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어느 날, 스코틀랜드 던디(dundee)에서의 장례식.

영국군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했다가 24살, 한창의 나이에 목숨을 잃은 스코틀랜드 출신 케빈 엘리오트(Private Kevin Elliott) 상병의 장례식이었습니다.

마음들이 무겁기만 한 자리에 난데없이 연두색 여장을 한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드레스코드, 이 엄숙한 분위기에 무슨 장난질이냐고 그를 쫒아내려 하였습니다. 마침 케빈의 할머니가 사람들을 말려 그의 참석을 허락했습니다. 형광 색 드레스에 유치한 분홍색 양말을 신은 우스꽝스런 조문객은 케빈의 둘도 없는 친구 배리 델레이니(Barry Delaney)였습니다.

둘은 파병되기 전날 약속을 나누었습니다.
“둘 중 하나가 먼저 죽으면 나머지 한 명이 여자 드레스를 착용하고 장례식에 참석하자. 무덤 속에서 그거 보고 마음껏 낄낄대며 웃을 수 있게.”

사연을 알게 된 장례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루었습니다.

누군가가 말했다지요. ‘내가 세상에 태어날 때, 나는 울고 있었다. 모든 사람은 웃고 있었다. 내가 세상 떠날 때, 나는 웃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울고 있다. 그게 행복한 인생이려니....’
무덤 속에서 낄낄대며 한없이 행복했을 케빈.

약속, 웃음, 우정, 삶과 죽음.....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 아침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