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탕

입력 2008-12-11 12:33 수정 2008-12-13 19:03





찬바람이 쌩쎙 몰아치는 겨울이 되면, 우리의 밥상에 맨 먼저 올랐던 생선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생명태(생태)였습니다.

생태는 우리 나라의 대표적 수산물로서 가공법이나 잡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립니다.
얼리지 않은 것을 생태, 건조시켜 수분을 뺀 것을 북어, 반건조 상태를 코다리라 합니다.

겨울철에 잡아 냉동시킨 것을 동태, 일교차가 심한 대관령 부근에서 산란기에 잡은 명태를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20여 차례 반복하여 가공한 것을 황태라 합니다.
동해안에서 잡은 명태를 연안태, 베링해나 오츠크해에서 잡은 것을 원양태라 하며, 부화 후 2-3년 된 명태의 새끼를 노가리라 합니다.
또한 명태의 알은 명란젓, 내장은 창란젓을 만들어 먹을 수 있기에 명태는 그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유용한 생선이기도 합니다.

조선 후기 이유원의 <임하필기>에는 명태의 유래를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인조 때 함경도 관찰사가 명천군 초도 순시 때, 맛 있는 생선을 대접받고 이름을 묻자, 명천 사는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처음 잡은 고기인데 이름은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여 명천의 '명'과 태씨의 '태'를 따 명태라 지었다는 것이다.'

최근 명태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동해안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한류성 회귀 어종인 명태 수확량이 급감해 동해안에서 잡히는 연안태는 극소량에 불과하고,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물량의 90% 이상은 원양태입니다.

지금쯤, 우리나라 명태의 본산지였던 강원도 거진항에 밤이 되면, 대낮처럼 환하게 집어등을 켠 명태잡이 어선들의 출어로 장관을 이루었다고 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크게 바뀌어 명태는 사라졌고 그 빈 자리를 양미리와 도루묵 같은 잡어가 채웠다고 합니다.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은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양명문의 시에 변훈이 곡을 붙이고 육중한 베이스의 오현명 선생이 부르던 가곡 '명태'의 마지막 소절이 어디선가 들려 오는 듯합니다.

오늘 저녁 일찍 귀가하셔서 생태탕 앞에 놓고  반주 한 잔 아내와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시면,
'아! 집 같이 좋은 곳이 이 세상 천지에 또 어디 있으랴.'싶어지시지 않을까요.



귀해져버린 생태는 이것 저것 양념이나 채소를 듬북 넣으면 생태 원래의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잃기 쉽습니다.
부재료를 적게 쓰는 방법으로 생태탕 만들어 봅니다.

<생태탕>
재료-생태 2마리, 무우 작은 것 1개, 고추가루 2큰술, 국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굵은 소금 약간, 대파 썰은 것 1컵
새우 육수 1.2리터

조리법-무우를 약간 도톰하게 썰어 고춧가루 반을 넣고 버무려 국간장 2 큰술과 마른 새우 육수를 삼분의 2만 넣고 끓인다.
무우가 어느 정도 물러지면 생태와 고춧가루 육수 마저 넣고 센불에 끓여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무우와 생태가 완전히 익으면 마늘과 대파 넣고  한소끔 더 끓이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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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여행을 즐기고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시는 오순옥 님이 최근 겨울바다 양양의 멋진 풍경을 담아 온 것입니다. 그 소중한 자료를 제 마음것 게재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 주신 넉넉한 우의에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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