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양방언의 Frontier

입력 2006-03-09 14:51 수정 2006-09-30 00:02
Frontier (양방언)

 

 

             

우물 안에도 세계적인 개구리는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음악코치 일과 관련해 음악을 검색하던 중 묘하게 끌리는 뮤지션이 있었다. “양 방 언” 부산 아시안게임의 공식음악인 'Frontier'와 드라마 '상도'의 메인 테마곡을 작곡한 뮤지션 양방언. 처음에는 중국사람 인줄로만 알았다. 어떤 음악을 들어봐도 무언가 낯설기도 하면서 이상하리만치 끌리는 음악! 그의 음악은 듣는 이가 스스로 상상할 여지를 남겨둔다. 굳이 들으려 애쓰지 않아도 나의 귀에 조용히 다가와 눈앞에 푸른 초원과 맑은 하늘을 펼쳐지게 하고, 향기로운 자연의 냄새를 맡게 하며, 머릿속엔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생각을 갖게 한다. 뮤지션 양방언이 동서양의 악기들을 혼합해 만들어낸 소리들은 이렇게 나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며칠간을 계속 그의 음악에 파묻혀 살았다.

 

그러던 중 한 통의 메일을 받았는데 한경닷컴에서 기획하는 “오케스트라의 新바람” 프로그램에서 그의 이름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음악회와 관련한 칼럼을 쓰게 되면서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와의 인터뷰를 조심스럽게 준비했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게임회사 [AION]의 게임음악과 NHK에서 4월 8일 부터 방송예정인 TV애니메이션 음악을 담당하는 관계로 거의 스튜디오에 머물고 있어 연락이 쉽지가 않았다.(그는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다.) 양방언씨의 한국 매니저와 수차례 연락이 오간후에  그가 직접 보내준 셀프 인터뷰 자료(지면상 많은 부분을 생략했다.)와 함께 최종적으로 전화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아주 짧게! 하지만 창작이라는 일이 얼마나 몰입해야 하는 일인지 잘 알기에 감사한 마음만이 더해졌다.

 

‘음악은 공기와도 같다.’고 얘기하는 그를 한마디로 간단하게 소개하기는 힘들다. 아니 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도 여러분들과 그에 관해 나누고 싶은 얘기가 너무나 많다. 그의 음악을 들으며 홈페이지에 있는 그의 글을 읽으며 끊임없이 맑고 청정한 물이 샘솟는 우물과 같은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음악의 근원은 과연 무엇일까?’ ‘내 속에는 과연 어떤 우물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현재 여러분의 우물은 어떤 상태인가, 메말라가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덮어버리고 새로운 우물을 파고 있는가? 조금의 시련과 난관에도 나의 우물을 막아버린 적이 있지 않은가? 손만 대면 물이 나오는 수돗물처럼 기다리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나 잠재력과 강점을 다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파낼 수 있는 게 훈련이고 재능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언제나 원하고 있는 감각을 키우고 있어야한다. 내 속 깊숙한 곳에 어떤 우물이 있는지 “Frontier" 를 들으며 나만의 우물을 파들어 가보자.

 


 

