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재촉하는 비

입력 2009-11-08 09:02 수정 2009-11-09 10:56
포근한 입동이 지나고 나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제법 사납게 내립니다.
가을비가 내릴 때마다 낙엽은 우수수 떨어지고 나뭇가지엔 앙상한 기둥과 가지만 댕그마니 남게 되지요.
수능일이 코 앞에 다가오는데 그리도 포근하던 날씨가 또 추워진다는군요.
날씨가 순탄하지 않더라도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모두 시험 잘 치루시길 빌어봅니다.

수은주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어김 없이 생각나는 식재료들이 있습니다.
바로 굴과 꼬막이지요.
사람의 몸에 그리 좋다는 굴이나 꼬막도 높은 수온에서는 독을 품기 때문에 생각을 접고 있다가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저는 잽싸게 수산시장으로 달려갑니다.
알이 통통하고 탱글탱글하며 굴이 잠긴 물이 마알간 통영굴 한 자루를 사고 물 좋은 벌교참꼬막도 한 됫박 사왔습니다.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가능한한 지방의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건강에 좋을 듯싶어 가능한한 부침은 잘 해먹지 않는 게 근래 저의 식습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굴과 꼬막 모두로 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촉촉하게 내리는 가을비가 그리하도록 하였나 봅니다.

굴전은 예전에 자주 만들어 먹었지만 꼬막으로는 전을 부쳐보지 않고 삶아서만 먹어보았지요.
한데 지난 봄 함부르크에서 온 K님과 과테말라에서 온 Y님 그리고 서울에 있는 여러 친구들을 Y님의 아우분이 바쁜 시간을 쪼개 남도음식전문점으로  저희들을 초대한 적이 있었어요.
그 훈훈한 자리에서 먹었던 꼬막전이 어찌나 맛이 있었던지 아련한 추억을 떠올려보면서 비내리는 오늘 다시 만들어봅니다.

굴은 약한 소금물에 담가 알 하나하나를 세밀히 만지면서 굴에 붙어 있는 잔 껍데기들을 제거하고 다시 맑은 소금물에 헹궈 물기를 뺍니다.
꼬막도 오돌도돌한 양푼에 담고 고무장갑을 끼고 바락바락 문질러서 여러번 맑은물로 헹군 다음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겨 알만 준비해둡니다.
부재료로 대파 얇게 저민 것과 홍고추편 표고버섯채를 준비합니다.

달걀물을 풀어 약하게 소금간하고 대파 홍고추 표고버섯채를 띄웁니다.
준비된 굴과 꼬막에 밀가루 옷을 입히고 달걀물에 적셔 뜨겁게 달군 팬에 한 숫갈씩 떠서 전을 부칩니다.
이때 밀가루옷 무친 재료를 오래 두지말고 바로바로 달걀물에 적셔 금세 익혀내셔야 합니다.
표고버섯과 홍고추 대파가 전 하나하나에 알맞게 들어가야 모양과 맛이 좋으니 빠른 손놀림으로 조리하셔야 됩니다.
뜨거울 때에 접시에 담아 양념장과 함께 상에 냅니다.

떡 본김에 제사 지내더라고 추울 때에 드시면 좋은 굴밥과 굴국밥도 소개합니다.
돌솥을 달구어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불린 쌀에 깐밤과 불린 서리태를 넣고 밥을 앉힙니다.
밥이 끓기 시작하여 물이 잦아들고 뜸이 들기 시작하면 깨끗하게 씻은 굴과 표고버섯채를 밥 위에 얹어 살뜸이 완전히 들 때까지 익힙니다.
다 된 굴밥에 양념간장을 두르고 뜨거울 때에 비벼 먹습니다.

알맞게 익은 배추김치를 잘게 썰어 참기름을 두르고 팬에 볶습니다.
콩나물을 다듬어 씻고 삶아 찬 물을 끼얹어 건져 놓습니다.
냄비에 멸치육수를 넉넉히 부은 다음 찬밥을 넣고 한소끔 끓입니다.
여기에 김치 볶은 것과 삶은 콩나물 생굴과 다진 마늘을 넣고 다시 한 번 끓이면서 집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완성입니다.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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