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깨라-배치(背馳)의 묘미

입력 2012-11-14 16:00 수정 2012-11-16 09:15
배치(背馳)의 묘미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독일어나 프랑스어에는 물품마다 성(性)이 있다. 물품을 가리키는 명사의 성에 따라서 관사나 형용사도 달라진다. 그렇게 법칙으로 구분하지는 않지만 여성적인 물품이 있고, 남성성이 강한 것들도 있다. ‘화장품, 식료품, 주방용품’들과 ‘자동차, 술, 등산복’그룹은 여성과 남성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전통적인 시각에서는. 이런 제품에 대한 성적(性的)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들이 많이 나오고, 이것들이 사람들에게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두부는 하얗고, 줄맞춰 네모나게 정돈된, 연약할 정도로 부드러운 여성적인 제품이다. ‘남자다운 두부’라는 기치를 내걸고 나와, 제품의 성적 정체성을 뒤흔들며 선풍을 일으킨 기업이 있다. 바로 오토코마에(男前)두부이다. 한국에서도 번역된 이 회사에 관한 책 표지의 선전문구가 이들의 전략을 제대로 얘기해준다. ‘생뚱맞고 시건방진 차별화’. ‘두부는 여자다’, ‘두부는 네모다‘, ’두부는 싸다‘, ’두부는 순하다‘와 같은 두부와 관련된 모든 인식에 딴지를 걸고, 다르게 시도하는 모습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열광적인 반응을 몰고 왔다.

한국에서 성적 역할의 배치는 광고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광고에서 요리하는 남자는 더 이상 화제가 되지도 못한다. 김치냉장고 광고에서는 근 몇 년 간 여성을 찾기가 힘들다. ‘사서 먹는 김치’ 시장에는 근래 아예 상품명 ‘남자김치’가 등장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연예인인 창업자의 후광도 있지만, 전통적인 제품의 성 관련 인식에 배치한 효과도 크다. ‘총각네 야채가게’도 비슷한 사례이다. 특히 '총각네 야채가게'의 경우, 그 얘기가 책으로 축간되었고, 같은 이름의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졌고, 종편에서는 드라마로 방영이 되었다. 업종과 성의 고정관념을 깼고, 그 자체가 이야기 콘텐츠로 얼마나 업종을 넘어서 힘을 발휘하는가 보여주었다. '제품의 콘텐츠화' 동시에 '콘텐츠의 제품화'의 좋은 사례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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