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우박사의 성공비법

입력 2002-06-11 08:48 수정 2002-06-11 08:48
//현재의 자신을 사랑하시는지요? 만일 아니라면, 가장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때는 언제인지요. 물론 기준에 따라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누추했으나 순수하고 열정적이던 과거의 자신이 그리운 분도 계실 테고, 나이 들어 순수함과 열정은 잃었으나 관록과 여유를 지닌 현재의 자신이 낫게 여겨지는 분도 계시겠지요.




저는요?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나이 들면서 좋게 말하면 부드러워졌고 나쁘게 말하면 세상과 타협할 줄 알게 됐지만 그게 과연 잘된 일인지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건 매사에 다른 사람의 입장도 생각하게 되고 따라서 어떤 일을 저만의 척도로 재거나 단정짓지 않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신 옳다고 믿으면 상대가 누구든 겁 안내고 덤비던 씩씩함이 사라진 건 물론 어떤 사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뒤를 들여다 보려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빽은 무슨 빽? 실력으로 승부하는 거지"하던 용기 또한 잃어버린 게 사실이지요.




//상황과 환경과 나이를 핑계대면서 점점 줄어드는 자신을 볼 때마다 저는 극한상황에서 자신과 세상을 이겨낸 이들을 떠올리려 애씁니다. 칼끝이 온통 자신을 향해 있는 듯한 세상에서 오그라들거나 스스로 찔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낸 이들을 생각하면 문득 빈 벌판에 홀로 서있었으나 무서운 것 없던 스무살 시절이 생각나고 "정신 차려야지" 싶어지는 까닭입니다.




//최근 제게 힘이 되는 역할모델은 강영우씨입니다. 아시는 분이 많겠지만 그는 맹인으로 미국 백악관의 장애인정책보좌관이 된 사람입니다. 선천적 맹인이 아니라 중학교때 축구공에 맞아 실명한 후천적 맹인이지요. 그에 따르면 아버지를 잃은 이듬해 실명하고 이어서 아들의 실명에 충격받은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불행은 여기서도 끝나지 않고 그를 돌봐주던 누이마저 과로로 숨졌다는 겁니다.




자살하려 했으나 어느 목사님의 도움을 받은 뒤 "갖지 못한 한 가지를 불평하기보다 가진 열 가지를 감사하자"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고 합니다. 일반적 기준으로 볼 때 당시의 그가 과연 무엇을 갖고 있었는지 잘 알수 없지만 말입니다. 맹학교를 거쳐 연세대 문리대(교육학과)를 나와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3년반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미국도 한국도 받아주지 않았다는군요.




그러나 이듬해(77년) 인디애나주 교육국 특수교육부에 취직한 뒤 2년 지나 일리노이대 교수가 됐다고 합니다. 이후 인디애나 교육부 특수교육부장,세계장애위원회 부위원장, 루스벨트재단 고문을 거쳐 지난해 백악관 장애인정책보좌관이 된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아들 둘 가운데 큰아들(진석)은 하버드대 의대를 나와 현재 듀크대병원 안과 전공의이고, 둘째(진영)는 듀크대 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변호사로 활동한다는 군요.




//제가 강영우씨에 대한 내용을 처음 접한 건 오래 전 큰아들이 하버드대에 진학할 때 썼다는 에세이를 통해서였는데 그 글을 읽은 뒤 한동안 `멍` 했습니다.




내용은 자신들이 어렸을 때 밤마다 맹인인 아버지가 어둠 속에서 책을 읽어줬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눈 멀쩡히 뜨고도 아이들한테 책 한번 제대로 읽어준 적 없는 저로선 "내가 과연 에미 자격이 있는가" 반성하고 또 반성하게 하는 내용이었지요.




실제 그는 아들이 "아버지가 눈을 떠서 야구도 같이 하고 자전거도 같이 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하는 걸 보고 “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어둠 속에서도 점자책을 볼 수 있고 더욱 발달된 기억력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지 않느냐”고 가르쳤다 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른지요?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생겼을른지요?




물론 그의 오늘날이 있기까지엔 맹학교에 다니던 시절 자원봉사자였던 부인(석은옥)의 오랜 내조가 있었다고 하지만 엄청난 고통과 역경을 이겨낸 건 자신의 몫이었을 게 틀림없습니다. 그는 "고통과 시련을 통해 지혜를 배웠다.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 나는 시력을 잃고 훌륭한 아내와 아이들을 얻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마음의 눈’을 얻어 봉사하는 삶을 산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그가 내한강연에서 제시했다는 `성공비법`은 그의 철학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겠지만, 강영우박사의 말은 유독 특별하게 들립니다. 건강한 몸을 갖고도 세상에 대한 소소한 원망과 분노도 버리지 못하는 제겐 특히 그렇습니다. 저는 이 얘기를 읽은 뒤 잠시나마 한없이 이기적이 돼가던 저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물론 이대로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제 잘못은 은근슬쩍 눈감고 남의 잘못만 확대해서 보려는 버릇,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남에겐 꽤나 엄격하게 구는 태도를 고쳐 봐야지, 하루아침에 안돼도 노력은 해봐야지" 작정했습니다.




`강박사의 성공비법`을 옮겨 적습니다.




1.보통사람들은 비논리적이며 비합리적인 생각을 한다.그래도 그들을 사랑하라.


2.선행을 하면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난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그런 것에 개의치 말고 계속해서 선행하라.


3.성공하면 그릇된 친구도 생기고 아첨배도 생기게 된다. 그래도 성공하라.


4.오늘 선한 일을 해도 내일 잊혀질 수가 있다. 그래도 계속 선행하라.


5.정직하고 솔직하게 살면 불이익을 당할 때가 종종 있다.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게 인생을 살라.


6.대의를 품고 살다보면 졸장부에 의해 쓰러질 때가 있다.그래도 선명한 비전과 큰 꿈을 갖고 인생을 살라


7.보통사람들은 약자를 좋아하지만 강자를 따라간다.그래도 당신은 소수의 약자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이 되라.


8.여러 해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저녁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도 계속 탑을 쌓아 올려라.


9.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도 공격을 받을 수가 있다.그래도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겐 도움을 주라.


10.당신이 가진 최선의 것을 이 세상에 주고도 발길로 차이고 이로 물어뜯길 수가 있다.그래도 당신이 가진 최선을 것을 주라.




이 글을 읽은 뒤 누군가가 제게 이런 말도 해줬습니다. "성공이나 자리는 누가 시켜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라구요. 분명히 맞는 말같습니다. 강박사의 비법이 여러분에게도 비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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