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면접을 위한 5가지 조언

입력 2011-10-30 21:26 수정 2011-10-30 21:26
 

지난 금요일(10/28) 아침부터 오후 4시 좀 넘어서까지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면접에 참가했다. 면접이 끝난 직후에는 회사를 방문한 경영 관련 대학생 연합 동아리 친구들에게 한 시간여 강연을 했다. 돌아오는 화요일(11/1)에는 동양사학과 재학생들과의 ‘멘토-멘티’ 모임이 있다. 취업을 생각하는 후배들인지라, 현재 기업에 근무하는 선배들 10명이 멘토로 나섰다. 하다 보니 멘토로 나선 선배 중에는 주선한 분 빼고는 최고 선배라는 달갑지 않은 위치에 서게 되었다. 꼭 취업철이라서 그런 것은 아닌데 공교롭게 요 며칠에 대학생 친구들을 여러 가지 경우로 만나는 일들이 몰렸다.




정기 신입사원 면접에 2003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2004년과 2005년 2년 간은 입사한 신입사원의 상당수가 우리 팀에 배속되어 1년간 소위 OJT(On-the-job)를 받았고, 다른 곳에 배속된 신입사원까지 합쳐서 1년간 다채로운 교육을 시켰는데 그것을 팀장으로 맡아서 했다. 이후에도 앞에 쓴 것처럼 면접은 물론이고 신입사원을 몇 명씩 꾸준히 받았고, 교육과정에 꼭 참여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 기업체에 입사하려면, 특히 광고회사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사실 그렇게 신입사원 면접과 교육, 인턴, 강의 등으로 많이 봐왔지만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막연하기도 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면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돌아오는 화요일의 모임도 있고 해서 그 준비 겸 그리고 면접 끝낸 생생함을 담아서 회사를 방문했던 친구들에게 얘기한 걸 정리, 보완하여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보내는 나름 실용적인 조언들을 몇 가지 싣겠다.




1. 틀린 맞춤법, 오타(誤打)와 비문(非文)은 꼭 검수를 받자




        보통 면접을 하게 되면 먼저 지원자에 대한 자료를 준다. 자료는 정해진 양식에 맞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일반적이다. 경력사원을 갑자기 뽑는 경우처럼 정기적이 아니고 사람이 적다면 당사자가 작성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쓴다. 그러나 신입사원 모집처럼 수백 혹은 수천의 지원자가 몰리는 경우는 회사에서 정한 양식에 따라 지원자가 다시 쓰거나, 회사에서 지원자가 쓴 것을 양식에 맞춰 넣는 것 같다.

        이번에 놀랄 만큼 광고 부문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친구가 하나 있었다. 순간적인 문제 해결능력과 발표도 나름 순발력 있게 잘했다. 그런데 그 친구의 자기소개서에는 맞춤법 틀린 것과 주어와 술어가 중간에서 엇갈려 버리고 사라지는 비문이 너무 많았다. 자기소개서를 읽다가 오타, 비문을 빨간색 볼펜으로 표시를 해보았는데 표시 안 된 줄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다른 친구들 것도 그렇게 빨간 색으로 체크를 하며 보니, 그 친구만큼은 안 되어도 대개 서너 줄에 하나 정도는 꼭 체크할 것이 있었다. 딱 한 친구만 틀린 곳이 없었다. 인문학을 전공으로 한 친구였는데, 그게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다.

        당락을 떠나서 면접을 끝내며 모든 친구들에게 오타와 비문은 확인하라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주의를 주어야지 하는데, 한 친구가 불쑥 특별하게 오타가 많았던 위에서 내가 언급한 친구에게 물었다. “OOO씨는 왜 그렇게 자기소개서에 오타가 많아요?” 약간 당황하는 듯하면서도 그 친구가 대답했다. “이상하네요. 쓰고는 다 맞춤법 확인하고 했는데요. 빨간 줄이 하나도 안 나왔는데요.” 자신은 할 일을 당당하게 다 했다는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 대답이었다. 그런 대답은 안하느니만 못했다.

        워드의 맞춤법 확인은 100% 믿을 수 없다. ‘성공을 자신하여’를 ‘성공을 자심하여’로 써도 틀렸다고 빨간 줄을 그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당신 일생의 큰 획을 걸만한 문건인데 그것을 그렇게 컴퓨터에만 맡겨버릴 수 있는가? 현재의 대학생들은 휴대전화의 단문메시지, 인터넷 채팅이 어릴 때부터 체화된 진정한 디지털세대이다. 짧은 단문대화를 넘어 가는 긴 문장을 쓰는 것이 영 어색하고 서툴다. 맞춤법에 구애받지 않고 써오던 버릇이 있어서 맞춤법이 틀렸는지 맞았는지의 판단도 힘들다. 한 문장을 제대로 쓰는 것이 힘드니, 문단과 문단의 연결, 전체 내용의 흐름과 구성까지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대체로 소위 시험 볼 때의 족보와 같은 자기소개서 포맷이 있어서 그런지 전체 흐름이나 단락의 구성은 그런대로 꾸며 가지고 온다. 원래 포맷에 자기 것을 우겨넣다보니 그 화합이 이상한 조화를 만들어 비문이 더욱 눈에 잘 띄게 만들어버리니 문제다.

        제발 교수님이나 선배, 아니면 부모님이나 윗사람에게 자기소개서를 쓰면 꼭 검수(Proof-reading)를 부탁하자. 자신이 봐서는 절대 발견되지 않는 오타가 다른 사람이 보면 휙 눈에 띄는 경우 정말 많다.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이력서까지도 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마지막 검수를 해달라고 하자. 면접을 할 때 같은 말이나 행동도 면접관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점수는 대체로 일치한다고 해도 편차가 많이 난다. 주관적인 부분이 크다. 그러나 오타와 비문은 객관적으로 모두가 일치해서 점수를 깎을 수 있는 지표가 된다. 




