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Cool)하게 살아야 할 이유

입력 2010-05-31 11:01 수정 2011-03-10 10:04


쿨(Cool)하게 살아야 할 이유

금슬 좋기로 소문난 할아버지 할머니 교포 부부가 계셨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끔찍이도 아꼈다. 할머니가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대신해 주었고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은 모두 할아버지 몫이었다. 운전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세금을 내고 은행일 보는 것까지도 할아버지가 다 도맡았다. 모두들 부러워했다. 할머니 스스로도 나는 부복(夫福)이 많다며 은근히 자랑하고픈 눈치였다. 주위 사람들은 할머니를 일러 “복덩이 할머니”라 했다.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것 같던 부부에게 때 아닌 위기가 찾아왔다. 할아버지가 병으로 쓰러지더니 영영 일어나지를 못했다. 할아버지에게 기대 살던 할머니에게는 난감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렇게 간단해 보이던 은행 일도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운전이었다. 한발자국도 우직일 수가 없었다. 앞이 캄캄했다.
모든 것이 생소했다. 사회 적응 훈련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운전시험도 몇 차례 낙방을 한 다음에야 겨우 합격이 되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기쁨을 안고 할머니는 차를 몰아 할아버지 산소를 맨 먼저 찾았다. 그리고 무라고 했을까? 할머니는 열쇠꾸러미를 무덤에다 내동댕이치며 울부짖었다. “봐, 나도 할 수 있잖아!”
이래서 사랑도 왜곡된다고 하는 것일까? 할아버지 그늘 아래서 뜻밖에도 할머니는 자신의 무능력만을 학습하며 살았던 것이다. 할아버지란 거대한 보호막이 사라지고 나서야 자신을 찾아낸 할머니.
이 대문에 가족관계도 쿨(Cool)해야 한다고 한다. 쿨은 종종 Post it Relationship으로 표현된다. 어디에 붙였다 떼 내도 흔적이 없는 관계 즉, 미련과 집착을 버리고 좀 더 시원스럽게 살아보자는 것이다. 어는 사이 우리 사회는 쿨한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집단주의에 묻혀 개인의 자율성이 사장되었던 구세대들에게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도발일지 모른다. 즉 허례 허식과 과장, 명분에 목을 매달았던 가치관을 하루아침에 버린다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쿨은 불안한 관계에 대한 일종의 방어기제 일 수 있다. 친밀감에 근거한 가족이나 애정관계 마저 믿을 수 없는 세상에 대한 하나의 반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우 합리적인 사고인 듯 하지만 그 속에 극히 개인주의가 도사리고 있다고 비판받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쿨은 가족관계에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가족집착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지나친 가족 집착이 가족의 동반자살과 집단자살로 나타났다. 자식이 곧 자신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거기다 지아비를 따라 자식들을 버려 두고 죽는 죽음까지도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여기는 왜곡된 사랑에 익숙해져 있다.
이제라도 서로가 독립성과 개별성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차이와 한계를 인정해 살아보자는 쿨의 정신은 한국사회가 새롭게 학습해야 할 사랑의 기술이다. 마치 고속도로에 방향 표시와 안내 표지판이 있어 안전과 생명을 담보하듯 사랑의 고속도로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경계선을 그어 행복과 기쁨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조화, 애정과 집착의 균형,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경계..... 드디어 우리의 사랑도 업그레이드를 요구받고 있다.
CHO(Chief Happiness Officer) 송길원은 행복프로듀서, 행복촌장, 행복전도사로 불린다. 고신대학과 동대학원, 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아내 김향숙과 사이에 예찬과 예준 두 아들이 있다. 가정문화를 퍼트리는 문화게릴라로 불리는 그는 수도 없이 가정회복의 아이디어를 퍼트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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