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스타일의 한계?

입력 2010-05-20 01:25 수정 2010-05-20 01:25
벤츠에서 "Style본부"를 만들었단다. 그러면서 당연하겠지만, ‘Mercedes-Benz Style”이란 말을 강조했다. 벤츠는 “Mercedes-Benz design stands for innovation, trend-setting, enduring style.”이란 말을 했다. 벤츠 디자인이 ‘혁신, 트렌드 세팅, 견고함’을 상징한다는 것에 크게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 세 부분에서 누구나가 인정하는 최고는 아니겠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뭔가 품격이나 귀족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스타일본부의 목표는 자동차를 넘어서 있다. 벤츠 스타일본부 관계자의 말을 빌면 자동차 뿐만 아니라 ‘탈 것’의 범위를 벗어나 가구,와 ‘라이프스타일 제품(Lifestyle products)’까지 만들든지 라이센스 사업을 할 것이라고 한다. ‘라이프스타일 제품’이란 게 확실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용 액세서리 소품이나 주방용품 등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자동차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벤츠의 그 유명한 로고가 ‘땅, 바다, 하늘’을 상징하며, 그러기에 모든 탈 것들로 확장하는 것은 당연한 움직임이며 실제 이미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헬리콥터 내부 디자인이나 호화 요트의 외부 장식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위에서 얘기한 벤츠의 ‘혁신적이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견고한 디자인에 최고의 품격을 가진 제품이라면 벤츠의 브랜드를 붙이는 것에 문제는 없단다.

 

‘벤츠 스타일’이란 말을 듣자마자 나는 ‘Sony Style’을 생각했다. 2000년대 초 소니는 ‘Sony Style’이란 서브브랜드라고 할만한 것을 대대적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처음에는 그 ‘소니 스타일’이란 것의 물리적인 영역이 어디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같은 이름의 잡지가 나왔고, 패션광고와 같은 단지 ‘소니 스타일’을 보여주고 외치는 광고가 인쇄, TV를 가리지 않고 나왔고, 뉴욕의 매디슨가에 있는 소니전시장과 라스베가스 전자쇼의 전시장 전면과 곳곳이 소니스타일 간판과 배너로 채워졌다.

 

솔직히 부럽고 두려웠다. 당시의 소니야말로 ‘혁신’과 ‘트렌드 세팅’의 독보적인 상’징이었다. 그런데 앞에 전제가 붙는다. ‘전자’ 그것도 ‘하드웨어’, 더 나가면 ‘전통 아날로그 하드웨어’ 전자 부문에서의 혁신과 트렌드의 선도자였다. 소니의 스타일은 결코 그 영역 이상을 넘어가지 못했다. 결국 소니 스타일은 단순히 소니의 온 오프 유통 브랜드로 국한되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벤츠의 스타일은 자동차 차체라는 전체가 있고, 그 안에서 세세한 부분이 더욱 빛을 발한다. 화려하고 고급스런 호화 요트의 외장에 ‘Mercedes-Benz Design’이란 라벨의 브랜드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요트 주인의 자부심을 올려주기에 벤츠라는 브랜드는 지나치게 대중적이다.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쓰기에는 너무나 무겁다. 소품이 아닌 하나의 완결형 단위 제품의 주인공으로 벤츠 스타일의 적용, 확장 범위를 다시 지정해야만 할 것 같다.

 

특히 신생사업부로서 뭔가 눈에 보이는 실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자칫하면 벤츠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에서 벤츠를 붙여버리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그ㅡ런 과잉 의욕이 벌써부터 보인다. 브랜드는 덜면서 자연스럽게 더하게 되는데(Addition by Deduction), 계속 더해만 가고 있는 것 같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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