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식 의사결정방식

입력 2006-08-03 02:57 수정 2006-08-31 17:01
브라이언, 자네의 의견은 어떤가.?”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진행되는

staff 회의에서 가장 먼저 나에게 질문은 던지시는

분은 대사님 이시다. 오늘 회의의 주제는 대사관

직원들이 조류독감 백신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맞느냐이다.  대사님의 설명은 계속 이어진다.

 

“ 지난 주에 말한 바와 같이 덴마크 본국에서

대사관의 모든 직원들에게 조류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지시해 왔어요. ”

“ 동 건 관련 다들 좋은 의견 있으면 이야기해 보세요.” 

 

 “ 제가 조사해 본 결과, 한국에서 영어로 말하기가

가능한 의사의 진료비는 그렇지 못한 의사 대비

약 두 배 정도 비싸다고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 나를 포함한 덴마크 외교관들도 다 같이 맞아야 하니

영어를 쓰는 의사로 해야겠군요.”“주사를 맞기 전에

알레르기 반응 같은 것을 인터뷰 해야 하니까요.”

대사님께서 웃으시며 말씀을 이으신다.

 

 

“ 그리고 대사관으로 의사와 간호사를 직접 불러

접종을 할 경우에는 병원에 한 사람씩 가서 맞을 때

보다 그 비용이 다시 두 배 정도 늘어납니다.”

나는 설명을 이어 갔다.

 

“ 음, 그렇군요 ” 잠시 생각을 하시던 대사님께서

다시 말씀하신다. “ 각 자가 병원에 가는 시간도

고려해야 하고 병원에 오가는 비용도 발생하니

금 주 중에 시간을 정하여 대사관에서 접종을 하도록

하십시다.”“ 여러분들 같은 고급인력이 병원에 오고

가면서 생기는 업무상 손실이 더 큰 것 같아 이렇게

결정합니다.” 

대사님께서 미소를 지으시면서 말씀하신다.

모든 대사관 직원들이 함께 웃었다.

 


 

 

 

 

 

 

 

 

 

 

 

작년 가을에 있었던 대사님 주재회의 때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한국과는 자못 다른 덴마크식

의사결정을 체험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너무 나도 당연한 것처럼 보여도 한국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모습들이 있다.

 

첫째, 회의할 때는 모든 참석자가 평등하게 발언권을

가진다. 어떤 의견이라도 말할 수 있는 분위기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어떻게 보면 회의라는 말 자체가

덴마크인들에게는 직급과는 전혀 관계 없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스럽게 말하는 것과 같다.

 

둘째, 신속한 의사결정이다. 합리적인 것에 대해서는

시간을 끌지 않고 그 자리에서 결정을 한다.

모든 사람이 참석해서 듣고 있는 자리에서 결정이

이루어지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없다.

 

셋째, 모든 결정의 중심에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상이 깔려있다. 비용적인 효율성보다는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한 효율이 더 중요한 결정의

원칙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사회적 투명성(social transparency)이

가장 높은 나라 덴마크. 작지만 강한 나라 덴마크.

바이킹의 리더십을 실생활에 활용하는 나라 덴마크.

매일 매일의 일상에서 덴마크식 의사결정을

체험하고 있노라면 학생 때 경영학 원론에서 읽었던

구절이 그대로 되살아 난다. 이미 알고 있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구절들.

 

혁신과 효율을 사회 각 분야에서 외치는

우리의 현재 상황과 많은 비교가 된다. 중요한 것은

생활 속에 이미 스며있는 혁신과 효율은 단지 하자고 

외치는 그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에서 국제통상협상론과 무역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해외파견 근무 및 55개국 300여개 도시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문화에 대한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한류산업과 다문화시대의 협상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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