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브랜드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입력 2011-05-04 06:36 수정 2011-05-04 06:48
두부, 콩나물, 복사지, 정비 서비스 등 세상에 브랜드화(Branding)를 할 수 없는 제품은 없습니다. 뉴질랜드의 한 회사가 키위라는 과일을 ‘Zespri’ 라는 이름을 붙여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든 것처럼 우리나라의 맛있는 홍시를 가지고도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합니다. 또 미국의 한 회사가 컴퓨터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부품인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셋에 ‘Intel’ 이란 이름을 붙여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든 것처럼 삼성이나 LG에서 생산하는 TV 등 IT 제품의 부품인 LCD Panel을 가지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를 포함하여 이제 여기 저기서 브랜드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짝퉁 브랜드까지 나타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브랜드, 왜 중요할까요?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에 목숨을 거는 이유를 몇 가지 짚어 보고 가겠습니다.

 

메이커 것 사야 돼!”

혹시 ‘메이커 것 사야 돼…’ 라는 이야기를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저희 어머니 세대에 주부들이 많이 썼던 말인데, 일명 시장 물건이 아닌 브랜드화 된 제품을 구매해야 후회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풀무원의 두부처럼 브랜드가 없던 제품에 브랜드를 붙이면 그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소비자들이 사이게 알려지게 됩니다. 주변 지인들의 입에 언급되는 그 브랜드를 보면서,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의 제품이 좋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사겠지!” 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그 브랜드를 믿게 됩니다. 아직도 주인 ‘아줌마’ 혹은 ‘아저씨’만을 의지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서비스는 아직도 많이 존재하는데, 이런 경우 최초로 그 제품/서비스를 ‘브랜드화’ 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이제 두부도 이미지가 있어!”

어찌 보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이 경쟁 제품 혹은 브랜드와 ‘다르다’ 라는 차별점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이러한 차별점을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의 인식 속에 심어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동일한 제품군 (Product Category)에 속해 있는 경쟁 제품들 간의 차이를 크게 구별하지 못할 경우,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를 통해 차별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풀무원이 제품 측면에서 차별화를 거의 느낄 수 없는 식품인 두부와 콩나물에 브랜드를 도입했을 때 ‘브랜드’ 두부와 그 외의 일반 두부로 차별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풀무원이란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연’, ‘신선’, ‘유기농’ 등의 이미지까지 심어 줄 수 있었습니다. 풀무원은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 ‘신선’ 테마 중심의 신제품 개발, 냉장유통체제를 통한 신선도 유지, 제품의 속성을 강조하는 광고보다는 자연미를 연상시키는 잔잔한 기업 PR성 광고 등을 통해 더욱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두부, 콩나물과 같은 제품군에서는 ‘건강’, ‘자연’, ‘신선’ 등이 핵심 이미지가 될 수 있는데 풀무원은 이러한 주요 이미지를 선점하면서 강력한 브랜드 포지셔닝 (Brand Positioning)을 구축하는데 성공하였고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풀무원의 중요한 경쟁 우위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첫 째, 후발주자의 진입을 막을 수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풀무원’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는 경쟁자들에게 매우 극복하기 힘든 장애 요인으로 작용되어 후발 경쟁 브랜드들이 두부, 콩나물 시장의 공략은 쉽지가 않습니다. 실제로 풀무원은 대형 할인마트 등에서 포장두부와 콩나물 제품군에서 2004년 종가집 두부가 나오기 전까지 약 20년간 거의 독점을 하다시피 했습니다.

 

둘 째, 다 수의 경쟁 브랜드들이 두부, 콩나물 시장에 진입한다고 해도 풀무원을 공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두부/콩나물 등 제품군에서 가장 중요한 ‘신선’, ‘유기농’, ‘자연’ 등의 이미지를 풀무원이 이미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브랜드가 이와 다른 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풀무원을 공략한다 해도 그 효과가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상황을 한 번 볼까요? 2004년 종가집 두부, 2005년 CJ 행복한 콩 등 경쟁 브랜드들이 두부 시장을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현재 3,000억 정도의 두부 시장에서 풀무원은 여전히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하며 1등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야!”

기업은 브랜드를 통해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책정하여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재래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판 두부 한 모의 가격은 약 500원 정도인데 풀무원 두부는 얼마나 할까요? 풀무원의 420g짜리 찌개용 두부(대)는 일반 슈퍼마켓에서 약 2,9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풀무원은 이러한 가격 프리미엄을 통해 얻은 높은 이익을 신제품 개발, 유통채널 확장, 물류 시스템, 광고, 패키지 디자인 등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재투자하여 더욱 더 강력한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는 호 순환 구조를 갖게 됩니다.

