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광고가 불륜을 조장한다?…직관에 더욱 의존하는 소비자

입력 2014-07-03 04:47 수정 2014-10-06 13:33
 



“제품정보 손쉽게 얻는 시대 ‘브랜드 파워’ 사라진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인터뷰 기사가 지난 5월 17일자 <매경 MBA>섹션에 실렸다. 이타마르 시몬슨(Itamar Simonson)이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인터뷰의 주인공이었다. 시몬슨 교수는 “오늘날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거의 완전하게 얻을 수 있는 ‘완전 정보’시대로 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진짜 가치’가 높은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 브랜드의 영향력은 급락하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효과가 낮아졌다”고 했다. 내가 갖고 있는 브랜드에 관련한 믿음과는 정반대였다. 정보가 많을수록 사람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브랜드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진다고 나는 생각했다.
시간은 없고,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그 제품 카테고리에서 어떤 브랜드를 사야 할지, 그 브랜드에서 어떤 모델을 살 것인지 등 결정 내릴 것들이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은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현명해지고 치밀하게 사전 정보를 획득하고 비교분석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실상 그 반대로 경험 등을 통한 직관에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예전 방식으로 하는 소비자 행동 예측이 더욱 힘들어진다.

 

정보가 많아 직관에 의존한다 

시몬슨 교수는 소비자 의사결정 분야의 석학이다. 소비자조사와 조사 결과를 수리적으로 해석하는 데 탁월한 학자이다.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들이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에 관한 논문을 내기도 했다.

그런 객관성에 대한 천착의 기저에는 소비자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그것은 수치로 증명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 않나 싶다. 직관은 수치화하여 예측하기 힘들다.

물론 다음과 같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말처럼 소비자들이 비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얘기는 아니다. “(요즘) 소비자들의 두드러진 특성은 그들이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The central characteristic of consumer is not that they reason poorly but that they often act intuitively).”

직관은 본인의 경험과 지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소비자들은 바쁘고 결정 내려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나 제품이 내세우는 제품의 추가적인 기능이나 저렴한 가격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꼼꼼하게 따지기 힘들다. 그래서 그들은 이미 알고 있거나 경험한 브랜드들 중에서 즉각적, 감성적으로 어필하는 제품들에 기울게 된다. 단순히 나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쇼핑이 아니라, 욕망을 자극하고 그것을 충족시키는 행위의 일종이 된다.

우리가 구매하는 제품 중 가장 고관여, 고가의 제품은 아마 주택일 것이다. 그 주택의 일종인 아파트 광고들의 주류가 감성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심지어는 ‘불륜을 조장한다’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의 광고까지 나왔었다. 여기서 제품은 소비자의 그런 은밀한 내면의 욕망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그 비밀을 공유하는 관계로까지 발전한다. ‘불륜’까지는 심했고, 일반적인 경우로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더 돋보이게, 조금은 다르게 보이고 싶은 욕망으로 나타난다. 그것을 쉽게 만족시켜 주는 것이 바로 명품 브랜드다.

------------------------------------------<럭스멘> 연재 기고문의 일부입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29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499명 41%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