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당신은 지금 ...

입력 2006-07-28 11:34 수정 2006-09-30 00:12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우리는 싫든 좋든 ‘변화’ 안에 놓여 있다. 21세기의 시대에 자기변화란 더 이상 선택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을 것이다. 포드 자동차사 창업주인 헨리 포드는 “당신이 할 수 있다고 믿든지 할 수 없다고 믿든지 당신이 믿는 대로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해병대 훈련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흔히 일반인들은 지레 겁을 먹거나 두려워하는데 워낙 해병대 교육이 강도 높다는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국제청소년문화협회 주관의 국제교류 해병대 아카데미에 기자단으로 취재를 가게 되었다.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에게 자기 자신을 이겨낼 수 있는 극기심과 인내력, 자신감, 더불어 살아가는 단체생활의 중요성과 공동체의식을 길러주고 대자연과 더불어 호연지기 및 도전정신을 함양한다는 취지다. 특히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 교포 청소년과의 인적교류를 통하여 상호 이해와 교류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2박 3일의 일정 중 해병대만의 고유 훈련인 IBS(Inflatable boat small·공기주입식 소형 고무보트)훈련은  100kg가 넘는 보트를 10명이 들고 가는 힘들고 어려운 훈련이지만 팀원들이 바다로 타고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뭉쳐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한다. 어릴 적 한 때 여군의 꿈을 가져보기도 했던 나는 네 대의 보트 중 제일 선두의 보트를 탔다. 함께 가시죠. 대망의 바다로!

 

1. 당신은 지금?

박자에 맞추어 구호를 외치며 보트의 좌현, 우현에 배치된 아이들이 패들(Paddle)을 저어 나갔다. 중간쯤 가니 물살도 빨라지고 깊어졌다. 칵션(Coxswain)이라 불리는 보트의 팀장(보트의 방향을 잡는 키잡이)이 연신 소리를 높인다.

“패들을 짧게 잡아! 패들을 깊게 저으란 말이야!"“짧게, 깊게!”

물살이 거칠고 강해질수록 패들을 짧게 잡고 물속 깊이 집어넣으며 강하게 노를 저어야 한다고 한다. 패들을 짧게 잡을수록 더 힘 있게 노를 저을 수 있다고 한다.

 

바다처럼 드넓은 삶 속에서 우리의 삶의 목표도 깊고 확실하게 자리하고 있는가? 때로는 물살의 강함으로 패들을 놓칠 수도 있다. 언제나 잔잔한 바다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데이비드 허친스(David Hutchens)는 현대인의 삶을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 레밍에 비유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의 끝은 무엇이고 이 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으며 물을 여유도 없다. 그 결과 되돌아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허탈뿐일 것이다.

그는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묻지마’ 인생은 1단 기어를 놓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격이라고 말한다.

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얻기 위한 구체적인 비전을 가진 사람은 5단 기어를 놓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사람과 같아 적은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연 내가 장차 어떤 모습이 되기를 원하는가?” “현재 나는 어떠한가?”를 끊임없이 묻고 반성하는 사람만이 행복하고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의 목표도 깊게 뿌리내려 놓으면 아무리 거센 물살이 다가와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2. 당신은 80? 20?

팀장을 제외하고 10명의 팀원이 노를 저었다. 그러나 모두가 행동하고 있지는 않았다.

아니, 패들은 돌리고 있었고 구령을 맞추었지만 형식적일 뿐이었다.

자신의 노력과 아무런 상관없이 흘러가는 보트에 몸을 싣고 있을 뿐이었다.

보트는 조금씩 앞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금세 두 번째 보트에게 선두를 내어 줄 상황이었다.

 

우리들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무임승차하고 있지 않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물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있지 않은가? 아무것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주도하려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가는 생활은 힘만 들지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우리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3. 당신은 셀프리더?

모든 팀의 리더는 제일 나이 많은 학생이 맡았다. 그러나 보트의 앞머리에 앉아있던 우리 팀의 리더는 조용했다. 귀찮은 것일까? 경치를 감상하는 것일까? 팀장(칵션)은 보트의 방향만을 이끌어 줄 뿐 팀의 리더역할은 아이들에게 일임했다.

그런데 중간에 있던 한 교포아이가 계속해서 외치는 것이다. “열심히! 제대로! 확실하게!”

조금만 보트가 느려져도, 조금만 구령 소리가 잦아들어도 “하나, 두~~~~~~~울, 세엣” 끊임없이 쉬지 않고 어눌한 한국어지만 목청을 높이며 동기부여를 했다.

그 아이는 보트를 머리 위로 들고 걸어갈 때에도 “조금만 더! 한번만 더! 포기하지 말자!”라고 외치며 기운이 빠지려 할 때 마다 팀원들을 독려했다.

팀워크를 다지고 서로가 격려하며 협동하는 모습, 내가 손을 놓아 버리면 모두가 힘이 들기에 참고 인내하는 모습을 거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맨 뒤에서 그 아이의 마법 같은 소리를 들으며 팔을 머리 위로 뻗쳐 올렸다.

 

4. 당신은 어디로?

워낙 비가 많이 온 탓에 물살도 세고 물이 불어난 상황이었다. 힘겨운 노 젓기를 하던 중 강물과 바다가 합쳐지며 소용돌이를 치는 지점에 다다랐다.

노련한 경험으로 순간적 판단력을 내린 팀장의 핸들링으로 보트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약간의 실수가 있었다면 거센 바다로 빨려 들어갈 뻔 했다.

 

"수많은 보트들이 바다에 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빠른 시간에 정확한 목표를 향해 도달하는 보트가 있는가 하면, 우왕좌왕하는 보트도 있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어 보이나요? 그것은 바로 방향을 설정하는 키잡이 역할을 하는 팀장과 도달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를 젓는 팀원들의 역할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이죠."

성공에 대한 나의 의지가 확고하지 않다면 내가 가야할 길이 불확실하다면 언제든지 거센 풍랑의 바다로 빠져 들어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의 [바다]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곡은 그의 음악이 최고 수준에 달한 시기의 작품이다. 모두 3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시시각각 변해 가는 바다의 모습과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다. 오늘은 그 중 2악장 '파도의 유희'와 함께 하려고 한다. 긴장과 흥분의 폭풍우가 몰아치듯 광폭한 바다, 작은 파도가 넘실대는 차분하고 평온한 바다를 연상해보라. 우리의 삶도 바다와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름답지만 형식이 없으며 하모니가 명확하지 못해 음악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기이한 음계를 사용했으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 작품이 모든 규칙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식으로 작곡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신문의 비평가들이 드뷔시에게 했던 혹평이다. 그러나 드뷔시는 이러한 평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발견한 자신의 스타일을 밀고 나갔던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꿈과 딱 맞는 새롭고도 시대를 앞서 간 작품을 창조해낸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용기가 다른 사람들을 고무시켰다는 사실이다. 드뷔시는 같은 시대 작곡가들부터 오늘날의 젊은 작곡가들에 이르기까지 힘과 용기가 되어 주었다.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용기 있게 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Debussy, "La Mer" 중 2. Jeux de vagues

 

 
2006년 올 해의 칼럼니스트 신인상 수상. 현재 에듀엔코칭연구소 대표, 에듀엔코칭집중력센터 원장,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한국라이프코치협회(KLCA)이사, 서울시 교육청 사이버교사, MBTI, STRONG, BASC, DiSC, 버츄프로젝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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