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 비전, 미션으로 본 페북, 애플, 구글

입력 2012-02-21 17:35 수정 2012-02-21 17:35


“페이스북은 세상을 더 개방적이고 더 연결된 곳으로 만들려는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현재 및 미래의 잠재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란다. (한겨레신문 2012. 2. 21자에서 인용. http://www.hani.co.kr/arti/economy/it/519980.html ) 페이스북이 이 사회에 만들어지고 계속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 이런 것이 기업브랜드의 근본, 에센스(Essence)이다. ‘세상을 더 개방적이고 더 연결된 곳으로’만들고자 한다는  비슷한 목적을 가진 기업들이 있다. 그들과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가? 이에 대해서도 그는 답을 내놓았다. “페이스북은 해커의 길을 가겠다.”이는 광고물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페이스북으로서는 슬로건이나 컨셉트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페이스북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페이스북의 직원들뿐만 아니라 외부 소비자들에게도 독특한 방식으로 차별화하여 각인시킨다. 크리에이티브적인 해석과 적용이 이루어져 나온 산물이다.












‘해커’라는 단어에 착안하여 위의 기사에서는 페이스북을 키운 것은 ‘대항문화(Counter-culture)'라면서, 애플과 구글의 얘기를 함께 실었다. 그러면서 애플의 그 유명한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란 슬로건을 얘기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얘기들이 나왔다. 특히 스티브 잡스를 빼고는 애플에 관한 글이나 말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위의 슬로건일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라’는 페이스북으로 치면 ‘해커의 길’과 같은 효과를 노린 어구이다. 워낙 이 슬로건이 유명해지다보니, 아래와 같이 보다 근본적인 애플의 설립과 존재 이유에 대해서 쓴 글은 내가 과문한 탓이기도 하지만 별로 보지 못했다.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인간적인 도구들을 제공하여, 우리가 일하고, 배우고, 소통하는 방식을 바꾼다(Providing human tools, dedicated to the empowerment of man, helping change the way we work, learn and communicate).”












애플에서는 이것을 ‘사명(미션-Mission)’이라고 규정했다. 사명과 함께 역시 근본적으로 애플이 추구하는 ‘비전(Vision)'을 명시했다. 기업마다 ’비전‘을 다르게 정의한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한 기업의 사람들 안에서도 비전과 ’미션‘에 대해서 다르게 규정하곤 한다. 비전은 대체로 미래상(未來像), 미래의 목표가 되겠다. 그런데 어떤 기준을 가지고 목표를 삼을 것인지에 따라 기업의 브랜드가 나타난다. 업종 내에서의 상승된 순위를 비전으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정말 많다. 나름 의미는 있지만, ’왜 순위를 올려야 하는 것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는 막혀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보통 업종이라는 것도 현재의 시장상황에 맞추어 단기적, 제한적이다. 애플의 비전은 보다 광범위하다. 물질문명에 반하는 모습까지도 담고 있다.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기계나 시스템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Man is the creator of change in this world. And should not be subordinate to machines or systems).”












광고계에서는 ‘1984년’이라고 하면, 조지 오웰의 소설보다 애플이 1984년 수퍼볼에 방영한 광고를 떠올리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 광고가 핵심이 바로 애플의 비전이다. 이런 궁극적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서 애플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바로 미션에 나타나 있고, 그를 위한 애플만의 방식이 바로 ‘다르게 생각하라’는 슬로건으로 표현이 되었다.












“세상의 정보를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접근할 수 있게 한다(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












구글의 미션이다. ‘정보(Information)'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서 영역의 크기와 미션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까지 본 구글이 정의하는 정보는 매우 광범위하다. 구글의 거침없는 확장의 방향타이자 명분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구글의 슬로건 혹은 모토(Motto)로 알고 있는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은 사실 구글의 광고에 쓰인 적은 없다. 구글이 광고를 제법 하고는 있지만, 일관되게 쓰고 있는 광고 슬로건이나 태그라인은 없다. ‘사악해지지 말자’는 페이스북이 그랬듯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구글의 창업자들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공개편지에 ‘맨트라(Mantra)', 곧 진언(眞言)이나 주문(呪文)이란 표현을 썼다.












구글의 현재 홈페이지를 훑어보니, 구글의 '10가지 철학(10-point corporate philosophy)' 중 여섯째에 ‘사악한 짓을 하지 않고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이 가장 근접한 표현으로 있을 뿐이다. 일본의 광고회사인 덴츠의 10훈(訓)처럼 행동강령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구글이 일하는 방식을 얘기하고 있고, 대중에게 강력하게 부각되어 슬로건과 같은 역할을 하고는 있다. 구글의 덩치가 커지고, 온라인 기업으로서 독버적인 위상을 차지하면서 구글이 얘기하는 ‘사악함’에 대한 정의에 대한 논란이 일각에서 일고 있다. 1984년의 애플은 IBM과 다른 컴퓨터 부문의 거대기업들의 통제시스템을 쳐부수는 약자로서의 이미지를 입히는 것이 납득할만했으며,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구글은 다른 기업들을 사악하다고 몰아가기에는 너무 크다.  












작년 칸느페스티벌에서 구글의 크롬 광고‘크롬 스피드 테스트’는 상당히 화제가 되었고, 수상도 했다. 검색엔진으로서 구글에 대한 인쇄광고도 집행이 되었다. 그 모든 광고들에서 일관되게 쓰이는 슬로건은 없었다. 더 앞으로 나아가면 그들이 원하는 구글의 미래, 구글이 기여하여 만들려는 세상의 모습, 곧 비전이 불명확하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구색을 맞춘다기보다 최소 향후 몇 년간은 확장일로를 걸어갈 구글의 앞날을 위해서도 비전을 구체화하고, 그에 맞추어 구글 내부의 임직원과 대중들과 소통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 요소로서 비전과 슬로건을 수립하고 공표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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