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大寒)

입력 2010-01-19 11:05 수정 2010-01-23 09:42
1월 20일이 대한(大寒)입니다.
이제는 정신이 번쩍 들 만큼 혹독한 추위는 얼추 지나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24 절기 중 마지막 절기인 대한을 앞두고 겨울비가 내린다니 말입니다.
기왕 올 거면 흠뻑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치운 눈을 쌓아둔 지저분한 눈더미도 녹여버리고 과다하게 사용된 도로의 염화칼슘도 깨끗하게 씻어내려주었으면 싶으니까요.

큰 추위를 뜻하는 대한(大寒)은 겨울 중 가장 추운 시기임을 의미하지만 그것은 중국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우리나라의 실정은 이 때부터 추위가 점점 풀리는 시점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네요. 대한은 음력 섣달에 들어 있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절후이기도 합니다.
입동으로부터 시작 된 겨울과 추위는 소설 대설 동지를 지나 소한에 이르면 그 정도가 절정에 달하다 대한을 전후로 서서이 누그러들면서 한 해가 저물고 겨울도 마무리 단계에 드는 것이지요.
좀 이른 듯하지만 이제부터선 새봄을 기다리는 희망을 마음 한켠에 간직해도 좋을 것 같네요.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19세기 영국의 낭만파 시인 쉘리(Percy B.Shelley 1792-1822)의 <서풍의 노래-Ode to the West Wind>중 맨 마지막 구절을 읊조려 봅니다.

칼날처럼 매서운 해풍과 눈보라를 맞으면서도 풋풋하게 자라난 시금치(섬초)가 한창입니다.
북풍 한파 속에서도 싱그러운 녹색을 한껏 머금고 땅에 딱 달라 붙어 생장하는 겨울시금치는 채소 중의 왕입니다.
작물의 색상만 살펴보아도 뿌리 부분은 붉고 속잎은 노랗고 겉잎은 짙푸른 게 그렇게 칼러풀할 수가 없어요.
특유의 향과 달짝지근한 맛을 내는 시금치를 살짝 데쳐 집간장과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조물조물 무쳐 한 접시 상에 올리면 몸과 마음이 절로 건강해지는 나물이 되지요.

시금치는 칼슘 칼륨 인 철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고 각종 비타민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알칼리성 식재료입니다.
붉은 뿌리 부분은 안토시안 색소를 함유하여 당질이 많으며 단맛이 있습니다.
시금치의 영양성분 중 엽산은 암의 예방에 관여한다 하네요.
엽산의 결핍은 손상된 DNA를 복구시키는 능력을 떨어뜨리고 암과 관련된 유전자의 이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엽산을 풍부하게 공급해주어야 암의 예방에 도움이 된답니다.

엽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시금치와 함께 굴 조개 계란 우유 등 비타민 B12가 함유된 음식을 함께 섭취하면 상호작용을 일으켜 동맥경화와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군요.

비타민 A가 풍부한 시금치는 눈의 피로를 해소하고 시력의 감퇴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답니다.
또한 시금치는 결막과 각막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여 노인실명의 원인이 되는 황반변성을 막는 데도 좋다고 하네요.

시금치에는 양질의 섬유소와 사포닌이 들어 있어 변비에도 효과적이며 저칼로리에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다이어트에도 좋고 노화현상을 막아주니 피부에 윤기가 돌게 하고 탈모방지에도 효과가 있답니다.

옥의 티라 할까요, 이렇듯 건강에 좋은 시금치에도 한 가지 흠이 있습니다.
바로 수산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무색의 결정체인 수산은 몸 속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수산칼슘이라는 물질로 바뀌는데 이것이 체내에 쌓이면 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시금치에 들어 있는 수산 성분은 미미하므로 매일 다량으로 먹지 않는 한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합니다.

시금치로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는 당근과 함께 갈아 만든 생즙이 있고 나물과 된장국이 있지요.
채소는 날로 드시는 것 보다는 데쳐서 드시는 게 더 많은 양을 섭취할 수가 있고 데치는 과정에서 채소의 독성물질은 빠지고 비타민과 같은 영양소는 지켜지기 때문에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조리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시금치는 너무 오래 가열하면 비타민의 손실이 많으니 살짝 익혀 드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이맘 때면 시금치와 새조개를 데쳐서 초무침으로 버무리거나 야채와 함께 데쳐 먹는 샤브샤브를 제철음식으로 몇 차례 상에 올리곤 합니다.
모양이 새의 부리처럼 생겼다하여 이름이 붙여진 새조개도 지금이 제철입니다. 
맛으로 치자면 패류 중에서도 단연 도드라지는 식재료이지요.
새조개는 충남 천수만 일대의 남당항과 전라도의 여수 그리고 보성만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새조개 샤브샤브는 새조개의 내장을 빼버리고 씻어서 물기를 뺀 후에 봄동속잎과 대파채 느타리버섯 시금치와 함께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요리인데 그 달짝지근하고 야들야들하고 쫄깃한 맛에 반하게 됩니다.
날씨도 풀렸으니 시금치와 새조개를 이용한 상큼한 일품요리 한 가지씩 마련하시어 밥상을 환하게 차려 보시면 어떨까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112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202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