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어느 나라가 더 인터넷 선진국인가?

입력 2005-10-28 15:03 수정 2005-10-28 15:03
미국과 한국, 어느 나라가 더 인터넷 선진국인가?

 

      우선 연령별 인터넷 이용률로부터 살펴보자.

      아래의 자료는 한국은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2005년 6월에 실시한 '2005년 상반기 정보화 실태조사'를, 미국은 '퓨 인터넷 & 어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Pew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에서 거의 같은 기간인 2005년 5월에서 6월초까지 조사한 결과를 사용했다. 각기 다른 조사기관의 결과인지라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가 있고, 세대를 나눈 기준도 다르지만, 전반적인 추세와 양태 정도는 알아볼 수 있다.

 











한국



20대



30대



40대



50대



60세 이상





97.2%



89.8%



67.2%



34.7%



11.0%





미국



18~29세



30~49세



50~64세



65세 이상



미국 성인 평균





84%



80%



67%



26%



68%

 

      한 눈에 알 수 있는 것이 우리 나라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바로 50대 이상에서 현저하게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다. 물론 지난 해와 비교하여 40대 이상의 이용률이 약 25% 정도, 특히 60세 이상은 7.3%에서 11%로 거의 50% 가까이 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인터넷 이용에서 세대간의 차이가 무척 크다. 이에 비해 미국은 20대, 30대에서의 이용률은 한국에 비해 떨어지지만, 50대 이상에서는 이용률이 현저하게 앞서고 있고,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65세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은 전년 25%에서 26%로 단지 1% 포인트 늘었을 뿐이다.

 

      수입별로도 그렇지만 학력별로 인터넷 이용률은 두 나라 모두에서 두드러지게 차이가 난다.









 



중학교 졸업 이하



고등학교 졸업



대학 졸업 이상





한국



10.1%



46.5%



79.5%





미국



29%



61%



89%

연령에서 보듯이 그 차이의 정도가 미국에서 우리 나라보다는 약간 덜한 편이다. 단일민족이라는 우리 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인종에 따른 이용률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70% 이상의 백인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비하여, 흑인들의 이용률은 57%에 머무르고 있다. 딱히 이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휴대전화 보유율은 흑인과 백인 사이에 차이가 없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광역시, 특별시와 같은 대도시와 군 단위 지역간의 이용률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작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도시 지역의  71.4%의 이용률에 비하여 군 단위 지역은 46.2%에 불과하다.

 

      초고속 인터넷의 사용율에서 한국과 미국의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터넷 이용자 중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가 53% 수준에 그치는 반면, 우리 나라는 무려 84% 이상이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또 하나 두드러진 것은 우리 나라의 경우 인터넷 이용도 상위 5%가 전체 인터넷 사용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인터넷의 이용에 있어 미국과 비교하여 우리 나라는 미국 대비 비교적 소수의 주도세력의 몰아치기, 집중도가 높은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인다고 하겠다. 미국의 경우 특기할만한 사항은 소위 '디지털 백래쉬(Digital backlash)'라고 하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저항, 의도적인 무관심, 배척하는 사람들이 큰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아예 인터넷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그룹이 2002년의 23%에서 별로 변하지 않은 22%를 차지하고 있고, 그 중에 1/3, 전체로 8% 정도는 인터넷에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고, 향후에 할 의향조차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는 2000년 해리스 인터액티브(Harris Interactive)의 인터넷을 사용했었는데,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한 사람들이 30%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물론 1999년에 PC업체인 '게이트웨이(Gateway)'에서 '40% 이상의 미국인들이 향후 인터넷을 이용할 계획이 없다', '26%의 미국인들은 인터넷의 필요성을 전혀 못 느낀다'는 조사 결과보다는 줄어든 숫자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숫자의 무시 못할 거부세력이 엄존하는 것이다.

 

      관련된 여러 조사 결과들을 수치로 나열하듯이 했는데, 한 꺼풀씩 벗겨서 보면 결국 인터넷의 본질과 배경이 된 사회상을 간접적으로 반영했다는 생각이 든다. 광고 회사에 다니다 보니, 1차적으로 인터넷을 광고가 실리는 하나의 매체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인터넷은 진부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또 하나의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매체로 보는 쪽은 기존 매체의 경쟁자로 인터넷을 본다. 그래서 인터넷 광고비는 기존의 매체의 출혈에 힘입어 늘어난다고 추론한다. 그러나 실상은 물론 인터넷 광고가 기존 매체의 광고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는 했지만, 기존 매체의 광고비도 절대 수치로 계속 늘고 있다. 즉, 올해 미국의 전체 광고비가 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인터넷 광고에 기인한 것은 2% 미만이다. 인터넷과 같은 기존의 세계에 덧붙여지는 또 하나의 세상으로 기존의 세계까지 넓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광고시장은 인터넷 광고비가 2003년 4%에서 올해는 전체 시장의 6%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는데, 경기의 여파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 광고시장은 몇 년째 정체 상태이다. 기존의 광고비라는 한정된 테두리에서 인터넷을 단순한 매체로 다루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데, 더 깊이 들여다 보면 기존의 잣대로 흑백으로 편을 갈라야 한다든지, 한 쪽으로 확 몰려야만 하는 사회 습성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

 

      거의 100%에 이르는 젊은 세대의 인터넷 이용률과 노년층의 급속한 사용 증가 추세, 초고속 초고속의 끝없는 속도 경쟁의 이면에는 내가 외국 친구들에게 가끔 쓰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은 표현으로는 대단히 'Communication-intensive'한 사회란 일면과, 1979년과 80년 그야말로 가슴 아픈 격동기에 주한 미군 사령관을 지낸 위컴(John A. Wickham)이란 작자의 경멸 섞인 표현에 따르면 '들쥐(lemming)'과 같은 속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으로만 비약하여 뭉퉁 그려 얘기하면, 한국 사회는 인터넷을 하지 않고는 살기가 대단히 힘든 반면 미국은 인터넷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자, 어느 국가가 더 인터넷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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