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매체보다 소통도구가 먼저다

입력 2012-02-04 06:21 수정 2012-02-04 06:21


소셜미디어는 우리 인간이 감정을 가진 동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우리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갈구하고, 우리의 삶에서 목적과 의미를 창조하는 감정적 피조물이다. 소셜미디어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사회적 정신을 부여하려는 우리의 자연스러운 충동을 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준다.





-<위퍼스트>(사이먼 메이워링 지음, 이진원 옮김, 중앙Books, 2011), 43쪽-












소셜미디어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의하는가에 따라서 그 역할과 용도가 달라진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매체’, ‘채널’, ‘공간’으로서만 접근하고 있다. 순전히 자신의 입장에서 출발했다. 이는 인터넷이 처음 대중적으로 출현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4대 매체를 기준으로 인터넷을 정의했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어떻게 사용하고, 그것이 개인생활과 사회와 결국 인류 역사에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인가에 대한 폭넓은 고찰은 광고 관련 업계에서는 많지 않았다.












새로운 매체가 나올 때마다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으로 라디오나 TV와 비교하여 인터넷에서 광고매체로서 정의하고 역할을 규정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처음 광고 매체로서 이용되는 과정과 결과물들을 볼 때 그렇다는 얘기이다. 즉, 초기 라디오나 TV광고는 본 프로그램의 일부로서 만들어지고 방송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광고매체로서의 효용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크게 대두되었다. 그런데 인터넷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컨텐츠와 별개의 광고들이 대중화되는 초기부터 바로 출현했다. 최소한 광고업계에서는 인터넷을 광고 매체로서 받아들인 것이다.












가설적으로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다. 좋게 말하면 광고 산업이 발전해서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광고의 과잉이 바로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 어떤 새로운 형식의 소통 도구라도 광고매체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광고업계가 키웠다. 다른 한 편으로 어디건 광고를 실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업계를 짓누르고 있었다. 웹 이후 지금의 창궐하는 여러 소셜미디어 매체까지도 광고업계는 나오기만 하면 바로 광고매체로 만들려 노력하는 데만 몰두했다. 왜 사람들이 새로운 매체에 열광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위의 인용문 중 사회적 존재로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충동을 분출 할 수 있는 통로’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광고매체로서 소셜미디어를 자신의 입장에서만 정의한 것 같은 기업들을 많이 본다. 말장난 같지만 소셜미디어의 핵심은  ‘소셜(Social)'이다. 이 ’소셜‘을 많은 기업들은 아주 좁게 기업 자신과 고객이나 소비자와의 ’관계‘로 좁게 파악한다. 조금 넓히면 자신과 관계를 맺은 고객이나 소비자가 다른 사람들과 맺은 관계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관계를 파악하고 만들어가는 출발점을 자신으로부터 하다 보니, 그들이 그런 관계를 맺는 데 열광하는 근본적인 이유, 곧 동인(動因)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고 할 때는 기업체와 같은 법인을 포함하여 개개인 간에 관계를 맺어야 하고, 그들이 모여서 이루는 세계로서 사회에 대해서 항상 의식하는 존재라는 의미를 갖는다. 바로 표면에 나타나지 않지만, 소셜미디어의 폭발적인 발전의 밑바닥에는 두 번째의 더 큰 테두리의 사회 속 존재로서 자신을 표현하거나 위치를 확인하고, 사회 전체에 기여하고픈 잠재적 욕망의 표출이 자리 잡고 있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지금의 소셜미디어는 위 인용문에서의 ’충동을 분출‘하는 것을 아주 쉽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트위터 프로모션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의 하나로 스타벅스가 2010년 ‘지구의 날’을 맞아 벌인 행사를 들곤 한다. 트위터로 ‘4/15에 재사용할 수 있는 컵을 스타벅스로 가져오면 공짜 커피를 한잔 주겠다. 종이컵을 사용하지 맙시다“라는 간단한 트윗에 트위터 사용자들이 열렬한 리트윗으로 응했다. 리트윗한 가장 큰 이유는 사회를 위해서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 꼭 스타벅스에 가지 않더라도 리트윗하는 자체로 뭔가를 했다는 뿌듯함을 안겨 줄 수 있었다. 공짜 커피는 그 다음이었다. 스타벅스가 리트윗하는 행위의 사회적 의미까지 생각하고 기획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자신들의 메시지 전달보다는 소셜미디어의 사회성을 제대로 궤뚫은 프로모션이었다. 












이제 곧 세계에서 제일 비싼 광고비를 지불한 광고들의 향연인 슈퍼보울이 열린다. 작년에 ‘슈퍼보울을 슈퍼보울답게 하라‘고 여기 한경칼럼에 쓴 적이 있다( http://goo.gl/aY06n ). 슈퍼보울에 광고를 싣는 기업들에게는 이미 슈퍼보울을 즐기는 미식축구팬보다는 광고를 보는 시청자들만이 보이는 것 같다. 다른 기업들과의 돋보이기, 더 만이 노출되기 식의 그들만의 리그에서의 경쟁이 시작된 느낌을 준다. 슈퍼보울은 대다수 미국인들이 함께 즐기는 그야말로 1년에 딱 한 차례의 ’National Pastime'이다. 이걸 자꾸 광고이벤트로만 만들지 마라. ‘경기보다 광고를 더 주의깊게 보는 사람이 40%’와 같은 얘기는 본연의 스포츠 경기의 종속변수로 광고가 스스로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나친 광고 이벤트화, 자주 쓰는 말로 하면 이벤트의 상업화는 결국은 이벤트의 가치와 함께 광고매체로서의 효용성까지 떨어트린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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