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3.29) - 토요일은 넉넉한 땅처럼

입력 2014-03-29 00:00 수정 2014-03-29 04:02


오늘의 행복(3.29) - 토요일은 넉넉한 땅처럼


  토요일(土曜日)은 넉넉한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토요일을 여유 있게 보내려면 소리 없이 생명체를 품고 길러내는 땅이 되자. 그 땅이 되어 마음속의 생명도 보듬고 키우자.


토요일은 땅이 되자. 땅은 생명체의 모태, 땅은 건물의 기초. 허공에 뜬 건물과 땅에 뿌리내리지 않은 식물은 없다. 땅과 생명체는 공생 관계, 서로가 도우며 산다. 땅은 소리 없이 생명체를 키우고, 생명체는 지구의 피부인 땅을 보호한다. 땅이 없으면 어떤 식물도 발(뿌리)붙일 곳이 없고, 땅을 잃은 식물(분재, 실험실의 식물)은 리듬이 없는 시, 식물이 없는 황무지 땅은 내용이 없는 그림. 땅은 좌우측을 구분할 줄도 모르지만 생물을 잘 길러내고, 인간은 좌우를 구분하느라 서로를 죽이고 상하게 한다. 땅의 미덕은 생산에 있고, 새의 뛰어남은 날개의 화려함이 아니라 나는 데 있고, 사람의 특징은 재능이 아니라 현재의 조건으로 넉넉하게 사는 여유에 있다.


여유(餘裕). 하늘은 텅 비어 있어 여유가 있고 땅은 서두르지 않고 절기를 따르기에 넉넉하다. 땅은 뿌린 대로 거두는 질서가 있고 전쟁이 나도 도망가지 않고 불타지 않는 의리가 있다. 땅은 하늘이 부럽다고 하늘이 될 수 없고, 허공은 허전하다고 땅에 앉을 수는 없는 법. 땅은 땅, 하늘은 하늘, 나는 나. 멀쩡한 자아를 두고 남을 부러워하지 마라. 대상을 부러워하는 것은 자기만족과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 남과 비교하면 작아지고, 작은 일로 변덕을 부리면 영혼을 분실한다. 썩어가는 사과가 아까워도 싱싱한 사과부터 고르고, 산 닭부터 선택하는 지혜로운 여유를 갖자. 새싹은 땅의 어둠 속에서 틔워지고, 큰 새는 센 바람을 이용하여 멀리 날아간다. 현실 도피적인 허상의 구름을 잡지 말고 현실의 땅위에 여유잡고 우뚝 서자.


겸손(謙遜). 땅은 생명체의 치열한 교전(交戰)장이면서 뿌린 대로 거두는 축제의 공간. 땅은 잘나고 못난 생명체를 구분하지 않고, 무리하게 악(惡)을 부리지 않는다. 세상의 구조는 천지인(天地人)이 아니라 천인지 (天人地)다. 세상은 하늘, 사람, 땅의 조화.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서로를 연결한다. 하늘은 높고 사람은 오묘하며 땅은 넓다. 하늘은 우주를 운행하고 사람은 사람을 살리고 땅은 생명을 키운다. 하늘은 사람을 통해서 뜻을 펴고, 땅은 (기운을 땅 속에 묻어두고) 식물을 통해서 자기 기운을 드러내며, 사람은 겸손을 통해서 사랑을 받는다. 어두운 밤이 별을 빛나게 하고 무딘 땅이 꽃을 돋보이게 하듯, 악조건 속에서도 겸손함을 지켜 적을 줄이고 친밀감으로 기회를 찾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82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534명 41%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