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배운다

입력 2007-10-04 14:25 수정 2007-10-04 14:25
2007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배운다

 

      한국 프로야구가 1996년 이래 11년만에 관중 4백만을 다시 돌파했다. 입장 관객만으로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 10년간 상대적으로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감안하면 아주 고무적인 현상이다. 프로야구의 새로운 중흥기가 도래했다는 약간 섣부른 듯이 들리는 기대를 표현하는 관계자들의 목소리까지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이런 관중 증가가 가능했을까?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한국프로야구를 하나의 브랜드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도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올해 프로야구 관중 증대에 기여한 요소는 아래에 제시한 것들 이외에도 많지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도 응용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우선 뽑았다.

 

1. 고객을 즐겁게

프로야구는 페넌트 레이스에서, 그리고 최종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승부를 다투는 것이고,관중들은 그런 승부와 그에 수반되는 선수들의 플레이들을 즐긴다. 아주 근본적으로 관중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들여서 즐겁게 경기를, 승부를 즐기기 위해 오는 것이다. 약간 닭과 달걀의 문제와 비슷하지만, 이전 한국 프로야구는 관중이라는 존재를 잃은 채 자신들만의 승부에만 너무 집착했던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어차피 해봤자 적자라는 인식이 강하여 관중 동원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올해 초 프로야구계에서 가장 입에 많이 오르내렸던 단어 중의 하나가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결합시킨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였다. 관중, 야구팬이라는 잊혀지거나 외면당했던 부분에 눈을 돌렸고, 관중을 즐겁게 하자는 움직임들이 있었다. 그 기폭제 역할과 함께 대표적으로 흥행몰이를 한 것이 바로 이만수 코치의 소위 팬티 퍼포먼스였다.

갈수록 고객들은 심각한 것을 싫어한다. 일단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거리로 고객을 유인해야 한다.

 

2. 새로운 요소의 수혈

이만수 코치도 왕년의 스타로서 미국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예전 팬들의 향수와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변해야 한다는 분위기와 시기에 맞추어 선진 야구의 바람을 함께 불러 오는 역할을 하였다. 여기에 선수로서 빅 초이(Big Choi)로 불리던 최희섭을 비롯한 메이저리거들의 한국 무대 데뷔는 별 큰 변화가 없던 프로야구 경기라는 제품에 새로운 볼거리나 흥미 요소를 도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 왔다. 비록 성적 자체가 크게 두드러진 경우는 유감스럽게도 없었으나, 존재감 자체만으로 팬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고, 경기장으로 유인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아주 지엽적인 요소라도 분위기를 뒤바꾸고 소비자들이 다시금 시험해 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브랜드 자체의 활력을 유지, 강화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3. 얘기가 될 거리를 마련하라

야구는 기록경기이다. 흔히 산정하는 타율, 홈런, 타점 등의 타자들을 평가하는 요소말고도 따지는 것들이 많다. 양준혁의 2천안타, 리오스의 거의 퍼펙트 투구를 동반한 22승 달성, 지칠줄 모르는 송진우의 노익장 역투 등과 같이 올 한 해는 화제가 될 수 있는 기록들이 많았다. 산술적으로 하나의 안타, 1승 1승이지만, 그것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서 그 가치는 달라진다. 높아진 팬들의 수준에 맞추어 올해의 한국프로야구계는 계속 팬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PR능력, 버즈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전에 비해서 아주 돋보였다.

고객들은 계속 흥미거리를 찾아서 움직인다. 그들의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게, 끊임없이 화제거리를 제공하라.

 

4. 대표주자를 만들어라

올해 상반기 흥행몰이의 주인공은 롯데자이언츠였다. 롯데의 성적이 올라가면서 가장 열광적인 홈팬을 가졌다는 롯데는 전국 관중몰이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실버 불릿(Silver Bullet)이라고 하는데 그런 대표주자를 가지고 다른 포트폴리오상의 제품들을 이끌도록 하여야 한다. 포트폴리오 상의 모든 것이 일렬로 진군할 수는 없다. 선봉대장 혹은 견인차(Leading cart)라고 하듯이 그런 역할을 하는 대표제품을 키워야 한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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