장고가 나왔고 여자분들이 화장품을 냉장고에 보관한다는 사실을 보고 화장품 냉장고가 나왔습니다.  지난 번 칼람에서 말씀 드린 역삼역 아침식사 시장처럼 냉장고 시장도 똑 같이 시장의 세분화를 겪어 오면서 진화된 것입니다.

 

냉장고 시장처럼 기존 시장을 자세히 살펴 보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장악할 수 있는 시장 세분화의 기회가 늘 존재합니다. 딤채의 성공 비결은 냉장고를 한번도 만들어 보지 못한 기업인 만도가 이런 시장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 이종진 대표는 현재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브랜드커리어닷컴을 (www.brandcareer.com) 운영하며, 브랜드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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