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Steve Jurvetson - Flickr: FANUC Robot Assembly Demo


엘론 머스크는 2002년 이베이가 페이팔을 15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페이팔의 최대 주주가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그에게 적당한 때가 와서 큰 건을 터뜨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그 논리를 거부하고 스페이스 엑스(SpaceX)에 1억 달러,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에 7000만 달러, 솔라시티(SolarCity)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과학기술 작가 애슐리 반스는 《엘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에서 오늘날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업가인 엘론 머스크의 유년과 대학시절부터 페이팔 설립과 매각, 전기 자동차 테슬라 모터스, 우주 로켓개발사 스페이스 엑스, 태양광 개발사 솔라시티의 성공 과정을 추적했다.

이 책은 엘론 머스크의 첫 번째 공식 전기다. 저자는 집필을 위해 지난 2년 간 엘론 머스크를 30시간 이상 인터뷰했으며 가족, 친구, 동료 등 3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며 그의 삶과 기업의 성장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2006년 5월 테슬라 모터스는 직원 100명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고 2인승 컨버터블 로드스터를 제작했다. 2012년 중반 테슬라는 모델 S 세단을 출시해 자동차 산업을 다시 한 번 뒤흔들었다. 순수 전기 자동차인 이 차는 한번 충전으로 480킬로미터 이상 달리고, 4.2초 만에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하며, 리터 당 약 42킬로미터를 주행한다. 차체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역사상 최고의 안전도를 달성했다. 엔진이 없고 금속이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없으므로 주행할 때 소음도 거의 없다. 게다가 속도, 연비, 조작, 수납 면적 등에서 기존 고급 세단보다 뛰어나다.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은 처음에 모델 S가 소비자의 눈을 현혹시키는 제품이어서 판매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리라 예측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곧 공황 상태로 바뀌었다. 출시 몇 개월 후 컨슈머 리포트는 모델 S에 사상 최고점인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면서 지금까지 생산된 자동차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이 무렵 GM은 모델 S와 테슬라, 엘론 머스크의 경영 방법을 연구하는 팀을 꾸렸다.

미국에서는 1925년 크라이슬러 이후로 창업에 성공한 자동차 기업이 없었고 실리콘밸리는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머스크는 과거에 자동차 공장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었으며 디트로이트에서는 아마추어로 취급 받았다. 그는 전기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후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고 일을 추진해 결국 성공했다. 수십 년 동안 전기 자동차에 쏟아졌던 비난에 종지부를 찍었다. 모델 S는 그냥 최고의 전기 자동차가 아니라 소비자가 원했던 자동차였다.

 

2008년 9월 28일 팰컨 1호가 발사대에 섰다. 1단 로켓이 떨어져나가고 2단 로켓이 궤도를 향해 상승하자 직원들은 열렬하게 환호했다. 발사한지 약 9분이 지나자 팰컨 1호는 계획대로 궤도에 도달해 민간이 만든 기계로는 처음으로 궤도에 진입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머스크가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4년 반 정도 더 걸린 6년 동안 500명이 매달려 현대 과학과 비즈니스에서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2010년 12월 스페이스 엑스는 팰컨 9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캡슐을 우주로 운송할 수 있고, 임무를 마치고 바다에 착수한 캡슐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다는 주장을 입증해 보였다. 이는 영리기업이 최초로 이룩한 위업이었다.

스페이스 엑스는 항공 우주 산업의 조롱거리에서 벗어나 가장 꾸준히 로켓을 발사하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스페이스 엑스는 매달 평균 1회 정도 로켓을 쏘아 올려 여러 회사와 국가에게 위탁받은 위성을 운반하거나 국제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전달한다. 스페이스 엑스는 엄청난 가격 차이를 발판으로 보잉, 록히드마틴 등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머스크는 2006년 태양열 발전 시설을 구입하는 절차를 훨씬 간편하게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솔라시티를 설립했다. 6년 후 솔라시티는 미국 최대 태양 전지판 설치 업체로 떠올랐다. 여기에 중국산 전지판 제조업체가 시장에 물밀 듯 진입하면서 태양 전지판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이 발생해 솔라시티에 행운을 안겼다.

솔라시티는 소비자를 겨냥했던 초기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인텔, 월마트 등 사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2년 주식을 상장하자 솔라시티의 주가는 몇 달 동안 치솟아 2014년에 접어들면서 기업 가치는 70억 달러에 육박했다.

솔라시티는 머스크가 주장하는 ‘통일장이론(unified field theory)’의 주축이다. 그가 수행하는 각 사업은 장·단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테슬라가 배터리 팩을 만들면 솔라시티가 최종 고객에게 판매한다. 솔라시티는 자동차 충전소에 사용할 태양 전지판을 테슬라에 공급해 운전자가 무료로 충전할 수 있게 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 엑스도 자료, 생산 기술, 공장 운영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면서 서로 돕는다.

머스크는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직원들에게 되뇌고, 뼛속까지 그 일에 매진한다. 국가가 포기한 듯 보이던 항공 우주 산업과 자동차 산업을 선택해서 이를 새롭고 환상적인 사업으로 개조했다. 이렇게 사업을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머스크에게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이를 기계에 적용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가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기술 산업을 주도하는 강력한 리더를 찾는 와중에 머스크는 가장 가능성 높은 후계자로 부상했다. 신생 기업의 창업자들과 명망 있는 대기업 중역들도 머스크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

 
구글 창업자이자 CEO인 래리 페이지는 머스크의 열렬한 팬이자 절친한 친구이다. 그는 머스크가 급진적 아이디어를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을 부러워하며 이렇게 말한다.
“전반적으로 실리콘밸리나 기업 리더는 대개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따지고 보면 기부도 할 수 있고, 쓰고 싶은 대로 쓰고도 남을 돈이 있는데 별로 이익이 남지 않는 기업에 굳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이유가 있을 까요? 머스크가 내게 좋은 본보기인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머스크는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지?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문제와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해야 한다고’라고 말합니다.”

머스크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는 인류가 다른 행성에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인류의 생존이 다른 행성에 식민지를 개척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굳게 믿으면서 이 목표를 실현하는데 삶을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머스크는 태양열, 배터리 기술, 항공 우주 기술의 영향력과 인간의 창의성에 기업의 사활을 걸었다. 그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나는 화성에서 죽고 싶어요. 충동해서가 아니라 이상적으로 화성을 방문했다가 잠시 지구로 돌아오고 다시 화성에 갔을 때 나이가 일흔 정도 되었다면 그냥 그곳에 머물고 싶습니다.”

CEO의 성공을 거론할 때 대부분 한 분야에 한정해 이야기한다. 개인 능력의 한계와 더불어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의 황금률이라 믿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성격이 상이한 분야인 자동차, 우주 항공, 태양광 사업에 도전했고 큰 성과를 얻었다. 서로 다른 산업에서 이에 버금가는 업적을 달성한 인물로는 애플에서 신제품을 출시한 해에 픽사에서 영화를 만들어 성공한 스티브 잡스가 거의 유일하다. 머스크의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한국적인 그리고 한국의 CEO 문화와 트렌드를 연구하는 한국CEO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CEO 커뮤니티인 다음카페 IamCEO의 대표시삽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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