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竹筍)

입력 2010-05-15 13:53 수정 2010-09-07 10:57




                            < 사진 제공-산이네(편백나무숲) 대밭에서 막 채취한 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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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산이네(편백나무숲), 채취한 죽순은 금세 세어지니 바로 삶는 게 좋습니다>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는 지금 죽순 채취가 한창입니다.
우후죽순(雨後竹筍)이더라고 죽순이 돋아나는 모습은 정말 순식간입니다.
봄비라도 지나간 다음 대밭을 들여다 보면 눈 깜작할 사이에 수 많은 죽순들이 솟아나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새순이 돋아나는 것도 순식간이지만 자라는 속도 또한 아주 빠른 게 죽순입니다.
유년의 고향집 뒷 마당엔 커다란 대나무밭이 있었는데 4월 중순경이면 황량하던 대나무밭 여기저기에 불숙불숙 고개를 디밀던 죽순의 모습에 놀라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기후대가 아열대에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라 대나무의 생육이 가능한 지대가 점점 북상하고는 있지만 대나무밭을 형성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요.
죽순은 아직 남도지방의 무성한 대나무 숲에서 생산되는 지역의 특산물입니다.
겹겹의 껍질로 둘러쌓인 죽순을 채취하여 다듬어 끓는 쌀뜬물에 데쳐 아린 맛을 제거하면 아주 귀한 식재료로 변신합니다.

죽순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B와 C 외에도 섬유소, 리그닌, 팩틴 등 다이어트리화이버가 풍부하여 장내에서 정장작용을 하는 등 소화기관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인체의 생리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비만, 변비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대표적인 알카라성 식품인 죽순은 몸의 기운을 돋우는 데도 그만이지만 은은한 죽향도 기품 있고  싸그락싸그락 씹히는 식감도 빼어나서 봄이 가기 전에 꼭 한 번 챙겨 드셔볼만한 제철 음식입니다. 죽순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요리로는 죽순찜과 죽순영양밥 죽순잡채 죽순추어탕 죽순새우잣즙무침 죽순초회 죽순장아찌 죽순나물 죽순된장찌개 죽순물김치 등이 있지요.

아린 맛을 제거한 죽순의 사이사이에다 갖은 양념을 한 다짐육에 달걀 노른자를 넣고 치댄 재료로 속을 채워 쪄낸 죽순찜을 상에 올리면 밥상의 격이 달라집니다. 손질 된 죽순을 길이로 잘게 갈라 표고버섯과 함께 볶아 만든 나물은 만들기도 쉽고 먹기에도 편안합니다. 밤과 대추 서리태와 함께 영양밥을 지어도 별미이고, 죽순과 새우에  다른 냉채 재료를 혼합하여 새콤달콤한 잣즙에 무쳐도 모양새 좋은  일품요리입니다. 조금 오래도록 저장하기 위해 장아찌를 만들어 드셔도 좋고 데쳐서 냉동 보관하면 필요할 때에 요긴하게 쓰입니다.

저는 제일 손 쉬운 방법으로 초고추장만 곁들이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초회를 즐깁니다. 초회나 초무침은 죽순 한 가지만으로도 좋지만 요즈음 한창 맛이 좋은 깐바지락을 데쳐 곁들이거나 함께 무치면 달아난 입맛이 순간에 확 돌아옵니다. 새콤달콤한 맛은 우리의 미각을 산뜻하게 바꿔 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니까요.

죽순은 맹종죽, 분죽, 왕죽의 3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크고 통통한 맹종죽의 수확기는 4월 중순-오월 중순, 분죽은 5월 중순-6월 중순, 왕죽은 6월 초- 6월 말이라고 합니다. 이중 분죽의 맛이 가장 좋으며 죽순은 채취한 즉시 조리해서 먹어야 하므로 요즘에는 산지에서 바로 가공하여 판매도 한다고 합니다. 생죽순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금세 육질이 세어져버리기 때문이라는군요. 늦게 찾아 온 이 봄, 다양한 죽순 요리로 가족들의 건강 챙겨 보세요.

----------------------------------------------------------------------------------------* 남도 지방에선 죽순과 우렁이로 회무침을 만드는데 제대로 된 논 우렁이를 구하기가 어려워 바지락을 사용했습니다. 섬진강 맑은 물에서 잡히는 하동 특산물인 제첩을 사용해도 좋겠지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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