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만드는 소리의 힘

입력 2010-05-03 03:47 수정 2010-05-03 03:47


해리스 인터액티브라는 미국의 조사회사에서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광고에서 나레이션을 남자와 여자 중 누가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까 물어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설득력 측면에서 남자와 여자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여자가 더 설득력 있다(Women’s voices are more persuasive): 19%

남자가 더 설득력 있다(Men’s voices are more persuasive): 18%

차이 없음(Makes no difference): 64%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형적인 결과도 있었습니다. 48%는 남자의 목소리가 '힘이 있다(more forceful)'고 했고, 46%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안정감 있다(more soothing)'는 반응이었습니다. 제품별로 크게 차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남성 목소리가 효과적이라는 반응이 컸습니다.

  Male voice 28%

Female voice 7%

Makes no difference 66% 

컴퓨터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Male voice 23%

Female voice 7%

Makes no difference 69%

  아마도 둘 다 고관여, 중장비, 기술 등의 요소로 남성적인 측면이 큰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인식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의 고민은 이런 결과가 나오면 해당 품목에 '무조건 남자 나레이션을 써야 한다'는 식으로 밀어부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왔잖아'하면서 말이죠. 

소리는 브랜드의 일관성을 지키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소닉(Sonic) 브랜드‘, ’Sound signature', 'End sounding device' 등 여러 가지 용어로 부르는 보통 광고 등에 끝맺음 부분에서 쓰이는 독특한 소리효과 같은 경우가 많이 쓰입니다. 인텔(Intel)의 ‘딩동댕’하는 소리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런 효과음과 같은 소리 이외에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사람의 목소리도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광고모델을 비싼 돈을 주면서 뽑아 놓고, 광고물에서만 쓰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보통 광고모델이 기업이나 제품의 ‘대변인(Spokesperson)’의 역할을 맡게 되죠. 그러면 다양하게 그 인물을 활용해야 합니다. 이 면에서 미국에서의 현대자동차는 영화배우인 제프 브리짓스(Jeff Bridges)를 지난 3년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광고뿐만 아니라 홍보영상물이나 제품 소개 필름이나 음성카탈로그 등에까지 다양하게 쓰면서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제프 브리짓스와 브랜드의 일체감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올해 3월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대적인 광고캠페인을 준비했던 현대자동차는 3년 이상 광고의 나레이션을 맡아 온 제프 브리짓스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그의 목소리를 쓴 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제프 브리짓스 대신 그와 비슷한 연배와 분위기를 내는 리처드 드레퓌스나 여자 배우이지만 킴 배싱어같은 다른 유명배우들로 나레이션을 녹음하여 틀었습니다. 그 자체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프 브리짓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더더욱 효과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모든 감각이 브랜드를 구성하고 만들어간다고 해서 ‘오감 브랜딩’이란 말을 많이 씁니다. 그 오감에서 ‘청각’, 소리와 관련된 요소를 어떻게 쓰는 것이 효과적일지 조사 결과와 현대자동차의 사례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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