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의 애도 속에 기적이 일어나길 빌어 봅니다.

입력 2014-04-18 20:00 수정 2014-04-19 19:51


산자의 애도 속에 기적이 일어나길 빌어 봅니다.


 
세상이 우울합니다. 우울해서 참회의 기도를 합니다. 신(神)을 부르기도 부끄러워 그냥 참회의 언어를 펼쳐봅니다. 어떤 언어로도 슬픔을 위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누군가는 억울한 혼들을 대신해서 통곡을 해야 합니다. 어른들과 문명의 이름으로 자행된 트라우마는 긴 역사가 오래 오래 기억할 겁니다. 슬픔은 망자를 달래는 예의이며 산 사람을 참회시키는 고된 여정. 참사의 슬픔을 피하지도 감추지도 말자. 슬픔을 통해 그동안 쌓였던 인류의 모순과 탐욕을 벗기고 참회하는 계기로 삼자. 산 사람은 또 다른 새로운 희망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언어의 사치다. 망자의 영혼이여! 아픔도 슬픔도 미련도 공포도 없는 곳에서 다시 영생을 찾으소서!  



유가족의 아픔은 그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다. 그냥 억울하고 참담한 희생일 뿐이다. 망자의 불행과 망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통곡은 산 자의 참회가 있을 때 비로소 업보가 녹는다. 큰 불행은 꼭 움켜쥐었던 것들을 비우고 버리게 한다. 산 자는  망자를 위해 살아 있는 값을 해야 한다. 그것은 자기를 돌아보고 부끄러운 면모들을 참회하고 용서를 빌고 빌어야 한다. 억울하게 죽어간 그대들의 영혼 앞에서는 죽음을 위한 그 어떤 변명도 위로도 논리도 정당하지 못하다.  



차마 따라죽지 못하는 산목숨들이여! 영혼들 앞에서 양심을 찾아서 참되게 살겠다고 다짐을 하자. 일단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크게 잘못을 했다’ 고 용서를 빌자. 그리고 망자의 부활을 기도하자. 그러나 젊은 혼들을 어떤 언어로도 구원할 수 없다. 슬픈 것은 그냥 슬픈 것이다. 산자의 애도 속에 큰 기적(奇蹟)이 일어나길 빌고 빌어 봅니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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