부모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자식들에게는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해주셨던 부모님이었지만, 정작 당신들은 그다지 음악에 관심이 없으셨다. 아버님은 일본 사회에서 당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자식들에게까지 대물림되지 않도록, 5형제 모두 의료계통 종사자가 되기를 강하게 희망하셨다. (간절한 사랑으로 자식들의 그런 미래를 위해 심혈을 다해 노력하신 아버지는 아직까지도 나에게 가장 위대한 분으로 남아있다.) 설마 지금 내가 이렇게 음악을 하고 있을 줄은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내가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그런 나를 도저히 이해를 못 하셨다. 나는 지금도 그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도 앞으로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자극제이자 격려로 삼으려 한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라고 생각한다.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뮤지션이 된데 대하여
의과대학에 입학한 것은, 당시 우리 집에 감돌았던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깰 수 없어서였다. 그리고 또 '아직은 음악에 뛰어들 단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을 해야 할 운명이라는 막연한 느낌 같은 것이 항상 깔려 있었지만, 아직 돌진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입시를 끝내고 대학에 들어간 순간부터 나는 지극히 당연하게 곧바로 음악에 뛰어들었다. '이제 대학을 그만두고 음악을 하자!' 라고 생각했을 때 아버지가 병으로 쓰러지셨다. 그 때 나는 병실에서 아버지와 '학업을 계속해서 일단 의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단 음악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마취의사로 1년 정도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나서 나는 처음으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 의사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훌륭한 직업이지만, 나보다 이 직업에 더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음악이라는 것이 처음으로 가슴 깊이 느껴졌다. 아버지는 당연히 격분하셨고 나는 집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물론 나도 그것은 각오하고 있었다. 돈도 없이 무작정 집을 나왔을 때, 생활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마음속에서 걸려왔던 그 무엇으로부터 해방돼서 진정으로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자신의 음악에 대해
‘내 음악은 이런 것이다!’와 같이 철학적인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위대하지도 않고 아직 그런 경지에 도달하지도 못했다. 단지 내가 바라는 게 있다면 내 음악이 일방통행이 아닌,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악을 함으로써 나 자신이 행복해지고, 거기서 비롯되어 내 음악을 듣는 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 그것이 최종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내 음악을 오랫동안 남는 작품으로 소중히 여겨졌으면 한다. 여러분과 함께 내 음악이 천천히 성장해간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음악가로서 앞으로의 희망은?
무엇보다도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 내 페이스대로, 그렇지만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 또다시 대량 생산공장 같은 페이스로 부족한 음악을 양산해야 한다면, 나는 아마도 주저하지 않고 떠날 것이다. "전 어려운 음악, 어려운 사람, 어려운 분위기를 싫어해요. 제 안에서 음악은 하나의 말이고 표현이기 때문에 쉽게 전달해야 한다고 믿어요. 다만 듣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상상의 여지는 남겨두고 음악을 만들죠. 음악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를 얘기하는 것이거든요. 제 음악이 좋은 관계 설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래의 글들은 제가 꼭 물어보고 싶은 두 가지 질문으로 이루어진 전화 인터뷰입니다.

 

# 양방언님은 일방통행이 아닌 많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공유하는 음악을 원하셨습니다. 특히 Frontier를 들을 때에 청중들과 함께 하고 싶은 특별한 느낌이 있으신가요?

 

저는 긍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요. 음악에 있어서도 제 음악을 들으시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음악에서도 이러한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 부모님의 뜻으로 의사의 길을 가야 했음에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음악의 길로 진로를 바꾸신 후 너무나 행복해하며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계시는 양방언님의 용기와 노력, 열정을 부러워하는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현재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해 실망하고 낙담해 있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부모님의 뜻 때문에 자신의 뜻을 접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라고 생각 합니다. 저는 그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내 자신에 대한 질문에 있어서 ‘정말 음악이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간도 걸렸고, (그래서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도록 일단 의사생활도 해보고,)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앞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고 또한 중요한 한 가지 !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나아가십시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라고 생각 합니다.

 

마지막으로 양방언씨의 홈페이지에 있는 한 구절을 옮겨 봅니다.

 

     "누구한테도 꿈은 언제나 눈앞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꿈이 안 보이는 사람, 보이는 사람이 있는 것뿐이지요.
     안보일 때는 열심히 찾아보면 반드시 보일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 소개된 곡은 한경닷컴이 주최하는 퓨전국악공연 '오케스트라의 新바람' #1 우리가락 우리문화에서 연주될 곡입니다.


2006년 올 해의 칼럼니스트 신인상 수상. 현재 에듀엔코칭연구소 대표, 에듀엔코칭집중력센터 원장,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한국라이프코치협회(KLCA)이사, 서울시 교육청 사이버교사, MBTI, STRONG, BASC, DiSC, 버츄프로젝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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