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참꼬막

입력 2008-11-26 09:39 수정 2009-07-30 23:38




<오순옥 님의 남해>

꼬막의 계절입니다.
겨울철 11월부터 이듬 해 2월까지가 제일 맛이 좋다하네요.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의 세 종류입니다.
새꼬막은 양식되는 것으로 껍질의 색이 하얗고 골이 얕으며 솜털이 돋아 있습니다.
피조개와 닮은 피꼬막은 속살에 핏빛이 돌고 크기가 주먹만 해 주로 회로 먹습니다.

참꼬막은 새꼬막에 비해 알이 굵고 주름도 깊고 솜털도 없으며 양식이 되지 않습니다.
참꼬막은 자연산 종패(씨앗)를 살포 한 후 3-5년이 지나면 수확하기 알맞게 성장합니다. 
겨울철 보름이나 그믐날을 중심으로 앞이나 뒷 날의,약 사흘간이 꼬막 채취의 기간이랍니다.

벌교 여자만 갯벌은 국내 참꼬막의 최대 생산지입니다.
국내 해안 늪지로는 처음으로 국제 습지보전 협약인 '람사르 협약'보전 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하는군요.
타 지역의 갯벌과는 달리 모래가 없고 점성이 높은 진흙으로만 되어 있어 이 지역에서 나는 참꼬막을 제일로 칩니다.

참꼬막은 헤모글로빈과 단백질, 무기질, 칼륨, 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여자만의 약 1300 ha의 갯벌에서는 연간 3000톤의 꼬막을 생산하여 10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고 하네요.
한데 종묘 생산하기가 어려워 수확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벌교 아낙들은 꼬막을 채집하러 널빤지로 만든 널배(길이 2미터, 폭 45센티 내외)를 타고 살을 에는 듯한 겨울 바닷바람을 가르며 뻘 밭으로 나가 빗처럼 생긴 손기계로 바닥을 긁어 3-5cm 깊이에서 참꼬막을 손으로 캐내 건져 올립니다.

한겨울, 여자만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 빛을 뒤로 하고, 해질녘 포구로 돌아오는 널배의 풍경은, 꿈과 노동과 상처와 고통의 시간들의 은유이기도 하여 아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워메, 내새끼, 꼬막 무치는 솜씨잠 보소. 저 반달겉은 인물에 손끝 엽렵허기가 요리 매시라운 니는 천상 타고난 여잔디,
금메 그 인물 아까워 워쩔끄나 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무당 월녀가 그녀의 딸 소화의 꼬막 무치는 솜씨를 칭찬하면서도 무당의 딸이라는 천한 신분이 억울하고 서러워서 한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렇듯 꼬막 요리는 숙련된 요령이 따라야 제 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식구들이 둘러 앉아 참꼬막 삶아 까 드시면서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면, 잃었던 원기도 회복 되시고 가족 단합도 이루어져 좋을성 싶습니다.
오늘이 10월 그믐, 딱 하루 전인 29 일입니다.
이 무렵에 생산한 것이 제일 통통하고 맛도 좋다고 하네요.


꼬막 요리는 꼬막 전, 꼬막 회무침,꼬막탕(찌개), 삶은 꼬막이 있는데 저는 꼬막 본래의 자연스런 맛을 살리는 방법을 좋아하기에 삶은 꼬막을 택했습니다.

<꼬막 삶는 법>
참꼬막은 뻘이 많이 붙어 있어 고무장갑을 끼고 울퉁불퉁한 그릇에 넣고 솔로 박박 문지르면서 깨끗이 여러번 씻어 소쿠리에 건져 놓는다.

넉넉한 냄비에 물을 붓고 가열하여 기포가 생기기 시작하면(90도 정도) 꼬막을 넣고 나무 주걱으로 한 방향으로 너덧 번 돌려 준 후, 다시 기포가 생기면, 불을 바로 끄고 3- 4분 정도 뜸을 들인 뒤 건져낸다.

물이 팔팔 끓으면 찬 물을 한 컵 넣어 온도를 낮춘 후 꼬막을 넣어 데치는 방법도 있다.

꼬막 데칠 때 한 방향으로 돌려 주어야 껍질을 벗길 때, 꼬막의 살이 한 쪽으로만 쏠리게 하여, 살이 양쪽으로 들러 붙어 허실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양념 하지 않고 먹는 게 제 맛이지만, 양념을 선호하면 약한 진간장(끓인 물을 조금 탄다)에 고춧가루 참깨 참기름 대파 다진 것 정도로 가볍게 혼합하여 까 놓은 꼬막 위에 끼얹는다.


*좋은 꼬막 고르는 법
겉에 묻어 있는 뻘이 마르지 않고 촉촉한 것이 좋으며 가능하면 아시는 가게에서 구입하시는 것이 속을 염려가 없습니다.
중국산은 참꼬막이라 해도 선도가 아주 떨어지고 맛도 없습니다.
참꼬막 구하시기가 어려우면 물 좋은 국산 새꼬막도 좋습니다.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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