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나오는 광고전문지와 연예잡지의 인터넷판에 정말 하루도 빼놓지 않고 꼭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전직 프로 미식축구(NFL)의 그저 그런 선수였던 아이샤 무스타파(Isaiah Musfata)라는 친구이다. 올해 2월 TV 전파를 타기 시작한 올드스파이스(Old Spice)의 모델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하다가, 6월말 칸느국제광고제에서 그 올드스파이스 광고가 대상 중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필름 부문의 그랑프리를 타면서 국제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토크쇼 초청대상 1위일 뿐만 아니라, TV드라마와 영화계의 캐스터들이 가장 열렬하게 쫓는 인사가 되었다.

 



그의 인기에 고취된 올드스파이스는 48시간에 걸쳐,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하여 들어온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짧은 영상물을 무려 200개나 찍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가 나온 동영상들은 다시 유튜브에 게재되어 6천만 번 정도 재생되었단다. 그와 함께 서둘러 올드스파이스는 다음 광고를 찍었고, NBC는 그와 드라마 계약을 체결했고, 제니퍼 애니스턴(Jennifer Aniston)과 “Horrible Bosses"라는 영화에 출연하기로 예정 되어있단다. 광고 한 편으로 현재까지 올 한해 미국 연예계의 최고의 화제인물로 떠올랐다.

 

아이샤 무스타파를 둘러 싼 거의 소동에 가까운 현상을 보면서 툭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2007년 최고의 CF스타. KTF ‘쇼(SHOW)'의 열품을 출범 초기에 불러일으킨 주인공. ’막춤‘, ’쇼걸‘, ’엉뚱녀‘. 제일기획과 한국광고주대회에서는 아예 그녀를 위하여 모델상이란 것을 만들어 주기도 했고, 아시아 CF모델상이란 것도 탔다. 정말 어느 곳에서나 그녀가 나타났고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해 여름에는 광고 이외에도 방송연예 정보 프로그램마다 그녀가 나타났다. 바로 그 한창 그녀가 유명세를 타던 한여름부터 약간 걱정스럽기 시작했다. 광고하는 사람의 표현으로 하면 노출이 적정수준을 넘어서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모델 서단비이다.

 

쇼 막춤 광고가 나온 지 1년이 약간 더 지나서, 2008년 하반기 이후 브랜드 강의를 하는 자리에 가서 가끔 KTF 쇼 사례를 발표하며 그녀의 이름을 물으면, 질문을 받은 사람들까지도 놀랍게 느낄 정도로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막춤과 배우는 기억을 하는데 그녀의 이름은 모르겠단다. 그런 재미있는 광고와 그 광고를 재미있게 했던 여자 모델이 있었지 하는 반응이었다. 그러니까 서단비는 막춤을 추던 그 쇼 광고에 완전히 종속된 형태였다. 개그계로 치면 유행어 하나가 엄청나게 히트를 했는데, 자신은 그 유행어의 부속물이 되어 어느 자리에 가서나 그 유행어만 외쳐야 하는 신세가 된 셈이었다. 알다시피 특정 유행어가 범람하면 사람들은 쉬이 싫증을 낸다. 유행어는 인기를 누릴수록 그 잔존생명은 짧아진다.

 

서단비의 경우도 한창 관심을 모으고 인기를 끌 시절에 ‘막춤의 서단비’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쇼 광고가 전파를 타면서 인기를 끌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단기간에 획득하고 그를 바탕으로 방송계 연예프로그램을 주름 잡으면서 막춤을 떠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 해 연말에 특별하게 그녀를 위하여 마련된 모델상이나 신인상 등을 받기는 했으나 이미 꺾여지고 옅어진 대중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절정의 ‘07년을 지나 이후 그녀는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패션쇼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나 막춤 서단비의 화려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움이 먼저 들 정도로 제한적인 관심만을 끌었다. 대중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근황을 알아보려 인터넷을 검색하며, 그녀가 백혈병환우회를 포함하여 헌혈 관련하여 꾸준히 활동해 온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장애우와 함께 하는 뮤지컬과 관련 드라마에도 출연했으며, 독실한 신앙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인기 회복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떠나서, 나는 그녀의 이런 활동들이 앞으로 그녀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아니면 그녀의 매니지먼트사가 휩쓸렸던 막춤 광고 직후의 단기적인 관심의 선풍까지도 새롭게 조망될 수 있으리라 본다.

 

아이샤 무스타파도 NFL의 훈련보조선수 자리에서도 밀려나 유럽에서 사커(Soccer)가 아닌 미식축구선수로 뛸 정도로 고생을 하다가, 이번에 일약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을 했는데, 이런 측면에서 조금만 길게 보고 노출을 자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광고계를 비롯한 주위에서 그렇게 놔둘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말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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