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제만을 노리고 만든 작품

입력 2012-07-22 23:16 수정 2012-07-22 23:16
지난 달에 광고제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칸느국제광고제가 끝났다. 정식 명칭은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인데 외국 애들도 영어로 그냥 'Advertising Festival'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로 '창의제' 혹은 '창의성 페스티벌'이라고 하는 것도 어색하고 해서 그냥 '국제광고제'나 '광고제'라고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광고제 수상이 광고회사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광고인 개인적으로도 명예롭고 자신의 몸값이 높아진다든지 하는 실질적인 혜택이 따른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집행을 하지 않는데, 오로지 광고제 수상을 위한 작품들을 만들기도 한다. 광고제에 출품하기 위하여 최소한도로 알리바이용의 소규모 집행만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어로는 보통 '(광고제)기획작품'이라고 한다. 
몇 차례 올해의 칸느에서 나타난 경향에 대해서 발표를 하면서 그런 광고물들을 지칭하는 영어 단어를 쓰려고 했는데, 도통 생각이 나지 않았다. 선배 하나가 그런 기획작품은 만들지 말자는 글을 어느 곳에 기고하며 그 영어 단어를 쓴 것을 본 기억이 나서 트위터 쪽지로 물어보았으나 답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본부에 인턴으로 있는 박사과정을 마친 미국 친구에게 물었다. 그도 전공이 광고가 아닌지라 잘 몰랐다. 만류하는데도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한 시간 후에 몇 개의 영어들을 가지고 나타났다. 나중에 선배에게 온 답도 들어 있었다. 하나하나 써도 별 무리없는 용어들이다.
1) Award-baiting :  상을 노리고 만든 미끼와 같은 작품이란 의미. 비슷하게 'Trophy-bait'라는 말도 있단다.
2) Scam ads 혹은 Scam works :  'scam'이 '사기(詐欺)'라는 뜻이니까, 역시 직설적으로 사기작품이란 얘기다. 선배 형이 얘기한 용어가 바로 이것이었다.
3) Bottom drawer : 원래 '혼수품'이란 뜻이다. 혼수품이 실제로 쓰지는 않고 그냥 장식용으로 쓰거나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 데서 나온 용어같다.
4) Chip shop : 이건 연유가 확실하지 않다. 굳이 추측하면 진짜 돈이 아닌 카지노에서 통용되는 '칩'같은 걸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시간날 때 조사한 친구에게 물어봐야겠다.
5) Ghost : 진짜가 아닌 '유령' 작품이란 뜻이다. 
미국과 영국 친구들에게 정말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무엇인지, 위의 것들 중 실제로 쓰이기도 하고 반대로 전혀 쓰지 않는 것들은 무엇인지 한번 다시 확인을 해보긴 해야겠다. 
위에서 언급한 칸느의 경향 관련한 발표 중 앞으로는 광고제 수상만을 위한 소위 '기획작품'에 대한 검열이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혹시나 아이디어의 창의성만 본다고 하더라도 '실행성' 영어로 'Implementable'한 것인지, 그 정도가 평가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말 오로지 광고제만을 위해서 기획작품을 만드는 것은 하지 말았으면 싶다. 실제로 광고제 수상이란 그런 제한적인 목표만을 가지고는 위대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없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372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635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