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 화살 그리고 세월

입력 2016-01-06 09:49 수정 2016-02-02 15:19
마를린 몬로가 기타 연주를 하며 주제가를 부른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이 있다. 가사를 보면 < 사랑은 그 강을 항해하는 여행자, 이리저리 휩쓸리다 영원히 폭풍의 바다로 사라지지요. 강물이 날 부르는 소리로 들을 수 있어요. 돌아오지 않을 거야, 돌아오지 않을 거야. ~ 중략> ‘돌아오지 않는 강’은 절대로 무사히 건널 수 없고 또 돌아올 수도 없는 전설로 인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돌아오지 않는 강’처럼 흘러간 물도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명리학에서 수(水 : 壬, 癸)를 윤하(潤下)라 한다. 그런데 건설현장에서는 불가피하게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의 자연낙하를 가끔 되돌리기도 한다. 필요시 펌프의 압(壓)을 이용(Pumping)해서 강제로 물의 방향을 바꾸어 역류(逆流)시킨다. 서울 명소가 된 청계천 물의 흐름도 사실은 펌프를 이용해 흐름을 반대로 바꾸어 놓은 것인데, 자연의 섭리를 깨트리는 행위가 아닐까.

 

또 한해가 쓰나미처럼 지나갔다. 어제와 똑 같은 색깔의 태양이건만 을미년이 아니고 병신년으로 이름을 갈았다. 이제는 사라진 2015년 을미년은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60년 후, 그러니까 2075년 을미년이 있지만 2015년 을미년은 이제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강’일 뿐이다. 병신(丙申)생인 필자도 올해가 지나가면 120세를 살지 않는 이상, 내 생에 이제 병신년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인생에서 돌아오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입 밖에 나온 말, 시위를 떠난 화살, 그리고 흘러간 세월이 그것이다. 여기에 네 다섯 가지도 있는데, 혹자는 놓쳐버린 기회, 돌아가신 부모님이라고도 한다. 잘 나가다 한 치의 혀 때문에 낙마한 공무원이 가끔 언론에 보도 된 적이었었고 하룻밤의 술자리 실언으로 큰 프로젝트를 허무하게 허공으로 날린 지인도 있었다. 이 또한 ‘입 밖으로 쏟아낸 말’ 때문이 아니겠는가.

 

지난 달 말에도 예외 없이 많은 지인들이 현역에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나섰다. 모 건설사에서 인정받던 동기도 본부장 승진을 눈앞에 두고 탈락해 연말부로 돌아올 수 없는 길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 회사에서만 30 여년을 억척같이 일만 한 친구라 아쉬움은 더 컸으리라. 친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우고 인생 2막을 살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새해에 우리 모두 말(言), 화살 그리고 세월을 잘 다스려 은퇴시공에 차질이 없어야겠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기를 우리가 할 일은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것 뿐 이라고 하였다. 2016년 새해, 건투를 빈다! ⓒ강충구20160106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로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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