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과 몸의 해독에 유익한 음식

입력 2011-03-29 05:43 수정 2011-04-12 19:38
오락가락하며 애를 태우던 봄기운이 이젠 완연해졌습니다.
세상은 온갖 어려움으로 가득한데 영춘화와 산수유는 소리없이 노오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네요. 봄이 오는 길목은 늘상 명암이 교차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

이웃나라가 겪는 대재앙의 여파가 우리라고 안전할 수만은 없는 일이기에 제발 피해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암울한 소식들 때문이겠지만 올 봄은 몸도 마음도 쉬 가푼해지지가 않습니다. 의례 찾아오는 춘곤증과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걱정들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겨우내 움츠려들었던 몸 속의 세포들이 깨어나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니 활력을 북돋우는 음식들이 당기게 됩니다. 원기를 돋워 줄 봄나물들이 가득 출하되고 향기로운 과일들도 모진 추위를 지나 수확을 하게 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과일 씻을 때는 소금 한 숫갈을 넣은 물에 씻어 여러 번 헹구고, 푸성귀는 생으로 드시는 것보다 숙채로 드시는 게 독성을 줄이고 소화흡수에도 좋은 조리법이라 합니다.
가장 우려 되는 건 많은 양의 방사능이 직접 바다로 흘러드는 수산물의 오염이지 싶은데 아직은 크게 염려할 정도가 아니라 하니 그도 감사할 일이지요.

나른한 몸의 기운을 보해 줄 음식을 소개합니다.
수삼과 황기 마늘을 듬북 넣고 삶은 닭백숙은 맛도 있거니와 해독, 원기 회복에도 좋습니다.
닭이 다 익을 무렵 부추를 넉넉히 얹어 한 김 쐬인 후에 상에 내시면 백숙의 영양가를 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늘은 혈압을 낮추고 체내의 독소를 제거해주는 기능이 뛰어나며 면역력을 높여주고 위암의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으니 고기 드실 때나 봄철에 많이 드시면 좋겠지요. 꼭 고기와 함께가 아니라도 통마늘을 간장에 살짝 졸이면 밥반찬으로도 그만입니다.

황태채를 맑은 물에 헹구어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볶다가 다시마와 무 대파로 만든 채수를 붓고 끓인 황태맑은탕도 담백하고 시원합니다. 황태에는 메티오닌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숙취해소나 간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합니다.

조리법을 달리 하여 황태채를 물에 잠간 불렸다가 물기를 짜고 오이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쳐도 상큼합니다. 검은 쥐눈이콩을 식초에 담가 발효시킨 초콩도 해독에 좋고, 검은콩을 그냥 달여서 마시거나 콩물을 만들어 드셔도 체내에 쌓인 독소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합니다.

입맛을 살리는 음식에 상추쌈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우리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머니, 저는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풀 먹인 여름옷을 입고 싶어요.'
김훈 선생의 소설 <내 젊은 날의 숲>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위 이야기는 육이오 전란 때의 전투현장에서 작성된 한 학도병의 편지인데 용산의 전쟁기념관에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사진 전시회에 전시 되었던 자료를 보고 작가가 약간의 수정을 가한 글입니다.
총알이 퍼붓는 전장에서 죽음을 바로 앞둔 그 절박한 시각에 생각 난 그리운 상추쌈과 풀먹인 옷......
그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싸우다 스러져간 고혼들을 생각하니 별안간 마음이 아리고 숙연해집니다.

많이들 좋아하시는 삼겹살을 구워 마늘과 풋고추와 상추를 쌈장에 싸 드셔도 좋고, 너른 잎의 곰취를 살짝 데치거나 생으로 쌈을 싸서 드셔도 좋겠지요.
된장도 해독작용을 하지만 염도가 높아 건강에 해를 주기도 합니다. 짠 된장은 쌈장 만드실 때에 물기 짠 두부를 으깨서 고추장과 조청을 넣고 만들면 염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몸 안의 독소를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는 다시마나 곰피도 살짝 데쳐 초고주장에 찍어 드시거나 초무침을 만들어 드시면 입맛도 살아나고 건강에도 유익한 상차림이 되지 싶습니다.

체내의 독소를 없애는 일도 중요하지만 성품 속의 독성을 개선하는 일 또한 소홀히 하지 않으면 바른 삶에 다가설 수 없습니다. 파렴치한 습성은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도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子曰, 過而不改가 是謂過也니라 (論語. 衛靈公篇)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허물이다.

바른 품성은 끊임 없는 공부와 자기수련의 과정을 통해서만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별 탈 없이 지냈다고 하여 내일도 그러한 삶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인간은 늘상 선과 악의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가변적인 존재인 까닭이지요. 그때마다 擇善할 수 있는 의지가 내재되어 있지 않으면, 언제고 동물적인 유혹과 악에 빠질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대는 오늘,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게 상처를 준 말이나 행위를 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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