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1%에 속하고 싶어 한다

입력 2008-09-28 20:38 수정 2008-09-28 20:38


누구나 1%에 속하고 싶어 한다




1946년 7월 4일 캘리포니아의 홀리스터(Hollister)라는 작은 도시에서 폭주족 4천여명이 모여서 연례경주대회를 열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폭주족 단체의 시조격인 주로 2차대전 퇴역군인들로 구성된 POBOB(블루밍턴의 열받은 녀석들)이 주최를 하고 몇몇 갱단들이 함께 모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행사 도중 이유가 잘 알려지지 않은 채로 폭주족 한 명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나머지 4천여명의 폭주족들이 그를 빼내오기 위하여 감옥으로 돌입하는 폭동과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사건을 ‘홀리스터 폭동사건’(Hollister Riot)라고 합니다.




폭주족이 미국 전역에 그 이름과 존재를 떨친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의견 표명 요청을 받은 ‘전미 모터사이클협회(AMA : American Mocycle Association)'- 저희에게는 ’AMA‘라고 하면 ’미국마케팅협회(America Marketing Association)'이 먼저 떠오르는데, 사람들마다 처한 위치에 따라 같은 약어라도 다르게 해석이, 연상 되는 것이 다르겠죠-에서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99% motorcyclists were law-abiding citizens, and the last one percent were outlaws(99%의 모터사이클 애호가들은 법을 지키는 시민들이고 단지 나머지 1%만이 법을 어기는 작자들이다).”




이 말이 나온 이후 폭주족들은 모두 자신을 나머지 1%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통의 시민들도 1%에 들어가고 싶어 했죠. 아니면 최소한 모터사이클을 탈 때만이라도 괜한 욕도 하고 싸움도 걸고, 여자들에게 치근덕거리면서 범법자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 원래의 의도와는 달리 무뢰한 집단으로서 폭주족들의 성가와 인기를 높여주는 역할을 했던 언급이었습니다. 실제로 여러 폭주족 단체에서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패치 안에 ‘1%’라는 글자를 새겨서 자신들의 가죽점퍼에 붙이거나 같은 모양으로 문신을 새겨서, 사회 일탈자로서의 자신들의 상징으로 사용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예 그런 사회 일탈자로서 ‘One percenter'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겼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소수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일상에서의 반역과 일탈을 당연히 항상 꿈꿉니다. 그리고 그 소수자라는 사실이 그들끼리의 결속력과 동지애를 높여 줍니다. 90년대 초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여러 동아리가 있었지만 제대로 모임이 이루어지고 회원들끼리 서로 연대의 눈짓이나마 주고받는 것은 애플컴퓨터인 맥킨토시 사용자 동아리 밖에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들은 전체 학생 수의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수자였습니다. 학교에서 그들만을 위하여 따로 컴퓨터 몇 대를 들여 놓았지만 턱없이 부족했고, 동료 학생들과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파일 공유하는 것도 한 번 더 변환 과정을 거쳐야 하고 힘들었지만 그들은 그 자체를 즐기듯이 맥킨토시를 고집했습니다.




그들은 바로 소수자로서의 공동체의식과 골리앗과 같은 기성체제에 대한 반역의 정신을 물리적인 편리함보다 우선으로 둔 것이죠. 이 ‘반역’ 바로 ‘Rebel'이란 것이 바로 저는 애플(Apple)의 브랜드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아이포드의 성공이 애플에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바로 이런 애플의 ’반역‘이라는 브랜드 정신을 흐릴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포드는 자신의 성공을 스스로 부정하든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더 큰 브랜드에 시비를 거는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다시 모터사이클 이야기로 돌아가면, 60년대에 혼다(Honda)는 혼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착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며, 기존의 1% 인간들과 자신들을 차별화하며 더 큰 그룹을 노렸습니다. 상당히 성공한 전략으로 평가를 받고, 혼다라는 기업이 미국에 발을 붙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결국 혼다라는 브랜드는 그런 사회의식적으로 지극히 상식적인 99%의 사람들을 위한 모든 이의 브랜드 이상의 힘을 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흡사 내가 99%의 사람들을 위한 것일지라도, 1%만을 위한 것인냥 얘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하여야 합니다.




누구나 소수자이고자 하는 일탈의 꿈을 꿉니다!




* <조폭연대기>(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 추미란 옮김, 이마고)라는 신간의 모터사이클 갱단에 관한 내용을 읽다가 꼬리를 물고 생각이 나서 올렸습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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