2. 자기소개서는 간명하게 미끼처럼 써라




        이런 얘기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기 욕심에 잘되지 않는다. 대체로 잘 팔리는 파워 브랜드일수록 광고 문구는 간략하다. 너무 많은 얘기를 하면 아무 얘기도 안한 것이라는 광고계 말처럼, 자기소개서가 장황하면 제대로 읽어보기 힘들다. 뭔가 한칼이 있다는 느낌만 확실히 전달해 주면 된다.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자세하여 실제 면접에서 자기소개서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다. 자기소개서에서는 살짝 맛만 보여주라. 그래서 면접관이 먼저 그것에 대해서 질문을 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글로벌 경쟁에서도 잘 통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일환으로 해외여행 경험을 써놓는다. ‘32개국’, ‘28개국’을 여행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숫자와 주요 국가들을 써넣고, 그 중에서도 특이했다고 생각되는 경험들을 기술하는데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다. 한국인 유학생이 많지 않은 국가로 유학을 갔다 온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단 한 줄 팩트(fact)로만 기입했다. 그 친구에게 그 나라로 가제 된 동기와 이유를 물었고, 이후 그 친구의 다채로운 글로벌 경험담들이 시간에 구애 없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자기 PR의 기본은 ‘Let them talk'라는 말이 있다. 자신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말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과 비슷하게 ’Let them ask'하게 만드는 게 면접에서 크게 효력을 발휘한다. 면접관이 애가 타서 물어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러 내가 하고 싶은 말도 포기하는 용기와 그래도 면접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를 마련해 놓는 지혜가 필요하다.




3. 스펙은 최소한만 갖춰라. 스펙의 레드 오션에서 헤매지 말라




        요즘은 없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MS소프트웨어 2급 정보처리사니 하는 이상한 자격증이 있었다. 요즘도 그런 자격증을 이력서에 줄줄이 써넣은 친구들 자주 본다. 예전에 내가 시험을 칠 떄와 TOEIC과 TOEFL의 점수가 달라져서 이제 이력서를 보면 어느 정도 영어를 한다는 것인지 가늠할 수 없다. 그냥 잘하는 것이려니 생각한다. 요즘 워낙 영어에 신경들을 많이 쓴다하고, 실제로 아주 잘하는 친구는 찾기 힘들어도 나름 토익이나 토플과 같은 시험들은 잘 보는 것 같다. 꼭 내가 영어 시험 등급을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나와 함께 했던 면접관들은 나와 비슷한 시각으로 영어실력을 본다. 그저 잘하려니 생각한단 얘기다. 회사에서 영어에 대한 하한선을 요구했다면 그것은 맞춰줘야 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영어 점수는 그리 큰 인상이나 가점을 남기지 않는다. 차라리 초급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이태리어, 일본어 같은 외국어의 실력을 언급한 것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런 면으로 자신의 아필 포인트를 만들어라.

        전공지식이라고 하는 것들도 사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바로 시켜먹겠다는 생각이 아주 강했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의 흔적이라고 생각된다. 대학에서 제대로 학생을 가르치지 않고 수준 미달의 친구들을 만들어서 직장에 보내는 까닭은 대학과 기업의 공동책임이다. 기업에서 일방적으로 대학에 뭐라 할 형편이 아니다. 이 문제는 집중적인 탐구와 토론이 필요한 문제다. 일단 취업을 생각하는 대학생들에게 자신 있게 지난 몇 년간 그리고 앞으로 계속, 대학졸업생에게 세부 직무지식을 요구하는 경향은 줄어드리란 예측을 말씀드리고 싶다. 직무지식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고, 더 넓은 다른 분야와 연계하여 생각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대학에서는 키워주어야 한다. 회계학을 했다고 하면 바로 원장에 기입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왜 그렇게 기입해야 하는지 원리를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선배가 했던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면접대상자가 본인을 어필하는 방향도 그런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야 한다.




4. 면접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얘기하라




        완고한 메이커들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면접관의 반응 여하에 관계없이 계속 읊어대는 면접대상자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취업 면접 자리에서 만났지만 면접자도 인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얼굴을 보고, 혹시 사전에 면접관들이 누구인지 얘기를 들으면 대충 어떤 사람들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대한민국 40대 남자들은 어떤 식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는 알고서 면접에 들어와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자신의 얘기도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컨텍스트와 맞추어서 얘기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참으로 애석하게도 면접관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를 쓰면서, 전혀 관심없는 자신의 취미를 강요하다시피 계속 얘기하는 면접자들 생각보다 꽤 많다.

        아직까지 대부분 회사의 면접자들은 40대 남성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최종 면접이 따로 있다고 하면, 그 나이는 50대 중반 이후로 간다. 그들에게 면접자들은 조카이자 자식 같은 존재이다. 거기에 맞추어 자신의 능력을, 고민을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다.




5. 절실(切實)함과 애걸(哀乞)은 다르다

        자존감을 잃지 말자. 특정 기업에 들어가길 절실하게 원한다면 왜 그 기업인지, 왜 그 기업이 속산 업종인지 등에 관한 정연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게 없이 무조건 그리로 가야만 한다면 결국 애걸하게 된다. 애걸은 결국 동정심에 매달리게 된다. 그 모습 별로 보기 안 좋다. 나의 어떤 면이 특정 업종 및 기업과 맞고, 그게 운명과도 같은지 드라마틱하게 스토리로 얘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면서 얘기할 수 있다.




        이상 간략하게 정리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되거나, 아니면 강연 자리에서 더 자세히 정리를 해서 얘기해야겠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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