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덩크 성공요인과 효과 극대화하기

입력 2011-02-27 23:47 수정 2011-02-27 23:47


미국 날자로 2월 19일에 벌어진 NBA 올스타전 전야제 행사로 벌어진 슬램덩크 콘테스트(Slam Dunk Contest)가 계속 화제다. 덩크 콘테스트는 수십 년을 두고, 올스타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벌어졌다. 그렇지만 1988년 당시 득점왕을 차지하던 비교적 신예인 마이클 조단과 ‘피터 팬’이란 별명을 가졌던 도미니크 윌킨스의 농구팬들에게 최고의 대결로 지금도 회자되는 콘테스트 이후 관심과 인기에서 대체로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

 

이후는 선수들이 직접 몸을 날려 탄성을 자아내는 것보다 소품들과 주변의 흥미요소가 더 부각되고 성적을 결정하는 듯했다. 눈을 가리고 한다든지, 드와이트 하워드처럼 슈퍼맨 분장을 하고 공중전화 부스까지 코트로 갖고 오는 등 학예회 같은 모습이었다. 2년 전 175cm의 단신 네이트 로빈슨이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되었는데, 그는 그보다 키가 30cm이상이 큰 경쟁자인 하워드를 세워놓고 그의 머리를 넘어서-비록 어깨를 짚기는 했지만- 덩크를 성공시켜 갈채를 받았다. 예전에 동료를 의자에 앉혀 놓고 그 위를 넘어 덩크를 꽂는 것은 본 기억이 있는데, 양 선수의 키 차이까지 부각이 되면서 네이트 로빈슨에게 우승컵을 안겨 주었다.

 

올해의 콘테스트에는 장애물로 자동차가 등장했다. 한국에서 K5, 미국에는 옵티마(Optima)란 브랜드명으로 수출되는 승용차였다. 잘 알려진 것처럼 기아차 옵티마가 코트 안으로 들어왔고, 선루프를 열고 거기 서서 던져 준 공을 블레이크 그리핀이 본네트 위로 날아올라 잡아채서 덩크를 성공시켰다. 근래 덩크 콘테스트가 언론에서 그렇게 각광을 받은 적이 없었다.

(아래 한국경제 기사 링크 참조)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022483431

 

왜 그렇게 주목을 받고, 사람들을 열광시켰는지, 기아차의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의 성공요인을 알아보자. 세 가지 잘 들어맞은(Perfect fit) 부분이 있다.

 

1. 크기 (Perfect fit in size)

자동차는 작은 승용차라고 하더라도 규모감이 다르다. 2미터가 넘는 드와이트 하워드를 타고 넘는 것이 훨씬 힘들어 보여도, 자동차는 하프코트의 반 이상을 덮는 느낌을 주면서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애물과 같은 위압감을 준다. 선루프에서 공을 던져주는 그리핀의 동료 선수가 귀여워 보일 정도이다. 여러 각도에서 촬영했을 때 자동차는 각각 다른 그림을 보여줌으로써 입체감 있는 다양한 화면이 가능하다. 자동차를 볼 때 여러 각도에서 보지 않는가? 그러니 TV 방송들은 다른 덩크 콘테스트보다 수차례 그 장면을 내보낼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덩크와 자동차를 함께 보니까, 다른 덩크 대비하여 눈요기 거리가 더 늘었고 그만큼 싫증도 덜했을 것이다.

 

2. 새로움 (Perfect in newness)

블레이크 그리핀은 원래 ‘09년에 LA클리퍼스에 입단했으나 부상으로 작년 시즌을 쉬었다가, ’10-11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신인왕은 따놓은 당상이고, MVP까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전반기 경기당 평균 22.8점 득점, 12.5개의 리바운드, 3.5개의 어시스트에 137개의 덩크슛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그 돌풍의 주역이 덩크콘테스트에 나타났으니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시장에서 기아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름을 들어본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성격이나 내력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NBA 용어로 하면 드래프트에 간신히 붙은 선수와 같은 존재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드래프트에 붙어서 프로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사실, 즉 미국 시장에서 붙어 있다는 자체가 신기할 정도일 수도 있다. 그런 미지의 혹은 무시되던 기아차가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맘껏 발현했다. 이럴 때 낮은 인지도는 차라리 무대를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설정된 효과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 이전의 기아차와는 전혀 다른 이미 한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K5의 데뷔 무대로는 이보다 더 새롭게 조명을 받으며 효과적일 수는 없다.

 

3. 연속성 (Perfect fit in a series)

기아차는 작년부터 세계 최대의 광고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프로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보울에 2년 연속 광고를 했다. 2월 초의 슈퍼보울의 열기가 잠잠해질 즈음에 기아차는 이번에는 농구 코트위에서 화제를 불러 왔다. 그리고 발 빠르게 그리핀의 덩크를 가지고 광고로 만들어 방영하기 시작했다. 나레이션이나 화면상의 카피 없이 진행하다가 ‘평범하지 않은 덩크, 평범하지 않은 중형 세단(Not your average dunk. Not your average midsize sedan.)'란 자막이 깔끔하게 뜬다.

행사 스폰서 위주의 스포츠마케팅을 하다보면 행사 기간 중에만 반짝하고 바로 효과가 사라져버리는 게 큰 문제였다. 비록 다른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기업 내에서는 흐름을 가지고 마케팅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정확하게 확인을 하지는 못했지만, 슈퍼보울과 올스타전에 딜러들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이 한 묶음으로 진행되었다면 운용하는 입장도 그렇고, 딜러들에게도 더욱 다양한 혜택의 조합으로 어필했을 것이다. 어쨌든 계속되는 이런 모멘텀을 어떻게 서로 연계하여 계속 그 효과를 연속적으로 높여나가는 것이 기아차의 과제이다.

 

시기적인 연속성 이외에 지역적인 효과의 확산이라는 과제가 기아차에 있다. NBA는 미국을 뿌리로 하는 프로경기 중에서 글로벌화에 눈을 가장 먼저 돌렸다. 선수들의 국적의 다양함이나 중계방송의 커버리지와 빈도, 인기도에서 다른 미국 프로 경기들을 압도한다. 특히 야오밍을 필두로 하여 중국 선수들이 진출을 하며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스포츠이기도 하다. 기아차도 이번 덩크 콘테스트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빨리 타국용 CF를 만들어 활용하고, 비슷한 실제 행사 같은 것도 기획해야 할 것이다. ‘시공(時空)의 확장’이란 마케팅에서도 절대과제의 하나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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