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채선당사건

입력 2012-11-11 04:27 수정 2012-11-12 10:40
“인터넷 융단폭격...썰렁해진 식당”

 

지난 2월 20일 모신문의 헤드라인이다. 소위 ‘채선당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일은 인터넷과 SNS가 지닌 여러 가지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이 사건이 어떻게 일어나고 전개되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자.

채선당은 전국에 270개 가맹점을 가진 샤브샤브 전문점이다. 2월 17일 오후 1시 30분경 천안시 불당동에 있는 채선당 가맹점에 임산부 손님이 왔다가 종업원과 다투고 나갔다. 임신부는 그 날 밤 10시에 임신과 육아 카페인 ‘맘스홀릭베이비’에 종업원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글을 올렸다. 이어서 새벽 1시에는 카페의 글을 널리 알려달라고 독려하는 트윗을 올렸다. ‘채선당’은 순식간에 네이버 검색어 1위가 되어 18일 내내 1위 자리를 지켰다. 9시 30분에 채선당은 본사 홈페이지에 사과글을 올렸다. 임산부가 경찰에서는 무조건 합의를 종용한다고 글을 올려, 경찰까지 비난 대상이 되자, 천안경찰서장은 ‘의혹 한 점 없이 신속히 조사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하여 발표했다. 오후 6시에는 다음 아고라에서 채선당 불매운동 서명이 시작되었고, 유명가수인 신해철이 자신이 당한 채선당의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트윗을 날리면서 비난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다음 날인 19일 오후에 채선당 대표이사와 직원이 임산부에게 찾아가 직접 사과를 했다.

사흘 후인 2월 22일 채선당은 ‘손님과 종업원 간에 물리적인 시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임산부 손님을 발로 차지 않았으며, 점주는 적극적으로 싸움을 말렸고, 무엇보다 손님의 언행이 지나쳤다고 발표를 했다. 여기에는 CCTV와 동료 종업원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7일 경찰의 공식발표도 다툼은 있었으나 배를 찬 사실은 없다고 채선당의 말을 뒷받침했다. 그러자 피해자인 손님으로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임산부가 이제는 가해자로 낙인이 찍히면서 그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시작되었다.

임산부 손님이 채선당을 갔던 17일부터 2월말까지 2주 남짓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진 소위 ‘채선당사건’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속도이다. 처음 임산부가 카페에 글을 올리고 채 12시간이 되지 않고, 자신의 글을 알려주도록 트위터로 독려한 후 단지 8시간 만에, 그것도 그 일들은 모두 한밤중에 벌어졌는데, 아침에 바로 채선당이 공개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릴 정도로 소식이 빠르게 전파된다.

인터넷이 처음 대중화되기 시작할 때부터 전파의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이라고들 얘기했다. 그리고 대중의 직접 참여 행위가 늘 것이라고들 예측을 했다. 그런데 SNS라는 무기를 장착하면서 그 확산의 범위와 속도에 더욱 가속도가 붙었고, 채선당사건은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유명인이 여론 조성에 미치는 힘을 보여준 것도 바로 이 사건에서 눈여겨 볼 부분의 하나이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진실처럼 퍼지고, 신상털기 등의 사생활 침범 행위로 쉽게 번질 수 있다는 것도 채선당사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기업에게 SNS는 양날의 검이다. 소비자의 불만도 빠르고 통제가 불가능하게 확산되는 공포의 도구이면서, 반대로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특정한 행동을 촉구하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다. SNS를 통한 대응에는 좀 미흡한 면이 있었지만, 채선당의 경우 1차 신속한 사과, 2차 진실 규명, 3차 공식 기관의 발표 수용 등의 수순을 속도나 내용에서 제대로 밟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초기의 상처를 완전히 회복할 순 없었다. 모든 기업들이 눈여겨 볼 사례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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