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익과 유익종의 노래

입력 2001-03-09 21:03 수정 2001-03-09 21:03
노래방에서 주로 무슨 곡을 부르시는지요. 가끔 새로운 곡으로 레퍼터리는 바꾸는지, 아니면 초지일관 `천둥산 박달재...`나 `아파트`를 열창하시는지요. 요즘 국민가요라는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와 송대관의 `네박자`는 해보셨는지요. TV의 댄스가수 이름은 좀 아시는지요. 부를 줄은 몰라도 무슨 노래인지는 아는 최신곡은 얼마나 되는지요???




저는, 오래전엔 `봄날은 간다` 와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으로 시작하는 `세월이 가면`을 즐겨 불렀고, 한동안은 `가버린 당신` `짚세기 신고왔네` `걸어서 하늘까지`를 자주 클릭했지요. 송창식의 `선운사`도 애창곡이지만 반주기에 없어 노래방에선 한번도 못해 봤습니다.




요즘엔 유익종의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를 고릅니다. 조성모의 `아시나요`나 `사랑은 아무나 하나`, god의 `거짓말`도 알지만 `아시나요`나 `거짓말`은 부르기 어렵고,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하는게 나은 것 같아서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장사익의 노래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입력된 곳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늘은 이 장사익과 유익종이라는 가수에 대해 얘기했으면 합니다. 두사람 모두 마흔이 훨씬 넘었지요. 장사익은 흔히 소리꾼이라고들 하구요. 94년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을 한데다 국악 냄새가 물씬 풍기는 노래를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일까` 궁금한 분들은 TV드라마 `임꺽정`의 주제가를 떠올려 보십시오. 장사익은 마흔 넘어 첫 앨범을 낸 늦깍이 가수고, 유익종은 데뷔한지 25년이 넘는 중견가수입니다. 유익종 하면 잘 모르는 분도 `모두가 사랑이에요`를 부른 듀엣 `해바라기`의 멤버였다면 `아하!` 하실 겁니다.




장사익의 소리는 거친 듯 시원하고, 유익종의 노래는 더없이 감미롭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장사익은 30-40대 남자, 유익종은 30-40대 여자들이 좋아하지요.




장사익은 `남한강에서`를 부른 80년대 정태춘과 비슷한 과에 속하지만 정태춘보다 훨씬 대중적이고 밝습니다. `체`하지도 않구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물론 시대상황이 변한 탓도 있겠지요. 목소리 또한 국악을 한 사람답게 구성지면서도 탁 트여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3집 앨범의 `허허바다`를 추천하는데 저는 그것도 좋지만 `임꺽정`의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나오는 `티끌같은 세상 이슬같은 인생`이나 `강물처럼 흘러서`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동백아가씨` `님은 먼곳에` `댄서의 순정`같은 옛가요를 장사익 버전으로 부른 것과, `국밥집에서`처럼 중간에 다른 노래(희망가)를 삽입해놓은 것도 `죽입니다`.




장사익의 소리(들어본 분은 아시겠지만 그에겐 소리꾼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합니다)가 남성적이라면, 유익종의 노래는 그야말로 여성적입니다. 몸에 감길 듯 부드럽고 차분하고 편안하고.... 90년대 중반부터 전국에서 가진 투어콘서트에 주부 관객이 열광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지요.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사랑은 외로움이니` `노을이 지면` `들꽃`을 들어보면 저절로 눈을 감게 됩니다. 지금은 좀 수그러들었지만 작년 재작년에 신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한 맥반석 불가마(찜질방)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게 유익종 노래였습니다.




두사람 얘기를 다소 장황하게 늘어놓은 건 무대에서 노래는 안하고 춤만 추는, 이른바 립싱크음악이 판치는 우리 가요계에서 두사람의 존재가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어떻게 가수가 무대에 서면서 제 목소리로 노래를 안하고 녹음해 놓은 걸 틀수 있는 건지요. 물론 빠른 템포에 맞춰 현란한 춤을 추면서 노래하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아무리 그래도....




그런데도 국내 TV방송사가 댄스뮤직 가수만 등장시키는 데도 이유는 있다는군요. 나이든 사람들은 마땅히 부를 만한 노래가 없다느니, 방송사가 10대 위주의 곡만 튼다느니 불평만 하지 정작 가요시장을 좌우하는 음반을 사지를 않으니 제작사에서 이들을 위한 곡은 안만들고 그러다 보니 방송할 게 마땅치 않고 무대도 만들기 어렵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실제 어떠십니까.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가요CD나 카세트테이프를 직접 사본 적이 있으신지요. 마음에 드는 노래 가사를 외워보려고 반복해서 들어본 적은요?? 저는 여러분 가운데 `사랑은 아무나 하나` `허허바다` `들꽃` `거짓말`을 두루 좋아하고 음반도 좀 사고.... 그렇게 여유롭고 열린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장사익의 `강물처럼 흘러서`와 유익종의 `세상 가장 밝은 곳에서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 의 가사를 소개합니다. 유익종 것은 아마 졸업생을 위한 것인 듯한데 슬쩍 지나치지 마시고 천천히 읽어보십시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의 자기모습이 생각날지도 모르니까요.







깊은산 골짜기 이름모를 산 모퉁이/ 작은 물방울 하나 떨어져 내를 이루고/ 작은내 모이고 모여 큰 강을 이루네/ 보아라 저 강물이 여울져 가는 곳을/ 보아라 저 강물이 흘러온 근원을/ 말없이 흐르는 저 강물/우리의 슬픔이 흐르고/우리의 인생도 흐르네/ 우리 가는곳 어딘지 몰라도/강물처럼 흘러서 가야하리/ 물방울이 모여서 내를 만들고/시냇물이 모여 큰강을 이루듯/ 우리도 가야지 그렇게 가야지/ 강물처럼 흘러 흘러서 가야지







푸르던 잎새 자취를 감추고 /찬바람 불어 또 한해가 가네/ 교정을 들어서는 길가엔/ 말없이 내 꿈들이 늘어서 있다 / 지표없는 방황도 때로는 했었고 / 끝없는 삶의 벽에 부딪쳐도 봤지/ 커다란 내 바램이 꿈으로 남아도 / 이룰 수 있는 건 그 꿈 속에도 있어




다신 올 수 없는 지금의 우리 /모습들이여 다들 그런 것처럼/ 헤어짐은 우릴 기다리네/ 진리를 믿으며 순수를 지키려는/ 우리 소중한 꿈들을 이루게 하소서/ 세상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 우리 헤어짐을 노래하게 하소서/ 세상 가장 밝은 곳에서 우리 다시/ 만남을 노래하게 하소서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13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493명 41%
광고