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4)-다양성 속에 하나로 뭉치는 힘

입력 2006-08-18 00:50 수정 2006-09-04 12:07
미국 George Washington 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와있던

Barry Rubin 교수의 ‘디아스포라(Diaspora) 문화’특강

시간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강의실로 미리 가서 맨

앞자리에 앉은 나였다.

 

13년 전 히브리대학의 소강당 맨 앞자리. 그날 강의 시간에

사용했던 노트를 실로 오랜만에 꺼내 본다. 색깔이 노랗게

변해 버린 나의 노트에 적혀있는 말을 재구성해 보며

다양한 유태인의 종류에 대해 적어 본다. 마치 Rubin 교수님의

열성적 강의를 지금 듣는 것과 같이 말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 라는 말은 이스라엘의 멸망 이후

전세계로 유랑하기 시작한 유태인들의 흩어짐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흩어졌지만 메시아를 기다리고 언젠가는 우리의

유일신이 약속하신 땅으로 회귀하려는 유태인들의 간절한 바램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전통적으로 유태인들의 혈통은 부계였습니다. 그러나

십자군 전쟁 이후에 모계로 바뀌게 되었죠. 성지인 예루살렘을

회복한 십자군들에 의해 우리의 아버지들은 무참히 살육을

당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와 누이들은 무자비하게 겁탈을 당했죠.

겁탈 당한 우리의 어머니와 누이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과연 누구라고 해야했을까요.? 이방인들이 뿌리고 간 

씨앗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했을까요.? 여러분들 생각해

보세요. 이런 슬픈 역사 때문에 혈통주의를 바꾼 우리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아마 부계를 계속 고집했다면 우리 유태인들은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을 것입니다. 우린 모계혈통주의로

우리의 율법을 바꾸었답니다.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었죠.

이런 우리들의 모계혈통주의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답니다.

물론 아버지가 유태인인 경우도 개종절차를 밝으면 유태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유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는 아주 어려운 것이니 이 중에서 유태인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신중을 기하세요. 하하하"

 

Rubin 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강의를 이어 갔다. 

 


 

 

 

 

 

 

 

 

 

 

 

 

 

 

 

 

(예루살렘 최고 번화가인 Ben Yehuda 거리)

 

" 이스라엘이 멸망한 이후, 세계 각지로 흩어졌던 유태인들

가운데 독일, 폴란드, 러시아 등의 북유럽에 정착했거나,

히틀러의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주한 유태인을

‘아쉬케나짐(Ashkenazim)’ 이라고 부른답니다.

여러분 앞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나 자신도 아쉬케나짐 입니다.

여러분들이 나를 보다시피 난 백인입니다."

 

" 스페인이나 북부 아프리카, 그리고 중동 각지로 퍼졌던

유태인들은 세파르딤(Sephardim)이라고 불리는데 백인보다는

아랍계처럼 생겼죠, 저기 앉은 저 친구가 세파르딤 같이

보이는 군요. 하하하."

 

교수님의 이 말에 교실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얼굴이 상기된 그 친구가 계속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여러분들, 소수의 아쉬케나짐이 이스라엘의 지도층을 이루고

경제적으로도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나요.?

우리 유태인 사회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생각보다 많이 있고

출신지에 따른 지역감정 같은 것이 있답니다. 여러분들이 믿기

어렵겠지만, 유태인들은 결코 하나의 민족이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메시아가 다시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뭉쳐진

집단일 뿐입니다. 인종적으로는 완전히 다르지만 단지 믿음으로

단결된 종교집단입니다. 잘 교육되어진 종교집단인 셈이죠."

 

교실 안은 이 말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이 튀어나왔다.

 

" 교수님, 그럼 유태인은 인종적 개념이 아니고 종교적

개념이라는 말씀이신가요.?"

 

 

                                 - 다음 칼럼으로 계속 -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에서 국제통상협상론과 무역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해외파견 근무 및 55개국 300여개 도시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문화에 대한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한류산업과 다문화시대의 협상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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