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를 바꿔달 수 있는 용기

입력 2011-06-21 06:32 수정 2011-06-21 06:32


올해 칸느의 최초 그랑프리 대상이 발표되었다. 프로모션/실행(Promo/Activation) 부문이었는데, 루마니아의 ‘롬(ROM)’이란 초콜릿바가 수상했다. 루마니아로서는 최초의 칸느 그랑프리라고 한다. 그래서 칸느광고제의 조직위원장인 테리 새비지는 ‘이전에 루마니아가 동상을 탔을 때도 그 팀이 귀국 후에 대통령이 직접 수상을 했다는데, 이번에는 대체 어떻게 할이지 기대가 된다’는 농담을 했다. 루마니아는 차우세스크의 오랜 학정에 시달리며 자본주의 경제 수용과 발전이 늦었는데, 이런 쾌거를 만들어냈다.

 내용을 보자. 롬이란 초콜릿바는 원래 루마니아 국기를 포장 배경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연히 젊은 소비자들은 루마니아 국기를 전혀 쿨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제품 자체를 비아냥거리는 식이었다.

이에 롬은 포장의 배경을 미국 성조기로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 ‘쿨한 맛(The taste of coolness)'란 영어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그러자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고 한다. 루마니아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원래 루마니아 국기를 사용하도록 촉구하는 움직임이 강력하게 일었다. 결국 예정대로 원래의 포장으로 돌아갔고, 루마니아 국민들의 자부심은 한껏 고취되었다. 그와 함께 당연히 롬 초콜릿바에 대한 소비자들이 전에 느끼지 못했던 충성심과 사랑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우선 이렇게 논란을 몰고 올 행동을 실천에 옮겼던 용기에 대하여 큰 점수를 주고 싶다. 한국에서 이와 비슷한 캠페인을 전개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한국의 정치 지형과 논쟁에서 극심한 타격만을 입지 않았을까? 그 전에 그런 논란의 당사자로서 부담을 느껴 의사결정과정에서 기각이 되었을 것이다.

 

‘Be Brave!' 이노션의 첫 번째 정신이다. 아마 꼭 이 단어가 아니더라도 광고인의 가장 큰 덕목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루마니아 대통령은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오는 팀들을 어떤 식으로 맞이할까?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97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175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