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를 위한 자동차 디자인의 고려사항

입력 2016-06-13 09:21 수정 2016-06-13 09:21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고령의 운전면허 소지자의 수가 2015년 1월 기준으로 233만 5839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 이야기는 고령자들이 운전면허 취득이 증가했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운전면허 소지자들이 시간이 갈수록 고령화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몇 년 전에 화제가 되기도 했던 수백 번의 낙방에도 불구하고 끈기 있게 도전해 면허를 취득한 어느 할머니의 일화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고령자들이 새로이 면허를 따는 경우보다는 기존의 운전면허 소지자들이 고령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역설적으로 젊은 운전면허 소지자들이 많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당연히 고령 운전면허소지자도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사실 더 중요한 문제는 교통사고에서 고령운전자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고령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UN의 기준에 의하면 65세 이상을 노인 연령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는 55세 이상을 시니어(senior)로 지칭하지만, 경제 주체로서의 활동 기간과 소득, 여유 시간, 심리적 나이 등에 따른 변수가 매우 다양하므로 일률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지만 통계적으로 65세 이상의 인구비중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고 있다.

 

이제 운전은 연령에 상관 없는 생활의 한 단면이다.



고령계층에 대한 다양한 관점도 있는데,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에 출생한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국내 토지의 42%, 건물의 58%, 주식의 20% 등을 소유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서 이들 계층의 경제력과 이들 계층의 의료와 건강, 주거 등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의 측면에서는 시니어 산업(senior industry)라는 관점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에 대한 양면성 역시 존재한다. 종전에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산업을 이른바 ‘실버 산업’이라고 통칭했었지만 최근에는 의식주 위주의 상품 및 서비스가 문화와 여가 분야 등 적극적 생활영역으로 확장되고 사회적 약자로서의 ‘노인’의 개념이 새롭게 재정립되면서 ‘시니어산업’이라고 불리고,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스트롱 시니어(strong senior), 뉴 시니어(new senior) 등 고령자를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도 등장하고 있다.

 

사실상 60대는 물론 70대의 연령에도 생업이나 기타 이동 등 생활을 위해 스스로 차량을 운전하는 일이 일반적인 상황이 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 변화에 부응해서 차량 자체도 고령 운전자를 위한 설계와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령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하면 전화기에서 다이얼 버튼을 크게 만들거나 차량에서는 차체의 스타일링에서 보수적이거나 무난한 특징을 가지는 것이라는 소극적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그와 같은 표면적인 접근 방법이 아닌 보다 근본적이고 예방안전 차원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LCD 계기판은 운전자 조건에 맞게 응용 가능하다



한편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차량 적용 확대로 이러한 개념의 적용은 보다 다양한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풀 액정(full LCD) 계기판은 현재는 기능이나 상황의 요구에 따라 표시 내용과 형식이 변환되는 사례를 볼 수 있지만, 운전자의 시력에 맞는 문자 크기나 글씨체, 혹은 레이아웃의 적용 등의 방법으로 적용된다면 운전의 예방안전 기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내비게이션 과 같은 위성통신장비는 물론 고령운전자의 긴급한 의료적 상황 발생시에도 즉각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응용이 가능하다. 최근에 주목 받는 자율주행기술 역시 차량 운전자나 탑승자의 연령에 관계 없이 모든 차량이 도로에서는 평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는 사람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순수한 디자인 차원에서의 해결 방법 역시 다양한 조작 장치들의 조작감, 레버나 버튼 류의 형상, 스티어링 휠의 종합적인 구조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종합적인 감각의 차원에서 경보음의 음역대를 고령자의 청각에 적합하도록 하는 작업으로의 응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다양한 소비자를 목표로 개발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장치나 디자인을 관통하는 기본 개념은 고령자, 혹은 노인 등을 열등한 집단에 대한 배려라는 개념으로 차별적 개념으로 차량을 개발해야 한다는 개념보다는, 사람의 신체적 능력과 조건이 기본적으로 모두가 동일하지 아니하며 그에 따라 다양한 신체 조건을 가진 소비자라는 관점, 그리고 그들에 적합한 차량을 개발해야 한다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노인이나 고령자를 구분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도로를 함께 이용하는 운전자이고 승객이라는 관점에서 심미성 있고 성능 좋은 차량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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