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얼음을 깨라.

입력 2006-08-03 13:23 수정 2008-07-25 02:39
난 유럽을 참 많이도 갔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정말 한 때는 밥 먹듯이 다녔다. 동구의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를 다녔다. 학생 때는 여행과 어학연수로, 대기업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직장인이 되어서는 출장으로 다녔다.

유럽 출장의 묘미는 기차로 이동할 때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반도국가라서 기차로 다른  나라의 국경선을 넘는 다는 것이 잘 실감나지 않지만 국경선을 경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유럽 국가들을 다닐 때면 순식간에 독일에서 프랑스로, 프랑스에서 스위스로,스위스에서 오스트리아로 국경선을 넘나들게 된다. 물론 국경을 넘는 일은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진다. 여권을 검사하는 사람들도 없고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실핏줄 같이 대륙의 곳곳을 이어주는 철도의 효율성이 느껴지는 진다.

유럽에서 큰 도시에서 또 다른 큰 도시로 이동하거나, 한 나라의 도시에서 또 다른 이웃 나라의 도시로 이동할 때 타는 장거리 기차는 보통 객실을 가지고 있다. 보통의 경우, 한 방에 여섯 명이 들어갈 수 있고 세 명씩 마주 보는 형태를 취한다.  이미 여러 명이 들어가 앉아 있는 상황에서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파란 눈의 유럽인들이 안에 있다면 왠지 쑥스러워지고 긴장도 된다.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들어가 보지만 어디에 앉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슬며시 빈자리를  찾아 앉아 본다.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외면하고 창 밖을 바라다 본다. 공허한 마음으로 아무 말도 없이 계속 창 밖을 바라다 본다. 적어도 이런 썰렁한 상황이 장거리 기차라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한 몇시간에서 길게는 십 몇시간씩 계속되는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

바로 앞에 마주 보고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려고 해도 이미 때를 놓친 상태이고 어색함이 엄습한 상황이어서 여의치가 않다. 앞에 앉은 파란 눈의 신사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상황은 점점 차가워져 간다.

 


 

 

 

 

 

 

 

그런데, 잠깐, 문을 열고 들어가는  다른 상황을 생각해보자.

“ Hi ~~, Can I sit here.?”

“Of course, You can.”

“ Thank you, my name is Brian”

“I am from Korea, I am going to Hannover.”

“ Oh !, really.? me, too”, “ My name is Heinz”


대화는 계속 부드럽게 이어져 가고 기차에서 내릴 즈음이면 주소와 이메일을 교환하고 서로  자신의 나라에 놀러 오라는 덕담까지 교환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글로벌 네트워킹이 형성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기분 좋은 대화를 터져나오게 말은 토익 시험의 reading 파트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도 아니고 영어 면접 시험에 나오는 긴 문장도 아니다. 그저 “ Hi ~~” 라고 말하는 것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제일 못하는 말은 고맙다 라는 말과 미안하다 라는 말로 알고 있다. 하지만 더 못하는 말은 그 말을 하기에 앞서 얼음과 같이 차가운 상황을 깰 수 있는 “ Hi ~~” 와 같은 말이 아닌가 싶다. 이 작은 한 마디가 긴 기차 여행을 아주 알 찬 대화의 시간으로 만들어 준다. 토익 만점을 받은 사람이라고 해서, 또 해외에서 MBA과정을 마친 사람이라고 해서 위와 같은 상황에서 “ Hi~~” 라는 말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스하고 열린 마음의 소유자만이 할 수 있다.

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마음을 열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정다운 목소리로 외치자. “ Hi~~” 외치는 순간, 당신은 이미 글로벌 네트워킹을 자랑하는 글로벌 인재의 길로 들어 서게 된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위의 예는 9년 전 나의 실제 경험이기 때문이다.

Mr. Heinz Brunner는 유명한 독일 회사의 CEO였고 지금은 독일의 Aachern에 살고 있다. 지난 3월 유럽 출장을 갔을 때 Heinz의 집에 초대 받았다. 내가 만약 그 때, “ Hi~~” 라고 외치지 않고 얼음과 같이 차가워 보이는 상황을 깨지 않았다면 글쎄~~~.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에서 국제통상협상론과 무역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해외파견 근무 및 55개국 300여개 도시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문화에 대한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한류산업과 다문화시대의 협상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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