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폭락에 대처하는 차선(次善)의 방법

입력 2016-01-23 15:53 수정 2016-01-25 09:19

글 김의경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폭락을 했습니다. 상해증시의 경우, 사실상의 새해 첫날인 1월 4일부터 7%가 넘게 폭락을 했고 그 이후에도 수 차례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할 정도로 증시는 곤두박질쳤습니다.

 

참고로 ‘서킷 브레이커’란 증시가 급등이나 급락을 할 경우, 비이성적인 매매행동을 완화시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주식매매를 강제 중단시키는 조치를 의미합니다.

 

이미 세계경제의 커다란 한 축이 되어버린 중국이 이렇게 무너지니,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 증시도 그 여파가 대단했습니다. 급기야 코스피지수 1,900선이 깨기도 했습니다.

 

 

♠ 중국 증시폭락, 이미 오래 전부터 상당수가 알고 있었다

 

사실상 중국 증시의 폭락은 갑작스레 찾아온 불청객은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작년 초부터 상당수의 전문가들과 시장 참여자들이 경고를 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중국발 증시 하락은 예상치 못했던 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제 칼럼을 찾아봐도, 작년 8월 23일자 「중국 위안화 절하! 좌판(坐板)을 거둬 들이며 생각해 본다」에서 벌려놓은 좌판을 당분간, 아니 어쩌면 좀더 오랫동안 거둬 들여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제가 예언가라는 말이 아니라 당시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그 보다 더 앞선 작년 4월 30일자에는 「진짜 기회는 버블 붕괴 후에 찾아온다」라는 칼럼에서 2000년초 있었던 주가폭락 직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내 주가가 이미 버블이고 자신들은 투기를 하고 있다고 인정하였으나, 폭락 직전까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투기에 동참했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주가 버블시기에는 누구나 곧 폭락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당장의 버블에 취해 좀처럼 주식시장을 빠져나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정말 폭락이 찾아오면 그때야 화들짝 놀라며 투매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필패(必敗)의 신화(?)를 만들곤 하죠.

 

 

♠ 급등할 때 안 빠져 나오고, 급락하면 그제서야 빠져 나오니…

 

주말에 과거 감명 깊게 읽었던 책 한 권을 책장에서 찾아 펼쳐 보았습니다.

 

80, 90년대 미국 최대의 펀드였던 피델리티 마젤란펀드의 매니저로 전설적인 투자 수익률을 남기며 한 때를 풍미했던 ‘피터 린치(Peter Lynch)’가 쓴 「One Up on Wall Street (번역본: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라는 책입니다.

 

책 서문에 그가 겪었던 ‘블랙 먼데이’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참고로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란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뉴욕 다우존스 평균주가가 사상 최대치로 폭락한 날을 말합니다. 전일 대비 무려 22.6%(다우지수 508포인트)가 빠져서 ‘검은 월요일’이란 이름이 붙었고 이 주식 파동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영국, 홍콩 등 주요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전세계적인 주가 폭락을 가져왔었죠.

 

물론 당시 그도 간만의 휴가도 망칠 만큼 정신 없이 동분서주하면서 매도주문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그날을 회상하며 ‘10월의 교훈’이란 소제목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When you sell in desperation, you always sell cheap.” (p30)

(절망 속에서 팔게 되면, 당신은 언제나 싸게 팔게 된다.)

 

 

♠ 필패(必敗)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과 차선의 방법

 

결론적으로 이번 증시에서 필패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작년 8월 이전에 증시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누차 말씀 드리지만 이 방법은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가 버린 후입니다. 최선의 방법인 최적의 시기를 놓치고 만 것입니다.

 

그럼 필패하지 않을 차선의 방법은 무엇일까요?

 

폭락장에서 버티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이 우수한 기업에 투자했을 때라는 단서는 붙습니다.

 

하지만 필패하는 사람들은 '이미 시장이 과열되었으니 빠져 나와라' 할 때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정작 '이미 빠져 나오는 건 늦었으니 일부라도 회복할 때까지 조금만 더 버텨보자' 할 때는 황급하게 팔아 치웁니다.

 

그래서 피터 린치는 블랙 먼데이가 있었던 1987년 10월의 교훈으로 또 이런 말을 합니다.

 

“Whether it’s a 508-point day or a 108-point day, in the end, superior companies will succeed and mediocre companies will fall, and investors in each will be rewarded accordingly.” (p30)

(하루에 508포인트가 빠지든 108포인트가 빠지든, 결국 우수한 기업은 성공할 것이고, 그다지 좋지 않은 기업은 실패할 것이다. 투자자들 각자는 이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주식 투자를 망치는 건 시장이 아니라 사람들의 과도한 탐욕과 지나친 공포인가 봅니다.

 

지금은 폭락장. 쫄지 맙시다. (글: 김의경 / 2016.1.23 @한경닷컴)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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