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소비자 트렌드와 대응

입력 2009-01-03 09:45 수정 2009-01-03 09:45
※ 홈플러스 사보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2009년 트렌드-불안한 소비자 달래기




정보에 민감해지는 소비자




        엄청난 불경기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2009년을 전망하면서는 얼마나 심하고 오래도록 갈 것인가 하는 정도와 기간에서만 견해들이 약간씩 다를 뿐이다. 이미 1997년말에 대한민국은 무방비 상태에서 IMF체제라는 경제 위기를 겪었다. 2009년도에 실제로 벌어질  현실과는 별도로 일단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과민할 정도의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불황기를 맞은 소비자들은 당연히 돈 쓰는 것, 곧 가격에 아주 민감해진다. 그래서 소소한 제품 하나를 살 때도 가격을 비교해보고 저울질을 하게 된다. 그런데 1998년의 소비자들이 여러 매장들을 다니면서 발품을 팔아 가격 비교를 비롯한 정보 탐색 활동을 했다면, 2009년에는 인터넷을 주로 사용하며 손품(마우스)에 더욱 의존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수집하는 데 정보원이 다양해지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전의 기업에서 전하는 정보나 전문가의 평가에 의존하는 비중이 주는 대신 소비자들끼리의 정보 교환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매우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구매한 사람들의 리뷰나 구전이 보다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엇갈리는 소비 행태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를 억제하지만은 않는다. 사려고 하다가도 가격이 더 내릴 것을 기다리든지, 세일 행사 등을 기다리는 모습만을 상상하기 쉬우나 어떤 경우에는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 필요 이상으로 사재기를 할 수도 있다. 청룡열차를 탄 것처럼 솟아올랐다 곤두박질을 친 유가와 천정부지로 뛴 환율을 생각하면 수입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제품과 수입품에 대해서는 사재기와 같은 반응도 나올 수 있다.

 
       소비자는 제품의 기본 효용을 포함하여 구매가 발생하는 시점에서의 경제성 등 더욱 많은 기준을 가지고 ‘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그런 변화된 기준에 맞추어 기존의 형태와는 다르게 잘게 쪼개서 꼭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하거나, 몇 가지 제품들을 합쳐서 구매하는 형태가 잦아질 것이다.


        어떤 형태의 구매를 했든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불안해하기 쉽다. 마치 시험을 앞둔 학생이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했어도 맘이 놓이지 않아서 계속 참고서를 들추어 보며 초조해 하고, 시험을 본 연후에도 혹시나 답을 밀려 쓰지 않았을까 안절부절  하는 것과 비슷한 행태이다.




‘작은 행복’의 추구와 사람에 대한 그리움

        

        이런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소비자들은 나름대로 다각적인 노력을 하게 된다. 잠시라도 세상의 어수선함을 잊고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그런 ‘작은 행복’, ‘소소한 쾌락’을 추구하게 되는데, 제품으로 보면 영화나 술이 대표적이다. 가족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가족이야말로 나를 끝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지막 보루요, 내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들을 위한, 가족들이 함께 쓸 수 있는 제품들은 불황기에도 상대적으로 크게 타격을 입지 않는 편이다.


        불황기에는 방문판매의 비중이 늘어난다. 혹시나 충동구매를 하게 될까 매장 방문 자체를 꺼리는 소비자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적극성도 한 요인이지만, 사람과 사람의 ‘정(情)’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이 더욱 큰 이유이다. 괜히 뒤처지는 것 같은 나에게 말을 건네  주고, 나의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의 존재 자체가 고맙게 느껴지는 것이다.




홈플러스다운 따뜻한 일관성이 필요




        매장에서 고객과 얼굴을 맞대고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불황기에 방문판매와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불황기에 비용절감을 명목으로 매장의 직원 수를 줄이는 유통업체들이 많은데, 그런 경우 정상적인 시기에 비하여 힘든 결정을 하고 매장에 온 고객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결국 완전히 등을 돌리게 만들기 십상이다. 홈플러스의 강점인 매장 내에서의 친절, 스킨쉽을 기본으로 한 대인(對人) 서비스가 불황기에 빛을 발할 것이다.


        문화센터를 비롯한 가족 단위로 오는 고객들을 위한 부대시설도 불황기의 소비자 행동 특성과 잘 맞아 떨어질 수 있는 요소이다. 외식이나 돈이 많이 드는 레저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고객들을 매장으로 유인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위한 뭉치 구매로 유도할 수 있다. 나아가 고객과 장기적으로 돈독한 브랜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앞부분에서 얘기한 것처럼 불황기의 소비자들은 정보에 대해 끝없는 갈증을 가지고 있으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흔히 불황기에 제일 먼저 삭감되는 예산 중의 하나가 바로 광고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예산이다. 평상시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을 광고 중단이나 감소 등에 대하여 소비자는 바로 알아차릴 확률이 높다. 그리고 무언가 문제가 있을 거라고 예단하기 쉽다. 설상가상으로 불황기의 소비자들은 입소문을 퍼뜨리는 데 보다 적극적이다. 그리고 듣는 사람들은 입소문에 보다 크게 영향을 받는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폭되기 마련인 불안감의 속성으로 한번 퍼지기 시작한 부정적인 소문을 바로 잡기는 매우 힘들다. 커뮤니케이션 채널별 운용 변화는 줄 수도 있지만, 노출 정도는 일관되게 유지하여야 한다.


        2009년의 불안해진 소비자들은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주는 그래서 예전의 안정되고 좋았던 시절을 상기시켜 주면서, 의지하고픈 대상을 찾고자 할 것이다. 그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말을 걸고, 도와주고,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 바로 이제까지 홈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잘 해왔던 것이다. 움츠려들지 않고, 홈플러스의 길을 더욱 힘차게 나아가는 것이 2009년의 트렌드에 대해 홈플러스가 취해야 할 최고의 전략일 것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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