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트

입력 2012-11-30 12:42 수정 2013-03-06 07:07

 




월동준비로 부산을 떨었더니 먹을거리가 한가득입니다.
고구마, 사과, 배, 단감, 홍시, 곳감, 인절미, 호박죽...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에 든 터라 저녁식사 이후엔 먹지 않는다는 수칙을 지켜왔지만 새벽까지 작업 하는 날은 이 금기가 깨집니다. 

이럴 때, 저는 간장말이 김밥을 만들어 먹습니다.
김 한 장을 구워 밥을 펴 얹고 간장으로 간을 맞춰 도르르 말아 무김치와 함께 먹는데 한 줄이 알맞습니다. 저희 집에선 이걸 '장말이'라 하는데 겨울밤 출출할 때 식구들도 즐겨 먹는 야식입니다.
어머니가 밥상을 차려주시던 시절의 김 먹는 방식에 따른 것이지요.

요즘엔 구이김을 선호하는 추세지만, 식용유와 소금으로 범벅이 된 구이김 보다 맨김으로 구워 바로 먹는 게 좋다고 김 생산하시는 분들은 얘기 합니다.
수년 전부터 관행으로 이어 온 김 생산방식을 지양하고 (산을 쓰지 않고 )바닷물에 잠긴 김발을 부표 위로 올려놓고 햇볕에 노출시키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하는 '장흥무산김'엔 김의 맛과 향이 살아 있습니다. 김양식에 산을 쓰지 않은 장흥 회진 앞바다에는 낙지며 굴이 산을 쓰던 때 보다 훨씬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저희가 고향집에 내려가면 자주 김밥을 싸주시곤 했는데 속을 넣지 않으셨습니다.
다시마 조각을 두어개 넣고 고슬하게 지은 밥을 금세 구운 김에 얇다랗게 싸서 반찬과 함께 내놓으셨는데 저는 그 김밥이 좋습니다.
  
김밥 싸들고 무등산 초입의 토끼등으로 가족소풍 가던 날이 떠오릅니다.
80년대 말, 은퇴를 앞둔 아버지가 운전을 배우더니 곧장 승용차를 구입하여 저희들을 태우고 시운전을 하러 가던 날이었습니다. 2월이라 날씨는 쌀쌀했고 산등성이엔 희끗희끗 잔설도 보였는데, 맑은 하늘과 산의 정기로 막혔던 가슴은 탁 트였고, 헛헛하던 제 마음도 훈기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산장의 밥집 아랫목에 앉아 백숙과 닭죽을 먹으니, 서울살이로 지친 저의 마음에 따순 온기가 생기고 다시 살아볼 용기를 얻습니다. 자식의 상처를 당신의 것으로 품고 다독여주시는 부모님이 바로 저의 구세주다 싶었지요. 

충무김밥은 오징어무침과 무김치가 찬으로 곁들여지지만, 어머니는 멸치볶음과 계란말이 무장아찌를 마련하셨습니다. 거의 정형화된 김밥 속재료(단무지, 당근, 달걀지단, 맛살, 햄, 우엉, 시금치나 오이)를 넣은 김밥도 좋지만 속이 들어가지 않은 김밥에 반찬을 곁들여 먹는 방식도 새롭습니다.
 
저희집의 밥상엔 멸치볶음이 연중 빠지지 않고 오르는 기본찬입니다.
멸치는 다듬지 않고 먹는 세멸(가이리)을 사용하지만 조리법은 자주 바꿉니다.
고추장으로 만들기도, 간장과 물엿을 끓인 양념에 호두나 땅콩를 넣어 만들기도, 멸치를 고춧가루와 간장 청양고추와 다진마늘로 무치기도 합니다.
식구들의 반응은 달달한 멸치볶음보다 칼칼하게 무친 멸치가 더 좋다 합니다.

위와 장이 쉬어야 할 시간에 식사를 하였으니 소화를 돕는 후식은 필수입니다.
이럴 때엔 요구르트가 제격이겠지요.
시판되는 요구르트엔 가당된 게 많아 오래 전부터 요구르트를 집에서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처음엔 우유에 종균을 넣고 요구르트 제조기에 담아 만들었는데, 요즘엔 플레인요구르트를 구입하여 사용하니 더 간편합니다.
 
발효시간을 잘 맞춰야 하는 게 주의할 점인데 깜박하다 시간을 넘겨 버리면 신맛이 강하고 단백질과 물로 분해되어 먹을 수 없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기구는 오래 전, 어느 제약회사에서 만든 것을 구입한 것인데 4시간이 가장 알맞은 발효시간이더군요. 액상이 연두부 형상으로 응고되었을 때 용기에서 꺼내 바로 냉장시켰다가 먹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구르트는 감식초를 더해 샐러드 드레싱으로 써도 좋습니다.  

요구르트를 상용 하니 몸에 여러 가지 좋은 반응들이 나타납니다.
배변이 수월하고 색깔도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요구르트는 간식이 아니니 식사 후에 드시는 게 좋고 과용하면 설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빈 속에 드시면 위산의 과다로 위를 상하게 할 수도 있으니 알맞게 드시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겠지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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