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기획안이 팀장 이름으로? 직장인 대작스캔들

입력 2016-06-22 15:20 수정 2016-06-27 09:4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수 겸 화가 조영남의 대작 사건으로 미술계가 소란스러운 가운데 직장인들 또한 유사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29%는 본인의 창작물을 타인이 가로채기해갔거나, 타인을 위해 대필 또는 대작을 해 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목격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17%에 달해 대필(대작)은 이미 직장에서도 관행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사내 가로채기 또는 대필/대작의 대상은 ‘(사내 사용用) 보고서, 기획안 제작’이 35%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아이디어 회의 후 내가 낸 아이디어를 본인이 낸 것처럼 발표’한 경우가 2위(28%), ‘(사외 사용用) 제안서, 경쟁출품작 제작’이 13%로 3위에 올랐다.

이를 경험하게 한 상대방은 팀장, 본부장 등 본인이 속한 소속 부서의 리더(40%)> 입사선배, 상사(29%)> 대표,임원진(20%) 순으로 많았다.

중요한 점은, 가로채기 또는 대필(대작)이 이루어지는 과정의 팔할 이상이 강제에 의해서 였다는 점. ‘가로채기, 대필, 대작의 방법은 어떠했나요?’라는 물음에 지시가 내려오면 해줄 수 밖에 없는 구조(49%)라고 답해, 이 역시 업무의 하나로 여기고 있던 것. ‘사전 양해를 구하지 않은 채, 어느 날 보니 내 원작을 도용해서 사용하고 있음’이 29%에 달했고, 심한 경우 협박도 일삼는 것(13%)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필/대작을 의뢰받은 경우 원본과 상대방이 공개한 최종본의 유사도, 즉 싱크로율이 백퍼센트라고 응답한 경우가 무려 35%로 높게 나타났다. 본인이 작업한 원본에서 작은 수정만 거쳤을 뿐, 그대로 외부에 공개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

가로채기/대필(대작) 이후 보상을 받은 경험은 전체 경험자의 20%에 불과했다. 일부가 현금, 현물, 기타 복리후생상의 편의를 제공 받았을 뿐 나머지 80%는 어떠한 물질적, 심리적 보상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무려 88%의 응답자가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고, 그중 67%는 퇴사도 고려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조직 내 성행하는 대필,대작스캔들에 대해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75%가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23%는 찬성한다고 밝혔는데 단, 사전 동의와 적절한 보상이 따를 경우에 한했다.

인크루트 김대선 홍보팀장은 “엄연한 창작물에 대해 무단 사용, 협박을 통한 받아내기 등 잘못된 문화로 퇴사까지 고려하는 직장인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기업문화의 개선이 시급하다”며 설문 소감을 밝혔다.

한편, 본 설문은 6월 10일부터 20일까지 10일간 인크루트 회원 63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상에서 진행되었으며, 전체 참여자 중 51%가 재직자 및 예비직장인으로 가장 많은 참여 비중을 차지했다. 결과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하에서 ±5.84%P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김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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