 

이처럼 기업이 브랜드를 통해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일수록 비쌀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싼 게 비지 떡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풀무원이 두부 한 모에 일반 두부보다 약 200~300원정도만 더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여 판매하였다면 풀무원은 실패하였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정도의 가격차이 가지고 풀무원 두부가 일반두부보다 품질 면에서 월등하다고 소비자들을 설득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풀무원 두부가 비쌌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풀무원 두부의 품질에 대해 믿었던 것입니다.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통해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높은 제품 품질이란 것 외에 또 다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래 글을 읽어 보면서 어떤 또 다른 가치를 줄 수 있는지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진짜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 것은 꿈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젊은 세대에게 Ferrari는 그들의 꿈입니다. 그 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은 자동차란 이동수단이 아니고 Ferrari라는 브랜드입니다. 그 들은 자신의 개인적 스타일과 이미지를 Ferrari라는 브랜드를 통해 표현하고 싶어하는 강렬한 꿈이 있습니다. 기업은 제품의 기능적 가치를 넘어 고객의 감정적 가치와 연결할 수 있는 꿈을 팔아야 합니다.” (Longinotti-Buitoni, Ferrari CEO, Selling Dreams, 1999)

 

소비자에게 시계, 핸드백, 자동차, 휴대폰 등과 같이 상징적인 가치를 주는 제품군에 있어서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브랜드 전략 중에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의 내면 속에 ‘과시욕’이란 감성적 욕구(Emotional Needs)가 존재하는데 높은 가격은 이러한 욕구를 종종 충족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소비자가 1,000만 원짜리 Cartier 시계를 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과연 그 소비자가 그렇게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Cartier 시계를 구매한 것이 ‘정확도’ 와 같은 시계의 기능적 가치 (Functional Benefits)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소비자가 비싼 Cartier 시계를 구매한 것은 시계의 기능적 가치보다 Cartier라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 성공 등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과시욕, 즉 감성적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 소비자는 친구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Cartier 시계를 찬 자신을 손목을 봐주기를 늘 바랄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이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책정함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는 이유는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한번 가면 쭈욱 갈 수 있어!”

마케팅 용어 중에 브랜드 확장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어떤 제품에 사용했던 브랜드가 성장하여 힘이 생기면, 그 브랜드를 다른 제품에 확대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만년필 브랜드인 몽블랑 (Monblanc)이 시계, 벨트, 지갑 등 만년필이 아닌 다른 제품에 몽블랑이란 브랜드명 (Brand Name)을 사용한 것이 바로 브랜드 확장에 해당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상당히 위험하지만 이러한 브랜드 확장 전략은 기업이 새로운 제품군에 진출하여 성장을 도모할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확장을 통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이미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있는 브랜드가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약 50% 정도의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신제품을 출시했을 경우 구매하여 써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두부/콩나물에서 신뢰를 얻은 풀무원이 풀무원이란 이름으로 계란을 출시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이때 소비자들은 풀무원의 ‘신선’, ‘자연’, ‘유기농’ 등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풀무원 계란에 대해 믿음을 갖게 됩니다. 구체적인 정보와 판단 없이도 풀무원이란 이름 하나만 보고 계란의 품질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풀무원은 계란, 녹즙, 면류, 장류, 김치, 생수 등의 제품군에 브랜드 확장 전략을 취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떤 스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내가 눈을 뜨고 있는데 진리를 보지 못하는구나. 나는 눈뜬 봉사네…” 삶을 살면서 우리는 눈을 뜨고 본다고 보는데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적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 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 브랜드를 외쳐 되는 이유가 바로 브랜드는 눈에 보이지 않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아래 이야기를 들어 보신 적 있는지요?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본사 건물, 전 세계의 보틀링 (Bottling) 공장, 트럭, 병, 냉장 쇼 케이스 등이 동시에 불이 나서 없어져도 코카콜라는 ‘코카콜라’ 라는 브랜드명 (Brand Name)과 제조법 (Formula)만 있으면 은행에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2~3년 안에 다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 입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인터브랜드와 BusinessWeek은 세계 100대 브랜드를 매년 발표하는데 2010년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약 705억 달러라고 발표했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84조입니다. 삼성전자가 매년 10조의 순이익을 낸다고 가정했을 때, 8년을 장사해야 코카콜라라는 브랜드를 살 수 있습니다. 이제 기업의 자산을 구성하는 땅, 공장, 건물, 기계 등 유형자산보다 ‘브랜드’ 라는 무형자산이 더욱 더 중요합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브랜드=기업자산’ 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고, 인수/합병 시 기업의 가치는 그 기업이 소유한 브랜드의 가치가 얼마인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활동을 평가하는데 있어 여전히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러나 이제 기업의 보이지 않는 자산, 즉 무형 자산 가운데에서도 특히 브랜드 가치를 통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 할 수 있습니다.



* 이종진 대표는 현재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브랜드커리어닷컴을 (www.brandcareer.com) 운영하며, 브랜드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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