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가르치지 마라

입력 2011-06-01 00:00 수정 2011-06-01 00:00


"발 벗고 나서다.", "발 뻗고 자다.", "발에 차이다.", "발을 구르다.", "발을 끊다.", "발을 빼다.", "발을 뻗다.", "발이 내키지 않는다."……. 유독 우리말에는 의외로 발에 관련된 관용구들이 많다.
"발이 손이 되도록 빌다.", "발이 뜸하다.", "발이 잦다.", "발이 저리다.", "발이 짧다."……. 그러고 보면 발이 곧 인생의 축소판이라 여겼던 조상들은 인생은 발로 통한다고 여겼던 듯 하다.
성경에도 발에 대한 언급이 나타난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이다. 예수님이 행하신 세족식은 그 당시 노예들이 맡아 하는 일로써 하인 중에서도 가장 천한 부류에 속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었다. 예수님은 하필 발을 씻기려 하셨을까? 세족식에 숨겨진 영적 비밀을 매튜 헨리(Mattew Henry)는 이렇게 풀이한다.
“많은 성서 번역자들은 주님께서 그의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을 주님의 모든 사명 중 대표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님은 그 자신이 하나님과 동등하며 모든 것이 그의 것임을 알고 계셨다. 그런데도 그는 영광의 책상에서 일어나셔서 빛의 겉옷을 벗으시고 인간성으로 허리띠를 두르시고 하인의 형태로 오셨다. 그는 누구의 도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고 오히려 돌보아 주시기 위해 오셨고 피를 쏟고 영혼까지고 쏟아 주시고 죽으셨다. 그래서 우리의 죄를 씻을 수 있는 대야가 준비되어진 것이다.”
마침 정호승의 <세족식을 위하여> 란 시가 눈에 띄었다.

사랑을 위하여
사랑을 가르치지 마라

세족식을 위하여 우리가
세상의 더러운 물속에 발을 담글지라도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다고
가르치지 마라

지상의 모든 먼지와 때와
고통의 모든 눈물과 흔적을 위하여

오늘 내 이웃의 발을 씻기고 또 씻길지라도
사랑을 위하여 사랑의 형식을 가르치지 마라

사랑은 이미 가르침이 아니다
가르치는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밤마다 발을 씻지 않고 잠들지 못하는
우리의 사랑은 언제나 거짓 앞에 서 있다

가르치지 마라 부활절을 위하여
가르치지 마라 세족식을 위하여

사랑을 가르치는 시대는 슬프고
사랑을 가르칠 수 있다고 믿는
믿음의 시대는 슬프다

스승이 제자의 발을 씻기실 때 당혹스러워 했을 제자들이 얼굴이 오버랩 되면서 '사랑을 가르치지 말라'는 시어가 가슴을 저민다.
CHO(Chief Happiness Officer) 송길원은 행복프로듀서, 행복촌장, 행복전도사로 불린다. 고신대학과 동대학원, 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아내 김향숙과 사이에 예찬과 예준 두 아들이 있다. 가정문화를 퍼트리는 문화게릴라로 불리는 그는 수도 없이 가정회복의 아이디어를 퍼트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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